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세상에서 만난 영원
- 국립박물관 투어 8편

소박함을 찾으러 떠난 당일치기 춘천 여행 -> 국립춘천박물관

by 곰돌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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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 기차를 타고 춘천을 찾았던 게 언제였더라.....

기억도 가물가물한 봉사활동 이후 참 오랜만이다.

그때는 의무감에 스쳐 지나갔던 이 도시를

이번에는 '국립박물관 투어'라는 오롯한 목적을 품고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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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국립춘천박물관에선 <불심 깃든 쇳물-강원 철불><오백 나한전> 이 열리고 있었는데

강원도 땅에서 가야의 흔적을 마주하는 일은 무척이나 생경하고도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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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지나 드디어 마주한 전시실

그곳에서 내 발길을 멈추게 한 것은 철을 녹여 부어 만든 '철불'이었다.

투박한 듯하면서도 서늘한 긴장감을 머금은 철제 불상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고

책에서나 보던 고대 주조 기술의 샘플들을 보며 잠시 전공자 모드로 돌아가 공부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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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곳의 백미는 역시 오백나한이었는데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나한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동안

마음속 소음이 잦아들며 기분 좋은 이너 피스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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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나서기 전 마주한 초대형 LED 스크린은 이번 여행의 정점이었다.

아이맥스 부럽지 않은 화려한 영상미로 구현된 강원도의 풍경은

춘천까지 온 여정이 아깝지 않을 만큼 충분한 보상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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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들고 온 도시락을 해결하려 우연히 들른 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그런데 이곳에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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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강원산림박물관 내부까진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정자 앞 연못에서 힘차게 유영하는 잉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졌는데

돌다리 위에 서서 춘천의 산세를 감상하고 있자니 더 바랄 것 없는 소박한 행복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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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위해 깊은 숲길을 따라 들어가는 길목에선

양평의 이재효갤러리나 보성 대원사티베트박물관이 떠올랐는데

아마도 깊숙한 곳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있을

이상원 미술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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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으로 하이퍼 리얼리즘의 정수를 일궈낸 이상원 작가의 작품들을

이토록 럭셔리한 공간에서 마주하는 경험은 특별했고

4층부터 차곡차곡 내려오며 관람하는 독특한 동선은

마치 여행의 기억을 하나씩 정리하는 기분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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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입구에서 나를 맞이하던 푸른 사과들은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의 세계를 떠올리게 하며 묘한 영감을 주었다.


미술관을 나서며 손에 쥔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달콤한 에그타르트.

차 안에서 한 입 베어 문 그 맛은 오늘의 여정이 남긴 여운을

은은하고도 완벽하게 이어주는 최고의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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