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투 식스
작년 봄에 거대기업에 육아휴직을 선언하고, 나의 작은 가정에는 나름의 육아 참여로 매일 아이를 등원시키는 것을 선언했다.
이것은 아내와의 가벼운 약속으로 시작했지만, 나 자신과는 진지한 약속이다.
그렇게 7개월 간 이 약속을 못 지킨 적은 없다.
무엇보다 유치원 앞에는 공공도서관이 있다.
8:50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도서관에 도착하면 정각 오전 아홉 시.
이것은 또한 읽기와 쓰기를 위한 스스로와의 약속이다.
매일 아침 아이를 등원시키는 것을 전제하에 그 앞의 도서관에 강제로 오픈런(문을 열자마자 들어가기 위한 줄 서기)을 하는 것!!!
그런 규칙이 없이는 언제든 게을러질 수 있는 나약한 스스로를 알기에, 강제적인 루틴을 만들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러한 규칙적인 하루의 시작을 등원과 도서관으로 시작하며, 언제나 책을 몇 권 꺼내 들고 자리를 잡았다.
강제로 만든 규칙이기에 자유를 빼앗기고, 다소 억압된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스스로를 강제한 읽기와 쓰기는 내게 썩 잘 맞는 기분이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시간은 오후 여섯 시다.
지금도 난 오늘 하루 괜찮은 글감을 발견하기를, 멋진 글이 작성되기를, 바라보며 도서관 나인 투 식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