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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May 16. 2022

해외여행 조금 더 즐기는 방법

조금만 더 둘러보고, 생각하기

해외여행을 할 때 어떤 타입인가?

단체관광을 즐기는 타입?

혼자서 배낭을 메고 가는 타입?

계획은 미리 짜서 가는 타입?

숙소는 일주일치 미리 예약하는 타입?

차량은 렌트하는 타입?

식사를 할 레스토랑은 미리 정해놓는 타입?

남들이 가봤다는 장소나 SNS에 소개된 장소는 꼭 가봐야 하는 타입?

한국인들이 있어야 안심이 되는 타입?


등등, 해외여행을 준비하거나 떠나면서 고려할 것들이 많다.


아니 고려를 하는 사람이라면 고려할 것이 많을 것이고, 위에서 말한 것들에 대해 '왜?'라고 이야기한다면, 그냥 떠나면 되는 사람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행을 하면서 위에서 말한 것들 보다, 다른 것에서 더 준비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준비라고 하기에는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이쪽 골목을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에게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고 저렴한 가격의 식당이 어디야?'라고 물어보고 저녁 식사해야지. '기도를 할 때 가는 사원(교회)이 어디가 유명해?'라고 물어보고 가야지. '보통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에 자? 아침에 가장 일찍 열리는 시장이 어디야?' 등등을 말이다.

이것도 내 머릿속에서 여행하면서 '해야지' 하고 준비하는 것이니, 준비라면 준비랄 수 있겠다.





이렇게 여행하는 것을 즐기게 된 것은, 혼자 여행을 하면서 시작된 것 같다. 

혼자서 여행 떠났던 첫 번째 여행. 


사실, 첫 번째 여행이 갑작스럽게 계획되면서 숙소 예약이나, 이동경로, 식당 등에 대해서 알아볼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었다. 다만, 비행기를 타고 가기는 해야 하니 갔다가 오는 왕복 비행기표만 준비하고서는 여행 준비가 다되었다고 이야기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우습게도 무작정 도착한 도착지에서 대중교통을 타고, 적정한 가격의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고, 또 그 근처의 맛집을 찾아 식사를 하는 나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여행이 쉽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한국인들을 보기 힘든 나라였는데도 말이다.

여기저기서 강도도 많고, 사고도 많이 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쫄보 긴장감이 바짝 나와있었다. 그렇게 긴장을 했으면서도 보고 싶은 건 많았는지 여기저기 걸어 다녔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날이 3만 보 정도 걸었던 날이었다.

3만보를 걸으면서 보았던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다. 

현지의 아이들과 장난쳤던 일. 지붕 위의 고양이. 유적지의 폐허들. 그리고 기도하는 사람들. 간식을 샀던 재래시장.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현지인에게 왜 줄이 기냐고 물어보곤, 같이 줄에 섰던 일.


이때의 즐거움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온 듯하다.





해외생활 역시도 해외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생활을 할 때, 먼저 살아왔거나, 살았었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게 말이야 쉽지. '이해했어. 적응했어.'라는 말로 되는 게 아니니 말이다. 

시간이 필요하고, 또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노력이 바로 여행에서 찾은 힌트에서 답을 조금이나마 구할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곳은 조금 경솔하게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알지 못하는 곳을 보는 것처럼, 아니 내가 알고 있는 게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바라보는 것.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보다, 내가 살아온 것과 연관 지어 닮아 있는 것으로 바라보기. 

'왜'라는 질문으로 다가설 준비를 가져보는 것.


물론, 이런 노력들 역시도 '생활하기 위한, 적응하기 위한, 이해하기 위한' 억지스러운 행동들이 될 수도 있다.

조금 더 즐기기 위한 방법들이, 나로 하여금 '준비시키는' 일이 되면 그것부터가 힘들어지는 일이다.


내가 웃고 즐기는 순간을 기억하자. 그것이 '내가 즐기는 방식'이 될 테니 말이다.


자연스럽게 바라보고, 조금 더 둘러보고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그것이 '내가 즐기는 방식'을 찾아내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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