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목길 Nov 28. 2022

길거리 공양 그리고 라오스 생활의 임시방편 클래스

이게 바로 임시방편 클래스

라오스 길거리를 걷다가


구석을 조심스레 살펴보면 찹쌀밥 뭉터기와 음료수 병, 그리고 과일 등의 음식물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보기 좋지 않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아 보이지만, 이것은 바로~


라오스 사람들의 공양 방식.


물론, 진짜 음식물 쓰레기이거나, 폐기물인 경우도 있다 +.+


이들의 공양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물론 마을마다 세워져 있는 사원으로 향해 공양을 하고 기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신의 집 앞, 집안에 작은 조형물을 세워두고 기도와 공양을 하는 경우도 많다. 


집안의 평안과 행복, 그리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기에 소홀히 하지도 않고, 당연스럽게도 먹을 음식을 나누어 공양에 바친다. 


상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런 공양과 기도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어쩌면 미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들에게는 오랫동안 해왔던 생활이기에 그대로 바라보면 되겠다.


그래서 상점 앞이나, 상점 앞의 길거리 또는 모퉁이에 음식물들이 놓여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보통 바나나 등의 과일, 음료수, 찹쌀밥 등을 두는 경우가 많아 개미가 쉽게 꼬이거나 길거리 개들이 먹고 흩트려놓는 경우도 많은데, 


아마도 이 가게는 꽤나 깔끔하고 오랫동안 공양된 음식을 보존할 수 있을 듯하다.


봉지째 ㅎㅎㅎㅎ


하긴, 공양을 하고 기도를 한다는 그 행위 자체로도 마음이 편안 해질 테니, 이렇게 공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겠는가~


그러다 길거리를 방황하는 배고픈 누군가가 배를 채울 수 있다면 그것도 또 하나의 다른 공양이 되고 덕을 쌓는 것일 테니^^~

아쉬운 건 개미 들일 테다~


이것이 바로 시도 때도 없는 라오스의 공양 스타일.


그렇다면 라오스 길거리에서 또 쉽게 마주치는 생활모습은 어떤 것이 있을까.


고개를 돌려 50보 앞을 바라보면 보인다. 



라오스 임시방편 클래스.

위험천만한 전깃줄을 나무에 걸 터놓은 풍경에 웃을 수만은 없는데...


이것이 바로 라오스 임시방편 클래스. 

예산이 없어서인지, 느린 행정 탓인지. 아니면 급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보수를 하지 않는 것인지.

임시방편이라 부를 수밖에 없겠다.



누가 보면 전깃줄 아래 흐르는 강물이 하나의 풍경이라 하겠소~


아찔하게 늘어져있는 라오스의 전깃줄.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정전이 되는 이유가 되겠지.


라오스 비엔티안을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라오스의 풍경을 구경하다가 잠시 살짝 고개를 들어보면 혼잡스럽게 엉켜있는 전깃줄을 마주치고는 아찔할지도 모른다.


이곳이 라오스 인프라 최고라는 수도 비엔티안 시내. 그리고 라오스의 전기 사고는 해마다 일어날 만큼 자주 있다는 것. (실제로 교통사고가 많은 라오스에서 차량이 전봇대를 들이박는 사고가 자주 있고, 전선이 파손되어 정전이 반나절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라오스 시골은 이보다 상황이 낫지 않을까. 전깃줄이 이만큼 설치되어 있는 곳이 없을 테니~~


이것이 라오스 임시방편 클래스. 

매거진의 이전글 부담스런 눈빛의 너, 하지만 고개를 돌릴 순 없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