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앓다 지치는 중이에요

그냥...힘들어...나만.

by gomgom


다음엔 좀 더 진도를...

이라고 말하는 그 사람의 나이답지 않은 조심스러움이 정말 좋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혼자 스스로 앓고. 되새기고. 후벼파고.


기다리는 시간이 기쁘지 않고 아프다.

내게 하고픈 이야기가 남아있다던 사람의 삼일이 넘는 48시간 넘는 묵묵부답도, 좀처럼 노란 창과 가깝지 않는 것도. 생생 돌아가는 폰이라도 사서 손에 쥐어주고픈 마음이다. 그러니 나는, 앓다 죽을 것만 같다. 먼저 하면 되잖냐라는 쉬운 찬스는 벌써 썼는걸. 지금은 그저 그 사람이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해. 너무 또 앞서서 먼저 다가가면 본인이 기겁하고 도망갈 수 있잖아. 근데 내게 무슨 말을 하고싶은건데 도대체. 그래서 내게 언제 말을 이을껀데. 이틀내내 얼마나 바빴던건데.


그리움이 자꾸 무게가 되어 억누른다.

힘들고 버겁다.


그래서 자꾸만 뭘 하기도 전에 그만하자고 하고싶다. 이런 날은 희망고문보다도 그저 희망 자체도 없었으면 좋겠다. 불꺼진 창문을 올려다보며, 쓸쓸히 뒤돌아 서 걷게 만든다.


서로의 하루가 어떻게 흘렀는지도 전혀 알 수 없게. 그에겐 그저 바빴어-정도의 한 문장에 요약될 수 있는 덧없는 날로 하루가 정리된다. 나에겐 내내 앓고 괴로워하고 그리워하는 분과 초로 나뉘어 화살처럼 박힌다. 웃을래랴 웃을 수가 없다. 앞으로 더 기다리고 감정이 쌓일수록 더 힘들어 할 앞날이 까마득하니 보여서. 그래...생각할수록 숨이 막히고 덜덜 떨려온다. 애착이 집착이 되는 것은 순간. 그리고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이 정도의 길을 걷는 것.



그대가 이번에 온다면 꼭 한 숨 쉬어내고, 숨을 고르고, 생각을 고르고, 정갈하게 할 말만 정리해서 내놓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서자. 그댈 향해 가는 길이 아니라, 나를 위한 길로. 이번엔 너무 보고싶어서 보기가 싫어.


오랫동안 연애 안 한 사람들은 줄곧 자신이 얼마나 다 할 수 있는지. 그래서 상대에게 시간도, 틈도, 품도 내어주지않으려 한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싶은데, 자꾸 성내를 잠깐...잠깐 하며 들여보고 서성이고 만다. 이제껏 아무렇지 않게 살아온 이는 그 빈틈마저 본인이 매꿔버린다. 시간도 주지 않는다.



그것이 어느 좋은 주말, 청소가 나보다 중요했던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항 표시.

그러니까 와라. 내가 정말이지 미움을 잔뜩 담아 뒤돌아 토라져 앉아있을테다.

실컷 미워할 수 있도록, 더 늦게 올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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