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작업을 얘기할 때 신이며 신령이며 신성 같은 얘기를 끌어다 쓰는 인간치고 건실한 놈이 드물다. 장-미셸 오토니엘은 자기 작업에 '강렬한 신탁적 존재'가 서려 있다느니 '직관적인 무언가가 있지만 동시에 신의 계시나 명령'같은 게 존재한다느니 하는데 같잖은 이야기다. 자기 작업에 대해 불명확한 소리를 늘어놓는 꼴이 제가 뭘 하는 건지도 모르는 모양새다. 수용을 전제로 한 표현을 업으로 삼는 프로 예술가의 태도치고는 기본이 안 됐다고 하겠다. 작품의 수준이야 작가 역량에 달렸으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걸 세금 쓰는 미술관에 갖다놓은 인사들은 대체 뭐란 말인가. 예를 들어 '오라클'이란 올록볼록 유리벽돌 조형물 작품설명에선 "마치 구두점으로 연결된 구절을 연상시키는 한편 암호화된 메시지로 보이기도 한다. 관람객은 이처럼 작가가 제시한 <오라클>이란 수수께끼를 풀면서 작가가 미래에 선보일 작품을 꿈꾸고 상상하며 관람을 마무리한다"고 해두었는데 이건 "뭔가 깊은 뜻이 있겠지만서도 저는 무슨 작품인지 모르겠습니다"는 얘기를 장황하게 꼬아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차라리 작품을 만든 시기 작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적어두든지 재료에 대해 설명하든지 다른 작가나 평론가의 작품평을 빌려오든지 아예 모르겠다고 고백하든지 뭘 택해도 이보다는 나을 정도다. '정원과 정원'전의 형편없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술관 밖 나무에다 걸어둔 대형 똥빛 염주나 덕수궁 연못에 박아둔 대형 똥빛 연꽃도 작품이라기보단 흉물에 가깝다. 연꽃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계절에 연못 안에다 이질감 가득한 조형물을 박아두었으니 못을 감상하려는 사람마다 혀를 차기 십상이다. 크리스챤 디올 뷰티란 브랜드랑 협업한 전시라던데 이 브랜드의 격도 알만 하다 하겠다.
2022. 7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