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유물과 아카이브 자료를 관리하는 개방형 수장고로 특화된 박물관으로 2021년 7월 문을 열었다. 총 15개 수장고에 100만 점 이상의 소장품과 아카이브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열린 수장고는 관람객 출입이 가능한 개방형 수장고이다. 개방형 수장고에는 온습도에 영향을 덜 받는 옹기, 맷돌, 그릇 등을 보관하고 있다. 열린 수장고 입구부터 수장고문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2월 말까지 진행하는 기획전시는 <유리정원>이다. 유물에 새겨진 식물들을 찾아보는, 마치 산책을 하는 듯 감상할 수 있다. 수장고 안 수납장으로 채워진 열린 수장고 안에서 어떻게 유물을 감상해야 할지 고민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입구에 전시 설명을 해주시는 도슨트가 있어 약 30분 정도 함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볼 수 있다. 또 설명을 듣지 못해도 수장고 정보를 담은 키오스크가 있어 원하는 유물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중앙에는 도자기 등 비교적 빛과 습도에 강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면 좌측에 빛과 습기에 더 예민한 나무로 만들어진 <소반과 떡살>열린 수장고가 있다. 나무 재질의 유물들을 보존하기 위한 조도와 함께 공간이 블랙 계열의 색이다. 재미있었던 것은 옛날 유물관리 카드도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는 점이다. 이젠 유물관리 체계가 모두 전산화가 되었으니 유물관리카드도 유물이 되어버린 시대가 되었다. 단정하고 정갈한 모양의 소반을 보며 서로 마음에 드는 유물을 찾아보기도 했다.
2층에서는 민속 아카이브를 만날 수 있다. 민속 박물관 관련 영상자료, 발간도서, 음성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기증자의 방을 별도로 구성하여 전시와 자료 열람을 함께 할 수 있다. 보통 박물관 아카이브나 자료실은 사람들이 없는데 일요일 오후 자료를 열람하는 사람이 많았다. 아들도 두부 만드는 영상이 재미있다며 한참을 보았다. 영상과 전시, 자료들을 함께 경험할 수 있어 알차다. 아카이브 수집과 정리의 역사도 함께 소개한 코너가 있었다. 기관의 저력은 자신의 성과들을 차분히 정리하는데에서 오는 것 같다.
1층 로비 왼쪽에는 열린 보존 과학실이 있다. 보존과학실은 문화제를 보존 관리하는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박물관은 역사와 과학이 공존하는 곳이구나 생각했다.
옆으로는 영상실과 어린이 체험실이 있다. 어린이 체험실은 매진이라 안타깝지만 들어가지 못했다. 영상실은 국립민속박물관의 소장품 정보를 이미지로 검색할 수 있는 영상월로 구성되어 있다. 방대한 소장품에 놀라고, 소장품 종류에 또 한 번 놀랐다.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호돌이 인형. 옛날에 우리 집에도 있었는데 이제는 유물이 되었다.
수장고, 보존처리, 아카이브. 박물관의 보이지 않는 장소가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변화했다. 아이에게 박물관의 수장고가 어떠한 공간인지 알려준 것 같다. 나중에 혼자 다시와 천천히 돌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