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이 지났는데 여전한 중계문제
최근 풋볼리스트가 연재한 태국프리미어리그(TPL) 르포기사에 흥미로운 인터뷰가 실렸다. 풋볼리스트의기자가 옹앗 고신카 TPL 회장과 만났을 때 그가 기자에게 이렇게 물었다는 것이다.
"경기장에 오는 팬이 많을까,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팬이 많을까?"
이에 대해 기자가 TV 앞에 있는 팬이 많지 않겠냐고 답하자 고신카 회장이 손뼉을 마주치며 '바로 그거다, TV중계가 잘되면 경기장에 사람이 모인다, TPL 관중이 매해 증가하는 건 TV중계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고 한다. TV중계가 많아야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많아지고 이것이 곧 프로스포츠의 인기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국제대회에서의 인상적인 성적과 경기력 향상에도 불구하고 K리그는 팬 부족으로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월드컵 등 국가대표팀 경기에 쏠리는 관심이 대단하고 UEFA 챔피언스리그를 비롯 유럽 프로축구 명문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지만 K리그의 관중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연맹 차원에서 승강제를 도입하고 스플릿시스템(시즌 도중 성적에 따라 상위리그와 하위리그로 구분하여 별도의 리그를 운영하는 제도)을 시행하는 등 제도적인 개혁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팬들의 눈높이에 맞지는 않는 듯하다.
K리그가 인기를 얻지 못하는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불규칙한 중계시스템과 중계기술의 부족이다. 수십대의 카메라와 최첨단 중계기술이 투입된 유럽리그의 중계를 보다가 K리그의 중계를 보는 건 팬으로서도 견뎌내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같은 장면이라도 어디서 어떻게 포착하느냐에 따라 시청자에게 전해지는 감흥이 전혀 다른 것인데 단 몇 대의 카메라로 멀리서 잡아내는 화면은 경기를 지루하고 단조롭게 만든다. 어디 그뿐이랴. 팬들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해설자들이 준비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누구나 알 만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광경이란 있던 팬들도 떨어져 나가게 할 만한 부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FA컵이나 주목받지 못하는 리그 경기는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국제대회까지 중계가 될지 안 될지 기다리는 팬들의 심정은 말해 무엇하랴.
8일 자정 KBS N Sports는 일본 토도로기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FC서울과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본 경기는 7일 오후 7시)을 녹화중계한다. 상당수의 FC서울을 비롯한 K리그의 팬들은 오늘도 인터넷을 통해 해외 방송사들의 중계를 통해 이 경기를 지켜볼 것이다.
사실 이것이 그리 희귀한 광경은 아니다. 매년 열악한 중계사정으로 인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라는 중요한 대회 심지어는 16강 이상의 경기조차도 해외방송사의 중계에 의지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한다. 연맹과 구단은 물론 여러 방송사들까지도 입버릇처럼 프로스포츠의 관중 동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왔음에도 과연 그를 위한 노력은 얼마나 해왔는지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계권을 사고파는 체계에 어떠한 문제가 있기에 중계권이 있는 방송국이 제 시간에 방송을 하지 않는 것인지 팬들은 궁금하다.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김 빠진 콜라를 마시듯 재방송으로 봐야 하는 팬들의 마음을, 해외 방송사의 중계에 의지해 화면을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을 외면하는 스포츠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는가.
FC서울과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16강 1차전은 7일 오후 7시에 열리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5시간의 시차를 두고 KBS N Sports를 통해 경기를 관람한다. 아시아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대회의 16강전. 과연 박진감 넘치는 경기관람이 될 수 있을까?
2014. 5. 7. 수요일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