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현대인이 과거 어느 시점보다도 더욱 무미건조해지고 인간미가 없으며 영혼의 절대질량이 작아진 것도 윤회설에 따르면 설명이 가능하다. 본디 일정한 영혼의 존재를 가정하고 그 무한한 억겁의 윤회를 상정하고 있는 세계관 아래서 증폭에 가까운 인구수의 증가는 한 명의 인간이 하나의 영혼을 부여받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모르긴 몰라도 하나의 물건을 지분에 따라 수 인이 소유하듯이 어쩌면 하나의 영혼을 수 인이 쪼개 가지는 경우도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아니 어쩌면, 이는 태고의 존재부터. 인류, 인간을 넘어선 첫 생명의 영혼은 아마도 현 생명 총합의 그 것 만큼이나 거대한 것이었으리!
현존하는 모든 인구의 영혼과 맞먹는 거대한 규모의 영이란 그 얼마나 위대한 것이겠는가. 어쩌면 모든 생명이 느끼는 외로움이란 태초엔 하나였던 영혼이 여러 조각으로 잘게 쪼개지고 만데 대한 필연적 결과. 서로가 서로의 일부였으니 모든 개별적 존재가 타 존재에게 느끼는 끌림이란 그 얼마만큼 절실한 것일런지. 또 얼마나 가슴 아린 것일런지.
2009. 2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