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에 따라 한순간 달라지는 것
7개월 2주간의 여정
임신 기간 달라지는 업무는 꽤 교육을 받아야 하는 일이었는데, 갑자기 열심히 노력해 빠르게 적응하게 된 이유가 있다.
그렇게 된 바탕은 우연에 가까웠는데, 아이의 어린이집 졸업을 앞두고 꼬박 만 2년 3개월을 큰일 없이 다녀준 것이 너무나 고맙고 감회가 새로워 사진 저장소를 열었다.
거기에 발견한 것은 낯선 환경에 엉엉 울고있는 생후 14개월의 아기였다. 두려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울음.
그 사진을 보며 마음이 쿵하면서도 지금의 내 상황에 좀 더 의연하고 담담해지기로 했다. 우리 아이는 말도 안통하는 상황, 낯선 환경에서 계속 스케쥴대로 돌려지는 하루하루를 버텼을텐데... 그 시간이 얼마나, 얼마나 길고 길었을지 가늠하기가 어렵고 미안하다. 아찔했다. 복직하고 내 일 적응하느라 키즈노트 읽으며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아기의 두려움이 적나라하게 읽혔다.
어른으로 치면 외국의 낯선 섬에서 하루아침에 갑자기 스케쥴대로 체육이며 제3국어며 접하는 환경일텐데, 어찌 매일 울지않았을까. 미안하고 고마웠다. 지금의 내 상황은 아이의 견딤과 비교하면 가뿐했다.
원효대사 해골물까지 가지 않아도, 아이가 견뎌온 것을 생각하면 엄마는 정말이지 우리 아이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 내가 부모라서가 아니라, 아이의 인내심 적응력은 어른과 다른 종류이다. 어린이가 어른보다 못하고 미성숙한 존재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해 ㅇ린이를 붙이기도 하는데, 이는 정말 아이를 안 키워봐서, 아이를 쉽게 볼 수 없는 요즘 환경이라서 하는 소리일 수 있다. 아이가 공룡에 대해 얼마나 진심이 될 수 있는지, 열정과 무게를 재어 비교할 수 있다면 결코 어른이 이긴다고 할 수 없을 테다.
결국, 나는 버티기로 했다.
능동적으로 버티기로 했다. 7개월이라는 임신기간동안 새로운 일을 배우고, 잠시 다른 일을 하더라도 우리 애도 버텼는데 혹은 이 경험도 훗날 글 쓸 때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버틸 수 있는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사이 사이 힘듦이 있겠지.
하지만 버티기로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빨리 적응한다는 평가를 받았고, 많은 이들이 억울한 상황을 공감해줬고 배려했다. 고마웠고 더 노력하기로 했다. 어찌됐든 힘내자. 내 아이가 버텼던 시간을 생각하기로 했다. 버티고 버텼는데 하원 버스에서 마저 엄마아빠가 아니라 이모를 봐야했던 아이의 절망이, 얼마나 깊고 슬펐던 것인지 그 눈물을 내가 힘들 때마다 곰씹어 보기로 했다.
내일, 너의 졸업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