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칠 건 고쳐야지
'굳이'라는 생각에 주저하다 글을 씁니다.
브런치의 구독자 한 명이 갖는 의미를 알기에,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말은 해야지 싶었습니다. 또, 글을 멈추게 되었을 때 스스로 돌아볼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연재를 시작했지만, 자신감이 흔들렸다
'글쓰기'라는 것을 해 본 적이 없다가 우연히 1달간 에세이를 쓰게 되었고 일종의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제 글 하나를 읽은 친구가 계속 글을 써보는 게 어떻냐며 브런치를 알려주었습니다. 작가 승인 메일을 하루 만에 받고 기뻤지만, 브런치 북을 연재하며 어려움을 실감했습니다. 처음엔 큰 고민 없이 무작정 브런치 북을 만들고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내가 쓰는 글이 사람들이 읽고 싶을 글일까?
글쓰기도 서툰데 책을 만드는 게 맞을까?
‘오래된 답장’은 개인적인 감정이 너무 직접적이고,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불분명하지 않은가?
이런 고민 끝에 연재 중단을 결심했고, 남편과의 대화에서 더 확신이 들었습니다. 남편은 “왜 그 편지를 골랐는지 모르겠고, 받는 사람이 분명한 남의 편지를 내가 읽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더불어 웰 듀런트의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라는 편지글이 얼마나 재미없는 지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 말이 제 고민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쉽게 수긍이 되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 정도는 돼야 작품을 너머 작가가 궁금해지지. 영혼의 편지를 읽고 싶어 지지."
육아 이야기, 더 넓은 공감을 향해
‘스무 번째 생일선물 2’는 예상보다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가 읽었습니다. 한참 아이를 키우는 부모뿐만 아니라 장성한 자녀를 둔 부모, 조부모, 따뜻한 글을 좋아하는 분들까지요. 문득 ‘부모가 될 생각이 없어도 엄마, 아빠는 있잖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와 아들만 있는 글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글을 쓰고 싶어 졌습니다. 글을 어떻게 써야 되는지 공부가 필요해졌습니다.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양분이 될만한 책을 읽고, 많이 생각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다시 글쓰기로 돌아가자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고, 해봐야 뭘 못 하는지 안다. 일단 써보고 막히면 방법을 찾아보자."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 했던 생각입니다. 막연하게 브런치 북을 만들고 연재를 시작한 시행착오를 돌아보며, 스테르담 작가님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브런치 북보다 매거진을 먼저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요.
이제는 ‘책 쓰기’가 아니라 ‘글쓰기’에 집중하려 합니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며 주제가 선명해지면 다시 브런치 북을 만들어보겠습니다. 기존 글들은 금주 중으로 매거진으로 옮겨두고, 여러 방식으로 써볼 계획입니다.
연재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에 걸리지만, 잘못된 점을 알았으니 고쳐야죠. '너무 무책임하다 부끄러워.'라는 감정이 맴돌지만 어쩌겠어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까지 잘 소화하는 것”이라는 오은영 박사님의 말처럼, 저도 제 마음과 글쓰기를 재정비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