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이야기장수, 2025
며칠 전에 방을 정리하다 오래된 짐들 사이에서 친구들과 지인들이 보낸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의 내용은 다 다정했다. 안부를 물어보고 감사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를 향해 천천히 마음을 전하는 편지. 언제부터인가 편지를 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메일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메일은 서로에 개인적인 마음을 전하는 용도보다는 업무용으로 사용하였다. 하루에도 몇 통씩 이메일을 쓰고 있지만 막상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받는 사람을 생각하며 써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메일로 문학 직거래하기 시작한 이슬아 작가가 이메일에 대한 책을 냈다. 무려 책 제목이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이다. 제목만 들어도 막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책은 자기계발서의 틀을 갖추고 있다. 이메일 쓰기에 대해 ‘열여덟 가지’ 비기를 소개한다. ‘이메일의 E도 모르는 사람아...’로 시작되는 첫 챕터 제목부터 웃기다. 이슬아 작가의 팬이라면 모두가 알만한 이슬아의 엄마 복희님을 직원으로 채용하게 된 배경부터 시작된다. 이메일 쓰기는커녕 인터넷도 모르던 복희님이 훌륭한 직원이 되기까지의 여정도 열여덟 가지 비기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책을 찬찬히 읽어 나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슬아 작가의 매력에 또 한 번 빠지게 된다. 작가를 둘러싼 사람들과 그 사람들과 함께한 이메일, 그리고 촘촘한 추억들이 작가의 이야기를 계속 읽고 싶게끔 만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책의 미덕은 이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에피소드 사이에 정말 자기계발서보다 도움이 되는 ‘비기’가 숨어 있다. 편지를 쓰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이메일을 받는 사람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받는 사람에 대한 생각으로 모든 것이 시작된다. 그 사람의 이름을 바르게 쓰게 되고, 목적을 분명하게 정리하고, 그리고 그 사람이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거절과 싸움의 기술까지 재미있는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만나는 유용한 이야기로 즐겁게 책을 읽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비기 ‘이메일을 그만 써야 할 때’까지 다다랐을 때 다시 한번 크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글쓴답시고 광장도 못 나가고 마당을 뒤덮은 풀도 못 벤 인생 (중략) 이제는 진짜 이메일을 그만 쓸 때다. 긴 산책을 나가야겠다.”라는 글에서 원고를 마치고 천천히 산책을 즐기는 작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읽은 다음 바로 써먹을 수 있다는 점. 이슬아 작가처럼 아름다운 문장으로는 쓰지는 못하겠지만, 이메일을 쓸 때 받는 사람을 생각하며 쓰게 되었다. 이름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이 글을 읽는 상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읽을수록, 실천할수록 다정해지는 자기계발서. 책장에 꽂아 놓고 종종 꺼내 읽어야겠다. 다정함이 나의 이메일에도 채워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