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오7 호텔 : 호텔에서 브랜딩을 배우다
디자인적인 사고로 바라보는 공간리뷰 : 체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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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오 호텔은 벌써 3번째 방문이다.
특별히 엄청난 경험이 있어서도 아니었고, 영감을 주는 곳이어서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3번이나 방문하게 된 이유가 뭐였을까?
모든 브랜드에서 '재방문율'을 고민한다.
사실 새로 알게 된 신규 회원이 늘어나는 것 또한 브랜드 입장에선 기쁘고 즐거운 일이지만,
한 번 방문해서 구매하고 2번 다시 우리 브랜드를 찾지 않는다면 어떨까?
신규 회원들이 많이 늘어나는 만큼 재방문율이 떨어진다면 그 브랜드는
어디선가 앓고 있단 소리이다. 빠르게 어디가 문제인지 진단해야 한다.
그런데 파티오7은 외관과 내부에서 어느 타겟을 고려했는지
누구나 느낄 수 있으며 심지언 한 번 방문한 사람이 두 번, 세 번 방문 할 수 있게
여러가지 장치들을 깔아 놓았다.
아침에 일어나 지옥철을 타고 스케쥴이 가득 찬 업무일정을 보며 처리하다 보니 퇴근시간. 고생한만큼 채워지는 맥주 잔. 평일의 삶은 얇은 바늘마저 통과할 구멍이 없이 가득 차 있다.
주말마저 가득 채워서 보내고 싶진 않았기에, 화려하지 않게, 과하지 않게, 짜지 않게 보내고 싶다.
고가의 네임드호텔도 좋지만 이마저 heavy한 느낌이 들기에,
그리고 미니멀한 주말을 보내고 싶었기에,
파티오7도 충분히 적당한 장소였다.
(*3적당:적당한 가격, 적당한 무료서비스, 적당한 위치)
정말 여러모로 적당한 호텔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꾸준히 방문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적당한 곳에도 갈 때마다 다르게 느끼는 매력이 있었다.
한번 들어온 고객을 놓치 않고 계속 붙잡고 있는 파티오7의 공간 및 서비스 설계,
3번째 갔을 때 느낀 파티오7은 마치 하나의 플랫폼과 유사했다.
파티오는 무엇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 크게 한 몫한다.
가로수길, 청담에 있는 호텔들(포포인츠, 알로프트, 엔트라등)은 보통 1박 기준 20만원대를 웃돈다.
하지만 그런 호텔들 사이에서 저렴한 가격대(10만원 초반, 물론 시기에 따라 다름, 스탠다드&디럭스 기준)를 형성하고 있다.
나 같은 월급쟁이들한텐 합리적인 가격또한 중요하다....
좁은 듯 넓은가성비 좋은 공간설계>
공간 구성을 보면 좁은 공간을 최대한 알차게 활용한 느낌을 물씬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생활을 해보면 엄청 좁다고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넓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이유는 바로 수평적인 가구배치가 크게 한 몫한다.
물리적으로 좁은 공간이지만 디자인으로 아주 극복한 사례이다.
또한 자세히 살펴보면 파티오7의 객실은 가급적이면(?!) 움직임을 최소화 할 수 있게 되어있다.
간혹 침대 양 옆의 애매한 위치가 콘센트가 있다거나, 걸리적 거리는 위치에 스위치가 있는 곳들도 있다.
한 번 누우면 일어나기 귀찮아지는 인간의 본성을 잘 파악해 사용자 경험을 설게했다고 생각한다.
마치 모바일 UX 설계 할때 '엄지손가락 영역'을 고려하듯, 파티오는 팔 뻗을 때 닿는 거리를 고려하지 않았나
혼자 생각하며 피식한다.(직업병)
거기에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친환경 매트리스 제작 업체인 [팜프링]의 천연 라텍스 침대가
더더욱 일어나기 귀찮게 만들어준다.
SLEEP WELL!
(UPTOWN KING 외에도 파티오 7에는 총 10가지의 룸타입이 존재한다.
객실 이름 뒤에 STUDIO가 붙으면 객실 디자인과 느낌이 확 달라진다는 사실!)
무료 미니바, 무료 라운지 그리고 무료 조식
호텔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은게 좋을까 긴 게 좋을까?
브랜드 차원에선 호텔 내부에 투숙객을 잡아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호텔 내부 시설을 이용하고 즐기게 만들어 투숙객이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융화가 되길 바랄 것이다.
멀리 바라봤을 땐 이미 고객의 머리속엔 브랜드가 학습되어 있고
'팬'으로 만들어 재방문을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선 파티오7은 투숙객을 잡아두기 위한 3가지 장치를 설치해놨다.
01. 무료 미니바
20만원대 이상으로 올라가는 네임드 호텔들의 경우 미니바 가격 또한 탑티어 급으로 높아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국산맥주 7,000원 플렉스..) 하지만 파티오는 미니바를 무료로 제공이 된다.
이게 뭐가 그렇게 매력포인트냐 라고 할 수 있다.
이상하게 호텔에만 들어가면 주전부리가 땡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4성 이상 호텔들의 미니바 가격은, 나를 부지런하게 밖으로 나갔다오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파티오는 이 모든 것이 무료이다.
02. 무료 라운지&바
파티오7만의 재밌는 점은 바로 무료 라운지 이용이다.
무료 라운지에선 좋은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아 VOD를 볼 수 있다. 물론, 먹을 것과 마실 것도 무료이다.
또한 오후6시-8시까지 2시간 무제한 와인 이벤트를 진행 할 때가 있다.
그땐 간단한 핑거푸드까지도 제공한다기에 솔직한 말론 '무제한'이란 말에 별 기대를 안하고 딱 한 잔만 하러 갔다가 저녁먹으러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런.데...
2시간 무제한 와인과 핑거푸드라면 퀄리티가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이 깨졌다.
(아직도 좋은 경험으로 기억에 남을 정도이다.)
너무 나쁘지도 그렇다고 너무 훌륭하지도 않은 딱 '적당함'을 지킨 파티오7.
정말 적당하게 2시간 동안 즐길 수 있었다.
03. 체크아웃하는 당일까지 챙기는,
파티오의 무료 조식
서울권에 무료로 조식을 제공하는 호텔이 얼마나 될까?
약 20여군데를 돌아다녀본 결과 정말 없었다.
파티오7은 체크아웃을 하는 당일까지 투숙객을 챙긴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파티오7은 웨딩홀인 파티오9을 끼고 있다. (걸어서 2분거리) 무료 조식을 즐기려면 파티오9까지 가야한다는 허들이 있긴 하지만, 조식을 챙겨먹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다녀올만하다.
EAT WELL!!
여기서 파티오7의 센스에 한 번 더 피식 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인포그래픽 디자인이 조금 (아니 많이) 아쉽긴 했지만,
언제 조식먹으러 가야 그나마 덜 혼잡한지 알 수 있게 챙겨주는 이런 디테일들.
(이런 디테일 너무 좋다...섬세함....)
투숙객들을 얼만큼 생각하는지 느끼게 되는 섬세함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호텔의 위치 또한 그 호텔의 경험이다.
파티오를 갈 경우엔 내가 가로수길과 도산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게 될 때 이다. (바로 건너편에 포포인츠쉐라톤이 있는 것 보면 위치만큼은 적당하다.)
호텔에서 가로수길과 도산공원까지 걸어서 10-15분 내외이다. 저녁에 빠에야를 먹으면서 레드와인 한 잔 탁! 기울이고 밤 공기 맞으며 천천히 걸어오기 딱 적당한 거리라 생각한다.
PLAY WELL!!
생각해보면 호텔에서
잘 자고, 잘 먹고, 잘 놀고 외엔 뭐가 있을까?
물론 호텔을 찾게된 목적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나처럼 '호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저 위의 SLEEP, EAT, PLAY는 정말 중요한
키워드 이다.
여행객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호텔이 이젠 로컬리티까지 중요시 여기며, 그 지역을 온전하게 경험을 할 수 있게
신경을 쓴다. 따지고 보면 그 경험 또한 여행객의 입장에선 PLAY WELL!! 이지 않을까?
파티오7은 이를 이미 간파한듯 SLEEP WELL, EAT WELL, PLAY WELL을 내세우고 있다.
호텔 설립의 이유이자 근간을 멀리서 찾지 않고 당연한 것 그리고
아주 심플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하다못해 '쿨'해 보이기까지 한다.
파티오7은 젊고, 트렌디하며, 클래식하기도한 무드를 갖고 있으며
이들의 브랜드 설계와 실제 운영방식이 일치 한다는 느낌을 받아 유쾌한 경험으로 머리 속에
남아있다.
23개의 정사각형으로 이뤄진 파티오7의 로고. 가만히 보아하니 뭔가 익숙하다.
정사각형 하나만으로 로고를 만든점에서 파티오7의 센스가 돋보였다.
파티오7은
자칫 잘못하면 클래식도 아닌것이 트렌디도 아닌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되었을텐데,
'한 끗 차이'를 나름대로 잘 잡았다 생각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격식있게 옷을 차려입고 최고급 재질의 가죽의자에 앉아 잔을 괜시리 살살 한바퀴 돌려보며 위스키 한 잔과 식사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다만, 투자하는 금액과 시간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이지 않다! 라는 생각을 해서 그렇지...
여기서 파티오7은 묘한 감성이 있다.
격식이 있지만 캐주얼함을 유지했으며 서로 선을 넘지 않게 공간연출이 되어 내가 낸 가격대비 더 대우를 받는 느낌을 경험한다.
디자인의 힘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체류시간이 길어질지,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다시 방문 할지,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즐거워 하고 기뻐할지,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다른 곳으로 도망가지 않을지,
경험 설계를 하는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바라봤을 땐 이 모든 고민들이 '플랫폼'이 하고 있는 고민과 다를바가 없다고 본다.
어쨌든,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함을 유지하는 파티오7,
적당함 혹은 가성비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이 적당한 매력에 끌렸기 때문에 3번이나 방문하지 않았을까??
(재방문율 장난아니네..글 쓰다보니까 한 번 더 가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