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사춘기 3

청출어람

by 이지맘


아이가 올초부터 복싱을 다니고 있다.

남자아이니까 어려서부터 운동하나는 배우게 해야겠다는 마음에 태권도를 수년째 시키다

초등 고등학년이 되면서부터 운동학원은 다 중단했었다.


음,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 공부에 신경 쓰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거 같은데?아이는 복싱을 다녀보고 싶단다.


이제껏 엄마의 판단에 따라 학원을 정하고, 다니던 시기를 지나서 자기가 하고 싶은 운동을

하고 싶다는데 나의 판단으로 아이가 하고 싶다는 걸 못하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스스로 하고 싶다는 걸 밀어줘야 한다는 얘기

그래야 뭔가 아이가 성취감도 생기고 다른 일도 열심히 할거 같아서 고민 끝에 허락해 줬다.

사실 이 복싱학원이 진짜 스파링이 있는 스타일이 아니고 줄넘기도 하고 기초 트레이닝만 하는

편이라 아이가 다칠 염려도 없고, 무엇보다 키크기에도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얕은 계산도 깔렸다.


엄마의 노파심에 복싱을 배웠다고 아무나 때려서는 안 된다는 다짐과 함께 아이는 그렇게 수개월 복싱을 배웠다.


매일 하교 후 복싱장에 가서 땀을 흘리고 원투 스텝을 밟고 즐겁게 운동을 했다.


어느 날, 문득 아이가 왜 복싱을 다니고 싶어 졌는지가 궁금해졌다.


아이의 답은 남자아이지만 왜소한 체격에 자신을 방어해 줄 무언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단다.


그리고 운동을 통해서 좀 더 강해지고 싶었단다.


물론 진짜 주먹으로 사람을 패서는 안 되지만,,,

누군가 자신을 못살게 굴 때 한방 직격타를 날릴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


자식,, 마냥 아이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커서 자신에게 필요한 운동이나 체력을 키우기를 원했던 거구나,,,


어려서 매번 울음보 터트리던 수도꼭지 여린 남자아이 말고 너도 강해지고 싶은 수컷 기질이 있는 남자였어...


아이가 저런 생각을 하고 스스로 필요한 운동을 하고 싶다고 말하니

새삼 아이의 성장을 느끼게 되었다.


얼마 전 나에게 자신의 마른 체질에 스트레스받아하고 자존감 낮아진 모습을 보여서 엄마로서 미안함과 걱정이 컸는데,,,

스스로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졌다.


너를 키우며 나의 과거의 사춘기 시절을 더듬어 생각해 본다.


엄마는 너와 같은 사춘기 시절,,,

자존감이 참 낮았던 불만투성이 소녀였는데

너는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진취적인 소년으로 성장하고 있구나...


그래,, 세상에 어려움은 부딪히고 해결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승자이더라,,,


예전의 나는 나 스스로의 콤플렉스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자꾸만 안으로 더 움츠러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너는 나보다 낫구나,,,


청출어람...


너를 키우며 엄마도 같이 성장한다.


육아는 엄마인 나를 키우는 또 다른 방법임을 새삼 깨닫는다.


육아의 갭 - 이상만 높은 엄마 현실에서 삶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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