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가끔 상상합니다. 비디오가게 점원 타란티노를, 차고 안의 잡스를, 아를의 반 고흐를 만나는 순간을요. 연습구장에서 땀 흘리는 메시를, 취재에 치이던 트웨인과 헤밍웨이를 만나는 건 또 어떨까요. 상상만으로도 짜릿합니다.
저도 한 때는 예술에 삶을 걸겠다고 맹세했었지요. 어찌나 즐겁고 괴로웠는지, 얼마나 뜨겁고 슬펐던지를 기억합니다. 어쩌다 한 번이라도 그 시절의 나를 만날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기획했습니다. 만날 가치가 있는 사람을 만나 들을 가치가 있는 얘기를 듣는 인터뷰 프로젝트를요. '플레이어'라 이름붙인 이 길 위에서 진즉에 떠나버린 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조건은 오로지 셋입니다. 꿈이 있을 것, 꿈을 향해 달리고 있을 것, 매력적일 것. 플레이어가 이름을 얻지 못한다 해도, 필요한 곳에 조그마한 힘이라도 건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그럼 제 인생의 플레이어일, 삶 가운데 발버둥치는 멋쟁이 꿈돌이들에게 이 인터뷰를 바칩니다. 지긋지긋한 생을, 어디 한 번 살아내봅시다!
2019. 2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