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Vocation D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금인어 Dec 28. 2017

직장인의 승진에 대하여

그녀가 차장이 되는 방법

어느날 안 과장이 입사동기 김 차장에게

"오늘 점심 괜찮아?"

라고 물었을 때


김 차장은 자신이 6개월 후 진짜로 회사를 그만두게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회사를 입사한 지 딱 10년차를 채우는 9월 1일이 되기 전에 무엇인가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생각에 골몰하고 있었을 뿐이다.



김 차장은 오너가 같은 또 다른 비슷한 업종의 회사에 종사하는 안 과장과 종종 점심식사를 하곤 했다. 김 차장이 먼저 승진하고 나서 연락이 뜸하던 안 과장의 식사 제안에 선뜻 응했다.

안 과장은 내게 할 말이 있었던 것이다.


점심 식사를 위해서

안 과장은 "이태원 맛집"을 검색해 두었다.

그곳을 향해

걸어가면서 그녀는 나에게 당당하고도 심지어 억압적인 말투로 당부하듯 이야기를 했다.


나의 연초 승진발령에 대한 충격과 불만으로 인해 같은 입사동기인 신과장과 안과장이 함께 보낸 고통스러운 시간들. 그 고통과 최근 신과장의 퇴사가 무관하지 않다는 듯한 뉘앙스를 평상시 수다를 떨듯 평범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결국 꾸준한 불만제기로 자신도 공평하게 회사가 자신도 곧 차장으로 승진조치를 취할 것. 자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과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까디 모두 것을 예상한듯 나의 이야기는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간의 다음과 같은 분노가 조금은 가라앉아 너와 조금은 대화 아니 일방적인

통보의 순간이 왔다는

식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나와 다를바 없는 네가 먼저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이 회사가 직원들 모두에게 던지는 불신의 증거" 라고 항변하고 드디어 "이 불공평을 해결할 바로 아무것도 아닌 너(그러니까 나)와 드디어 같은 직급을 쟁취하는 것이 바로 코 앞에

왔다!"는 말을 고백하듯 토로하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한 며칠 뒤에 안 과장은

차장으로 승진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의 인문학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