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인간복제기술에 대한 입장정리

단상

by 김성호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활용에 있어서의 윤리적쟁점에 대한 입장정리
- UN 총회에서 논의된지도 몇 년이 흘렀고 이 시대의 유명한 철학자들은 다들 한 번쯤 입장을 밝힌 바 있는 주제이기에 나 역시도 내 나름의 입장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부터 적자면 나는 인간복제 관련 기술을 치료목적에 한해 허용한다는 UN총회의 결정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배아가 인간과 같은 정도의 권리능력의 대상이 아님은 물론 존엄성의 측면에서도 인간과 같은 정도로 보장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아가 인간으로 분화발전 가능한 존재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배아에 대한 새로운 윤리적인 지위가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복제 이슈가 지금과 같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배아가 인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존재이며 그렇기에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반대론자들의 입장과 환자의 치료를 받을 권리 및 복제기술분야의 경제적 효과를 누리기 위해 이 기술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찬성론자들의 팽팽한 대립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이 문제의 핵심이 되는 가치는 배아의 권리 내지 본질적인 가치와 배아줄기세포 기술을 통해 치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들의 치료를 받을 권리, 그리고 이 기술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의 권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상충되는 가치들 가운데 배아의 존엄성 혹은 인간성이 인정된다면 다른 어떠한 것보다도 가장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라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즉, 배아의 인간성이 인정되느냐 부인되느냐가 문제해결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앞에서 밝혔듯 배아를 인간 혹은 태아에 준한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굳이 태아의 권리능력을 부인하거나 제한하는 현행법리까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인간적인 수립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인 배아를 존엄하다고 해석하거나 권리능력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면 배아가 인간 내지 보호가치있는 생명의 '가능성'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나는 온전한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의 가능성으로 볼 수 있는 배아에 대한 새로운 윤리적 지위가 수립될 필요가 있고 배아와 관련한 모든 연구는 그 지위를 고려하여 제한적으로, 예를 들면 치료목적에 한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인간복제에 관해서는 인간존엄성과 존재의 목적성의 측면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인간이 존엄하다면 그것은 인간이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스스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 기술이 의학적으로 쓰인다면 수많은 인간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고 이를 합법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음성적인 연구 등의 부작용을 억제하고 국가 및 사회적인 차원에서 관리하여 공익에 기여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만 하는 것은 과학기술의 발달정도와 이를 관리하는 사회문화적인 발달 수준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미성숙한 아이에게 함부로 칼이나 불을 맡겨서는 더 큰 재앙이 올 수 있듯이 배아줄기세포연구를 비롯한 인간복제 기술에 대하여서는 이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와 제도마련이 필수적일 것이다.

빈부격차에 따라 줄기세포기술에 대한 접근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은 물론 인간의 존엄성이 있을 수 있는 존재를 이익창출의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발상 자체도 상당히 위험한 것이기에 이를 바탕으로 또다른 윤리적 문제들이 있을 수 있는 문제를 쉽게 허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치료목적이 아닌 상업적 목적의 사용은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그렇듯, 기술이 도구가 될지 재앙이 될지는 그 걸 다루는 인간에게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2. 10
김성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존중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