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주고 싶어 사본 책
앞으로 모아 볼 예정이다
세상을 보는 필터가 오로지 나만을 위한 것인 때가 있었다.
엄마는 그렇게 혼자만을 위해 살았단다. 너를 만나기 전까진.
이번에 엄마가 처음으로, 아 이 책은 나중에 너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구나 해서 신간을 사봤단다.
가수 장기하의 산문집이다.
희귀병을 앓으며 잘하던 드럼도, 기타도 내려놔야 했을 때 가진 낙심이 얼마나 컸을까 싶은데 COOL하게 메롱~하듯이 지나쳐버리는 그 낙관적임에 허!하고 반해버렸지.
너한테 그런 태도를 강요할 순 없지만, 이렇게 사는 방법도 있다고 말하고 싶어서 다음 포털에서 본 짧은 책 소개 만화를 읽고 선뜻 구매하였다.
우리 아가, 엄마는 한 해가 벌써 다가와서 10월이 되었고 또 너와 대학병원을 가야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린다.
엄마가 좀처럼 태연해지지 못하는데 왜 딸에게 그런 태도를 요구하는지. 그럴 자격도 없지만 그런 배포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개하고 싶구나. 지금부터 하나 둘 모아 보면 꽤 많은 책이 쌓여있겠지? 네가 굳이 읽지 않아도, 엄마는 읽으며 스스로를 다잡는다.
한때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취하던 젊음이 있었다.
예쁘고 고운 우리 딸 덕분에, 엄마는 희귀병이라는 키워드만 읽으면 정독을 하고 동감을 하고 또,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힌다.
네가 있어서 엄마의 눈은 각도가 넓어졌고 앞으로도 그렇게 두 개의 세상을 갖게 되겠지?
오늘은 어쩐지 자고 싶지 않은 금요일 밤이다. 새근새근 잘 자는 너의 숨소리를 들으며 엄마는 항상 낌새 없이 닥쳐오는 불안한 상상을 잠재우며, 네 생일을 위한 준비를 더한다.
근데 두 돌인데 어린이집 생파 준비다 뭐다 벌써 20만원을 넘게 쓴듯한데, 스무돌에는 어쩌려고 이 엄마는 이러는 걸까? 그땐 네가 좀 말려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