蓮花(연화)
가장 더러운 곳에서 피어난 아름다움
어둠이 스며든 수면 아래는
늘 침묵으로 일렁였다.
닿을 수 없는 곳에 부서진 마음처럼
가라앉아 차갑게 굳어가던 시간들.
세상 가장 깊은 곳의 무게가
모든 것을 짓눌렀다.
희미해지는 햇살에도
줄기 하나 올릴 수 없었다.
모두가 떠나고 난 뒤의 자리,
온통 흐린 물로 가득했지.
하지만 그 심연에서도 무언가
고요히 숨 쉬는 기분.
더러운 것들에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뿌리를 단단히 내렸네.
아주 느리게, 아무도 모르게
탁한 물을 기어올라
가장 여린 빛을 찾아 헤맸다.
진흙 속에 새겨진 아픔은
향기가 되었고,
그늘진 마음에 닿은 바람은
고결한 날갯짓을 일깨웠네.
세상에 단 한 송이
고요하게 피어난 꽃잎.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지만
부서지지 않는
나만의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