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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Aug 02. 2019

사회  초년생,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

누군가 나에게 인생은 이런 거라고 따뜻한 조언을 해 주었다면 아마 내 삶의 질과 방향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우리 시대,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지식이 부족했고 엄격한 가정교육만이 최고라는 생각에 사회에 나가서 겪게 될 예비지식은 알려주지 않았다. 적어도 내 경우는 그렇다. 밥 먹을 때 절대 말하지 말고, 밥알 흘리지 말고, 반찬 뒤적이지 말고, 어른 먼저.... 그것이 최선이었다. 그런데 이런 밥상머리 교육은 시대가 바뀌어 식사 도중에 이루어지는 양질의 대화로 넘쳐나고 있다. 즐겁고 기분 좋고 행복한 대화들이 오간다. 그만큼 대화가 많아지고 여유가 있는 시대가 된 듯하다.


나는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사회에 첫 발을 디뎌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인생이라는 쳇바퀴 속에서 다양한 삶을 경험하겠지만 그래도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삶을 살다 보면 깨닫는다.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라


인생은 거대한 흰 도화지 위에 그려낼 작품이다.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일들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때로는 이별의 아픔도 겪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기도 하고, 상실도 겪는다. 회사나 단체 속에서 감정적으로 겪어야 하는 무수한 일들이 사회 초년생들에게 미지의 세계처럼 펼쳐져 있다. 


사회를 준비하는 고3, 그들에게 삶은 거대한 흰 도화지를 앞에 두고 한 번 그리면 절대 지워지지 않는 붓을 들고 서 있는 화가와 같다. 화가는 어떻게 자신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릴지 많은 시간을 공들여 생각하며 전체적인 밑그림을 머릿속으로 구상할 것이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붓을 대고 그림 그리기를 시작할지를 결정할 것이고, 어떤 굵기로, 어떤 색채로, 어떤 모양으로 도화지를 아름답게 그려나갈지를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천천히 붓을 들고 시작점에서 출발한다.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어떤 화가는 수 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고, 어쩌면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천재적인 화가라면 수 초 동안에도 멋진 구상이 나올 수 있지만 고민이 깊어질수록, 준비가 철저할수록 더 멋진 작품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선택의 여지는 없다. 각자의 앞에 펼쳐진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다들 붓을 들고 서 있다. 피해 갈 수 없다. 그것이 인생 도화지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면 주어진 붓을 들고 아무 생각 없이 제멋대로 그려낼지도 모른다. 그는 화가라기 보다 도화지에 장난치는 어린아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누군가 자신이 그려내야 할 거대한 인생이 있음을 알려 준다면 아마 함부로 붓을 들어 점을 찍지는 못할 것이다. 어떻게 그려야 할지를 한 번 더 고민하고 한 번 더 삶을 생각하겠지. 시간이 지날수록 인생이라는 도화지 위에 그려지는 내 삶과 마주할 때마다 결코 쉽게 붓을 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최근 뉴스를 보면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을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마약이나 성추행에 연루된 사건들이 많은데 인기를 끌던 연예인이 한순간에 피의자로 전락한다. 이들은 인생에 중대한 오점을 남긴 것이다. 또한 반대로 삶을 성숙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예는 얼마든지 많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많은 사람들은 후회한다


좀 더 열심히 공부할걸. / 그랬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살 수 있었을 텐데. ...
좀 더 참을걸, / 인생은 참는 사람이 결국에는 성공한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그때, 망설이지 말걸, / 용기를 냈다면 나는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았을지 몰라....



이미 자신이 그려온 인생이라는 작품은 돌이킬 수 없다. 각자가 선택한 대로 삶은 고유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제멋대로 그려낸 탓에 도화지를 시커멓게 망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 남아있는 여백을 아름답게 채워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처음부터 멋진 작품을 구상하고 아름답게 그려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모두가 각자의 몫이다. 그러니 더 무게가 무겁다. 


때로는 삶을 돌이켜 부모를 원망하는 사람도 있을까? 왜 알려주지 않았냐고? 왜 이런 인생길에 홀로 내버려 두었나고? 사실, 부모님도 잘 몰랐을 뿐, 누구나 선택지는 공평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사회 초년생이 되는 그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첫 시작으로 말하고 싶다. 어떤 삶을 살아갈지, 고민하라고.


인생은 앞으로 너희들이 그려가야 할 하얀 도화지란다. 그 하얀 도화지를 마주하는 첫 시간이 지금 너희들이 서 있는 곳이야. 그 하얀 도화지 위에 무엇을 그려 넣을지,어떻게 그릴지는 너희 각자의 몫이지만, 아무렇게나 흔적을 남기지 않기를 바래. 적어도 인생의 끝자락에서 돌아봤을 때, 아름다운 추억들이 가득한 작품이 되어 있기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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