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쓰는 편지.
뱃속에 너를 품고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월
꼬박 채운 284일동안
나는 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다.
너와 있었던 기억이 모두 흩어지고
이 고통, 슬픔의 기억마저 흐려지기 전에
여기 붙잡아두려고 한다.
길게, 짧게, 짙게, 흐리게.
빵떡아.
엄마가 잘못했다.
자연분만을 고집했던 것도 엄마 잘못이고,
세상에서 숨 한번 쉬어보지 못했던 것도 엄마의 잘못이야.
생각할 수록 심장이 아프지만,
너만큼 아팠을까 싶어 나는 엄마 소리 들을 자격도 없다.
빵떡아. 미안해.
네 죽음은 온전히 나의 잘못이다.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들 때가 찾아오면
나는 너의 흔적을 더듬는다
죽고 싶은 나날뿐이지만 죄인은 할 일이 아직도 남아있다.
고통스러운 이 시간 속에서
뻘같은 이 공간에서 오늘도 하루를 겨우 세본다.
살아있어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네가 없는 이승에서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