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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Mar 28. 2022

잠시 멈추고 바라본다. 이곳으로 달렸던 그땔 추억하며

쉴 새 없이 나를 불렀던 이곳, 이제는 더 이상 찾지 않는 이곳

90년대 초반, 핸드폰이 대중화되기 이전의 시대.

시대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의 일들과 환경이 한 시대를 살면서도 각기 다른 시대를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가끔 들게도 한다.



주머니 속 작은 기계.

핸드폰의 가격이 비싸고 대중화되기 이전의 90년대 중후반.

‘삐삐’라는 기계는 대중적인 통신수단이었고, 쌍방의 대화하기보다는 일방적인 ‘통보’나 ‘알림’의 수단이었다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불편한 ‘삐삐’의 용도를 어떻게 즐거운 마음으로 사용했나 싶다.


‘삐삐’는 사실 ‘공중전화기로의 호출기’였다.

상대가 남긴 번호를 보고 공중전화를 이용해서 남긴 음성메시지를 듣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 ‘일방적인 호출과 메시지’가 그때에는 엄청 기다려졌던, 그리고 그 메시지를 듣기 위해 공중전화기로 가는 시간이 설레기도 한 시간이었던 것을 많은 사람들은 알 것이다.


동전과 공중전화카드. 지금은 공중전화기와 더불어 쉽게 볼 수는 없지만 그 당시에는 아마도 가장 많이 팔리는 ‘카드’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지금은 많이 없어진 공중전화기. 여기서 보게 된 공중전화기 앞에서 예전 ‘삐삐의 추억’ 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누구나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지금은 사진을 찍기 위한 조금은 '생소한' 장소일지 모르는 공중전화기.


예전에는 '전화'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공중전화기 부스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추운 날씨 누군가를 기다리는 장소였던 것도 기억이 난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게 한 공중전화기와 부스.

이곳으로 달렸던 그때. 그 뒤에서 앞사람이 전화를 얼른 끊기를 기다렸던 그때.


그때에는 부족했던 공중전화기 부스. 이제는 수요가 많지 않아 많이 없어진 부스.


어쩌면 이제는 본래의 용도보다 사진 촬영 장소로 활용될 그때의 중요했던 장소.


공중전화기 부스 앞에서 잠시 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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