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칠일이 다가온다

100-15.

by 최고미

책과 강연에서 백일동안 매일 글쓰는 백일백장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삼칠일이 다가온다. 삼칠일은 7일을 세 번 지냈다는 말이다. 3주, 즉 21일을 의미한다. 생각만하고 한 글자도 쓰지 못했는데 다음주가되면 21일동안 매일 글을 쓴 것이다. 갓 태어난 내 글이 곧 삼칠일이 된다.

아기가 갓 태어나면 삼칠일을 조심하라고 한다.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 21일 동안 집에 외부인 출입을 자제하고, 먹을 것을 가려 먹고, 몸과 마음을 평온하게 해야한다. 산모에게는 출산한 몸을 회복하고, 아기에게는 세상에 적응하는 시간이 삼칠일이다.

‘21일 법칙’도 있다. 21일을 꾸준히 하면 습관이 된다는 말인데, 1960년대에 맥스웰 몰츠 박사가 환자들이 새로운 모습에 적응하는데 21일이 걸린다는 관찰에서 나왔다. 이는 특정 행동이 뇌에 익숙해지는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으로 해석된다. 즉, 21일은 뇌가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습관형성 초기단계에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작심삼일의 고비를 지나 습관의 기반을 다지는데 필요한 시간이 삼칠일인 것이다.

매일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번번이 작심삼일은 차치하고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딱 나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한 문장 아니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글을 못 쓰는 이유를 찾기만 했다.

백일백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이번에는 꼭 글쓰는 사람이 되기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 결심했다. 완벽함을 내려놓는 작업을 먼저 해야했다. 아직 최고의 글을 쓰지 않았고, 아직 제대로 글을 써보지 않았기에, 아직 완벽한 적이 없다. 아직도 못한게 아니라 ‘아직’ 할 수 있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다.

글쓰기 습관이 뇌에서 막 인지하기 시작하는 삼칠일이 다가온다. 그 동안 매일 글쓰기 루틴을 살폈다. 문장이 잘 떠오르는 날이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유독 쓰고싶은 말이 많은 날도 있었다. 집중이 잘되는 시간대를 찾았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며 글감을 찾고, 글로 옮기기위한 사유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했다. 내 이야기와 나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이 무엇일지 사유의 여정을 이제 막 시작했다.

내 글은 갓난쟁이다. 온 세상에 노출하기에는 두렵다. 그렇지만 계속 집요하게 써야만 글은 성장한다. 젖먹이가 계속 먹고 자고 먹고 자야 성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니 세상에 나갈 수 있도록 조금씩 적응하는 시간, 삼칠일이 필요하다.

3주의 시간이 지나 22일째 되는 날, 내 뇌가 나를 매일 글쓰는 사람으로 인지하기 시작할까? 작심삼일의 고비를 지났으니 삼칠일도 잘 지나갈 것이라 기대해본다.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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