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것

단상

by 김성호

닭의 알과 소의 젖과 나무의 열매와 기계의 산물과 장인의 작품 가운데 누구의 수고가 들지 않은 것이 어느 하나도 없다는 게 훅 다가오는 날이 있다. 그 비범한 걸작들을 별 노력 없이 얻어서는 먹고 마시고 보고 즐기다가 함부로 치워버리는 것이 슬며시 민망하다. 세상에 쓸모없는 게 여기 있는 인간인 줄 알면서도 그냥저냥 사는 걸 기꺼워하는 것도 여기 있는 인간이다.


2022.07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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