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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메이커 체크인 Mar 15. 2020

안다즈 호텔은 디자인 센스가 기가 막힙니다.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 사용법

글 읽기 앞서>

(진심으로 이 호텔, 관찰할게 너무 많았습니다. 흥미로운 것들도 많이 발견 된 곳이기두 합니다.)

안다즈 호텔은 하얏트 그룹이 가지고 있는 최고급 포트폴리오 중 하나입니다. 근데 객실 가격선은 20~30중후반 대로 럭셔리 브랜드 치고 굉장히 합리적인 편이죠. 이들은 럭셔리의 기준을 가격에 두고 있지 않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어떤 기준을 두었을까요?

제 생각엔  기준은 '명확한 컨셉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브랜드 경험'을 하게 만드는데에 있다'
고 봅니다.

지금부터 이 호텔이 어떻게 럭셔리한 경험을 느끼게 해주는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나의 '호텔 관찰기'를 꾸준히 읽고 계신
아주 고마운 분들은 잘 아실 것이다.

정말 별 일 없으면 2주에 한 번 꼴로

호텔을 다닌다는 것을.


하지만, 이번에 방문한 호텔은 남달랐다.
체크인하러 가는 순간부터 객실에 문을 탁 열고 들어갔을 때 몸에 짜릿한 전율이 흐르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이들 또한 지독할 정도로 '콘셉트'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하루 종일 나에게 감동을 준 호텔.
그 호텔은 바로

1박 투숙했던 안다즈 서울 강남 디럭스룸


생긴 지 1년도 안된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이다.

오늘의 관찰 대상 : 안다즈 서울 강남


안다즈 호텔은 따끈따끈한 신상(?!) 호텔이다.
2019년 9월 6일에 오픈한 안다즈 서울 강남은
하얏트 호텔그룹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이며 아시아에선 서울이 4번째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어떻게 브랜드 경험을 설계했고
어떤 디자인을 펼쳤을지 더욱 궁금해진다!!



일단 호텔의 이름부터 살펴보자!


- 갈대밭에 둥지를 틀어 당신만의 은신처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네스트 호텔'

- 넓은 부지의 공원 뷰를 자랑하며 바로 근처에 서울 식물원이 있는 '코드야드 메리어트 보타닉 파크'

안다즈는 힌디어로 '개인적인 스타일'을 의미한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 말이 와 닿진 않았다.


여기서 말하는 개인적인 스타일이 'PRIVATE 함'을 뜻하는지 '개성'을 뜻하는 건지 애매모호했으며
심지어 개인에 최적화된 큐레이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국에선 새롭게 느껴지진 않았다.

위에서 언급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

하면 우린 '럭셔리'라는 단어에
'난 이 정돈 하지'라는 우월감을 느끼기도 하며 동시에 '감히 내가?' 라며 위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안다즈 서울 강남은 기묘하게 친근한 느낌이 들며

진입장벽이 그렇게 높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세련됨을 놓쳤냐? 그것도 아니다.
더욱 고급스럽고 그 누구보다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런데 참 희한하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같은 기분과 나에게 맞춰진 서비스를 당하는(?!)  느낌.
뭔가  커다란 건물에  '혼자' 있는 듯한 프라이빗함과 존중과 배려를 받는  느낌은 뭘까.

이들이 주장하는 

<'개인적인 스타일'이 알게 모르게

계속 나를 자극했다>




이 호텔이 개인적으로
배려하는 방식


어쩌면 사소한 배려가 

'나를 위한 거구나'라고 느낄 때가 많다.


우리가 연애할 때 상대방이 감동받는 순간은

커다란 이벤트보단 옆에서 관찰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디테일들이지 않던가.


서울 도심 속 호텔에서 보기 드문 널찍한

지하 주차장 출입구에 감사함을 느끼며
SUV를 편하게 주차할 수 있는 주차 간격에

두 번 감사함을 느끼고

(서울 지리 특성상 호텔 지하 주차장 출입구가 너무 좁아 중간에 차를 버리고 싶을 때도 있고,
기껏 힘들게 내려갔더니 주차 공간이 너무 좁아 진심 차를 버리고 싶은 불편한 순간들이 있다)

이제 로비로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탑승하고 버튼을 누르려고 보니 어랏?

버튼에 붙은 항균 필름


<엘리베이터뿐만이 아닌 건물 내에 신체적 접촉이 필요한 모든 버튼엔 다 항균 필름이 붙어있다>
아무래도 시국이 시국인지라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호텔의 섬세한 배려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작은 디테일 덕에 마치 내가 배려를 받는 느낌의 들며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된다.

(신뢰 높이는 것이 사실 커다란 무언가가 아니다.)


안다즈 서울 강남 로비 분위기


작은 디테일에 기분 좋게 로비로 들어가는 순간
누군가 나에게 인사를 하며 다가온다.


혼란스럽다.

호텔 직원인지 아니면 정말

내가 아는 지인인지 모르겠다.

다행이다. 호텔 직원이다.
<이들의 복장 또한 '개인적인 스타일'에 맞춰져 있다>


최근 호텔 트렌드에 걸맞게 직원들은

고객들이 부담스러워할 법한 칼정장을 벗어던지고,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주얼한 차림으로 갈아입었다.

안다즈 서울 강남의 로비


L7,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호텔의 직원 유니폼도 나름 자유롭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호텔 직원입니다~'라는 뉘앙스는 풍긴다.
하지만 여긴, 그런 뉘앙스마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직원들이 먼저

두리번거리는 고객들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한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자유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직원들 신발은 나이키 '에어포스'로 통일하였고
다양한 유니폼을 제공해 본인의 취향에 따라 매일 다른 유니폼을 입고 근무한다고 한다.


아무튼, 나에게 먼저 인사한 직원과

함께 체크인이 이뤄진다.


또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은

보통 프런트 '데스크'를 기준으로 직원과 고객이

대립하는 구도를 갖추고 있다.


체크인이 끝나는 순간까지 프런트를 담당한 직원은 프런트에서 벗어나지 않고 자리를 고수한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데스크' 경계를 허물고 

<직원이 데스크 밖으로 나와
지극히 '개인적인' 체크인 진행을 도와준다>
이런 점 때문에 정말 '나만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받는 경험을 하게 되며 딱딱한 느낌보단 친근한 느낌을 받는다.


객실 키를 나에게 건네주고 짐을 보자마자 짐을 따로 올려주길 희망하는지 체크를 하며
엘리베이터까지 동행을 한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알려 달라는
안내를 해준다.


 사소한 배려와 디테일 덕에 '개인에 집중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느낌에 사소한 감동을 받고 무의식적으로 계속하며 객실로 올라간다.

(이런 브랜드 경험들이 무의식이 계속 쌓여 안다즈 서울 강남을 더욱 친근하게 기억할 수도 있다.)


안다즈 서울 강남 1층 로비 뒤편



와우, 객실 디자이너는
분명 센스쟁이 일 것이다 (감동)


객실 키를 찍고 문고리를 아래로 힘껏 밀고 문을 밀고 들어갈 때의 그 설렘!
예전 TV 프로그램인 '러브하우스'의 BGM

'빠라바라빠~~'

(이 노래 알면 얼추 독자 연령층이 나오겠군)

를 깔아주며 객실을 바라보았는데,


와우...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문을 염과 동시에 마치 나를 기다렸단 듯 객실이 나를 환영하는 느낌을 강력하게 받는다>


객실이 나에게 인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최초로 객실 문을 열 때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위로 올라가, 어두웠던 객실이 햇빛을 받으며 점점 활기를 띤다.


이 작은 디테일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경험이 엄청 좋아진다. 객실이 나에게 손 흔들며 나를 맞이해주는 느낌마저 든다.


이런 설계를 한 디자이너는 와우 포인트를 집어내는 센스쟁이임이 분명하다.

그러고 나서 객실을 쭉 둘러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있다. 

바로 뭔가 몬드리안의 작품을 떠오르기도 하고,

뭔가 전통을 현대화한 듯한 느낌도 든다.

안다즈 서울 강남 디럭스 객실


되게 친근하기도 하며 익숙하기도 한 디자인 때문에 '왜 그렇게 느끼는 걸까' 고민을 해보니
<안다즈 서울 강남은 '조각보'에서 디자인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 것을 깨닫고 무릎을 탁 쳤다>

조각보라는 오브제를 이렇게 현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랍고 한국적인 느낌을 이렇게 풀어냈다는 것에 두 번 놀라고


네덜란드 디자인 에이전시가 바라본 한국적인 느낌이 실제 한국인인 나에게도 '한국적'임을 느껴진다는 것에 세 번 놀란다.

(아니 진심이다. 진심으로 놀랬다)



갑자기 조각보가

왜 나왔을까?


호텔이 에어비엔비한테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로컬리티의 부재였다.
예전에 지어진 호텔 프랜차이즈들은 내가 파리를 가던 런던을 가던 서울에 있던 다 똑같은 외관과 그들이 갖춰놓은 그들만의 공식(브랜딩)을 내세웠다. 즉 공급자 중심이었으며 소비자가 공급자에게 맞추는 형태였다.
(마치 전 세계 어디 맥도날드를 가도 일관된 맛을 경험할 순 있지만 차별성을 못 느낀다. 맥도날드도 요샌 국가별 도시별 특색을 살리기도 한다.)

최근에 설립되고 있는 대다수의 호텔 브랜드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로컬리티'이다.


즉, 그 호텔이 지역과 자연스럽게 동화가 될 수 있게 그리고 그 지역을 최대한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플랫폼 역할이 돼야 하기에,


그 지역성을 분석하고 호텔에 녹여낸다.

그래서 안다즈는

서울 강남에 호텔을 올리기로 결정을 한 순간부터
'어떻게 서울과 강남(정확히는 압구정과 청담)의 지역적 특성을 온전하게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 줄까'를 고민한 흔적이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한국에 있는 서울이기에

한국적인 요소  스푼 넣고,
압구정에 위치하기에

고급스러움과 세련된 요소  스푼 씩 넣으니

안다즈 서울 강남 디럭스룸 객실 디자인


이런 디자인이 탄생했다!
재밌는 사실은 네덜란드 디자인팀 '피에트 분'이 디자인을 맡아서 진행했다는 것이다.


외국회사인 하얏트가 본인들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안다즈를 서울에 론칭한다고 하면
한국적인 감성을 주기 위해 한국을 가장 잘 아는 '한국 디자인 에이전시 혹은 팀'에 의뢰를 할 수 있었는데 뜬금없이 네덜란드 디자인팀?! 이 전담했다니??

하지만 오히려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한국적'인 것이 오히려 더 객관적인 '한국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적'인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라고 한다면


우린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식상한 답변들(기와, 한옥, 한복 등)이 나오지 않았을까.

(좌)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우) 조각보


외국인의 관점에서 '한국적'인 것을 바라봤기 때문에 '조각보'라는 오브제를 가지고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조각보를 보면서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하며 박수쳤다)

조각보는 여러 조각의 '자투리 천'을 모아 보자기로 만든 고유한 민속문화이다.


헝겊 자투리 마저 아껴 쓰는 생활의 지혜가 엿보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무-기교 속에 기교가 드러나기도, 규칙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나름의 규칙이 있을 법한 형태.

'조각보'를 안다즈에서 만나니 더욱 매력적인 오브제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조각보 디테일은 인테리어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 친구들 아주아주 센스쟁이네!!'라고 외쳤을 순간엔 바로 어메니티를 넣어놓은 박스들을 발견했을 때이다. (바로 아래에 있는 사진 중 우측)

조각보의 느낌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심지어 (우측 사진) 어메니티 박스에서도!!


이렇게 이들의 조각보 러버는 끝이 아니다.
이들은 하나의 키-오브제로 얼마큼 디자인 베리에이션(다양하게 풀어내는 것)을 할 수 있는지
곳곳에서 보여준다.


안다즈 서울 강남에 갈 일이 있다면 조각보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실제로 안다즈 서울 강남에선 '호호당 보자기 클래스'라고 하여 보자기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조각보가 곳곳에 녹아있는 안다즈 서울 강남


<브랜드 경험을 디자인하라>의 저자

'토마스 가드'의 표현을 빌리면

브랜딩은 '고객의 머릿속 인식을 관리하는 것'이라 했다.
 
이렇게 소비자가 머무는 그리고 소비자가 눈으로 보고 지나가는 모든 곳들에
조각보를 형상화한 것을 끊임없이 노출시켜 나중엔 '조각보'만 보아도 자연스럽게
'안다즈 서울 강남'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직업병일 수 있지만
경험 설계를 하는 디자이너로써 이렇게 디테일에 신경을 쓴 브랜드를 마주하면
마치 나와 교감을 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아 '감동받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를 더욱 농도 짙게 즐길 수 있게 끊임없이 관찰하고 공유를 해야겠다.
(급 다짐)

햇빛까지 들어오면 발가락으로 사진 찍어도 이렇게 나오는 안다즈 서울 강남


안다즈 서울 강남이

센스쟁이인 또 다른 이유


조각보가 디자인에 어떻게 적용이 되었는지 혼자 들떠 침을 튀기며 설명을 해왔다.
하지만 이들의 '센스'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조각보와 비슷하게 '한국적'인 요소를 또 숨겨놓았는데
바로 '함'이다.

어찌 되었든 디자인은 '기능성' '실용성'을 무시해서는 안되며 '사용성'은 필히 중요하다.
우리가 객실에서 하루 투숙하기 때문에 실제 집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어디엔가 물건을 두고, 옷을 걸어두며,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 사용한다.


이들은 조각보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평면으로 그치지 않고 <조각보를 입체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을 '함'으로 표현한다>

함을 연상시키는 수납공간. 크... 정말 센스쟁이들이다.

이들의 공간 활용 능력에 무릎을 또 탁 쳤다.

(이 날 무릎 피멍들 뻔)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최대로 올리되 조각보에서 나타나는 사각형의 형태를 '함'으로 활용하여
한국적인 느낌도 살리고, 조각보를 해치지 않으며, 수납력까지 갖춘 아주 훌륭하게 디자인을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좋은 경험을 설계하는 좋은 디자인이다!
(박수!! 이렇게 또 한 수 배워갑니다)


함 속에 숨겨진 미니바

심지어 주류 빼고 미니바 안에 있는 모든 건
무료이다. (크)



이 객실에서도
'개인적인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

침실과 샤워시설이 확실하게 분리되어 있다.


보통의 디럭스룸 같은 경우 침대로 향하기 직전에 화장실을 지나가는데 그 화장실 안엔 샤워부스가 설치되어 있는 형태이다.

즉 화장실과 샤워실이 일체형이란 의미이다. 하지만 안다즈 서울 강남은 기본적으로 디럭스룸 치고 굉장히 넓은 편이기에 침실과 화장실이 따로 분리되어 있고(화장실은 아예 현관문 쪽에 위치해있다) 침실과 샤워실 또한 분리되어 하나의 공간을

조각조각 나눠놓았다.

세면대, 욕조, 샤워부스가 갖춰져 있다.


나 혼자 객실을 사용하면 사실 이게 그렇게 중요한 요소인가? 이게 왜 '개인적'인 것이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연인이랑 올 경우 혹은 부부, 가족 이렇게 방문했을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누구는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은 조용히 청각 후각에 방해받지 않으며
샤워실에서 샤워를 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 나의 찐 모습을 보여주기 쑥스러운 연인들에게 이 공간은 최적의 '개인적인' 공간이다.
이런 세심한 배려를 안다즈 서울 강남은 계속해주고 있다.

그리고 미닫이 문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기에 샤워하면서, 일을 보면서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하여
침대에서 편안하게 쉬는 사람에게 방해를 하지 않는다. 이 얼마나 사려 깊은 구조일까!


안다즈 서울 강남의 사려 깊은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AI가 객실 전체를
컨트롤한다

객실 내에 비치되어 있는 기가 지니


솔직히 국내에서 1박 60만 원 이상 올라가는 호텔급들은 가보지 못해 어떨지 모르겠지만 (월급쟁이의 설움)

객실에 퀄리티 좋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배치해놓은 것은 봤어도 이렇게 객실 전체를 컨트롤하는 기가 지니를 비치해놓은 호텔은 처음 봤다.

왜 이게 여기에? 클로바도 아니고 카카오 미니도 아니고 왜 하필 기가 지니? 였을까
의외로 답은, 간단할 것 같다.


안다즈 서울 강남의 건물은 KT가 소유하고 있으며 KT의 계열사 KT에스테이트가 임차해 호텔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KT의 기가 지니가 자연스럽게 PPL의 형태로 슬쩍~! 들어와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지니가 객실 전체를 컨트롤한다


지니 덕에 객실 내의 사용성은 훨씬 좋아졌다.
지니한테 노래 틀어달라고 하고, TV 켜달라 하고, 온도조절하고 모닝콜부터 룸서비스까지
지니한테 시키면 된다.

어쩌면 객실 전체를 컨트롤하는 지니 덕에 트렌디한 시티라이프를 사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런 안다즈 서울 강남에도
단점이 하나 있었으니


뷰가 좋지 않다.
만약 뷰가 좋았으면 센스쟁이 안다즈 서울 강남이 저 감각적인 노란 소파를
저렇게 창문을 등지고 있게 배치 했을까?
오히려 뷰를 만끽하라고 소파를 창문을 향해 배치해놓지 않았을까?
(본인들도 알고 있단 얘기다)

소파에 앉아 창을 등지고 객실을 바라보고 있는 게 맘 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경험은 감동이었다.


주차장에서 로비를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발견한 버튼에 붙어있는 항균 필름
프런트 데스크라는 절대 영역에서 벗어나 고객이 진정으로 뭘 필요로 하는지 듣고자 하는
직원분들, 럭셔리 호텔이라는 위압감에서 벗어나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기 위해 근무복장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신발은 나이키 에어포스로 무장한 안다즈.

한국적이면서 압구정이라는 지역에서 느껴지는 고급과 세련됨을
'조각보'라는 오브제를 사용하여 건물 곳곳에 노출한 안다즈.

이를 통해 우린 무의식적으로 안다즈의 브랜드 설계의 덫에 걸려들었다.
조각보 = 안다즈가 되었다.

심지어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의 이름마저 '조각보'이다.
조각보에서 저녁식사도 했으며, 사우나까지 사용하였지만 그 경험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으며,
이 또한 철저히 '개인적'이었다.

어떤 디자인을 함에 있어서
'왜 이렇게 했는지' 즉, '이유'가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과정은 소비자와 브랜드가 끊임없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기에 상대방이 납득할만한 논리적인 이유가 필요하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충분했다.

이렇게 또 호텔에서

브랜드 경험 설계를 한 수 배워간다.

다시 가고 싶다, 안다즈...



아 그리고 추가 TIP! >

차량 말고 지하철로 와도 바로 호텔과 연결되어 있으며
조각보 레스토랑을 가기 부담스러울 경우 안다즈 호텔 지하 1층에
있는 푸드코트(?!)에 가도 좋다.
안다즈 답게 색깔이 뚜렷한 레스토랑들이 입점되어 건물 밖에 안 나가고 하루를 즐길 수 있게
설계해놓았다.

지하 1층엔 오복 수산부터 양식, 중식 집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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