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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사그라들지 않는

단상

by 김성호

시간이 흘러도 사그라들지 않는 감정이 있다. 아무렇지 않다 생각한 날에 훅- 치고 올라와서는 삶 전부를 뒤집어 놓고 다시 몸을 숨기는, 그 못된 감정에 나는 쉽게 놀아나곤 하였다. 그 녀석이 나를 찾아오는 날이면 나는 그가 맘껏 뛰어놀도록 문을 잠그고 자리를 비켜줄 밖에 도리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제 마음 밖에서 움츠리고 앉은 이가 어찌나 한심하게 보였던지, 말을 붙이긴커녕 쳐다보지도 않았다.


2019. 3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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