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속 눈도장] 튤립 한 송이
식탁에 노란 튤립이 한 송이 놓여있습니다. 농협에 통장 만들러 간 딸내미가 공짜로 받아왔습니다.
색감이 너무 예쁩니다. 들여다보고 냄새 한 번 킁킁 맡아보는 것 말고는 어디 쓸 데도 없는 것이지만, 그 옆에 놓인 숟가락, 젓가락의 유용함을 순식간에 제압합니다.
꽃 사는 게 돈 아깝다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딸내미를 낳고 키우게 된 즈음입니다.
남편이 꽃다발을 한 아름 안기면 '와우~ 이쁘다. 냄새 좋다.'라고 말하고, '이게 얼마짜리야?' 머릿속으로 계산을 시작한 시점이. 그래도 다행스럽게 남편은 축하할 일이 있을 때마다 잊지 않고 꽃다발을 제게 안깁니다.
유용하지 않는 것이 유용한 것을 이깁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쓸모 있는지 없는지로 나누진 말아야겠습니다.
오늘은 식탁의 꽃 한 송이가 숟가락 젓가락을 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