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긁적여보기

100-29.

by 최고미

본격적인 여름방학 시즌 특강이 시작됐다. 이번에 야심차게 준비한 특강 중에 하나는 그림을 글로 쓰며 예술감성을 깨우는 수업이다. 8회 수업동안 그림을 감상하고 그림 질문에 답을 해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글로 표현해본다. 아이들과 다양한 생각을 나눌 것을 기대하며 첫 수업을 준비했다.

기쁨을 발견한 자화상을 그린 그림을 함께 감상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둔 질문을 끄집어내어 물었다. 제각각의 생각을 듣는 것이 참 재미있다. 한참 말하던 아이들에게 방금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글을 써보자고 했다. 사각사각 연필 굴리는 소리가 경쾌하다.

그런데 한 아이가 유독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있었다. 대답을 잘 하던 아이였다. 그 아이는 글로 어떻게 써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이를 독려할 방법을 생각해내야했다.

완벽한 구성에 맞춰 글쓰는 것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우선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말을 닥치는대로 써봐야 한다. 글을 꿴 목걸이라고 한다면 구슬부터 챙겨야한다. 구슬 서 말을 끄적여 내놓아야. 구슬이 있어야 목걸이를 꿸 수 있으니까.

한 글자도 못 쓰고 있던 아이에게 떠오르는 말을 모조리 써보라고 했다. 그 말들을 글로 꿰어보자고 했다. 한 줄 쓰는데 한 시간 걸린 셈이었다.

그러나 희망적이고 고무적이었디 한 줄이라도 좋다. 자신의 생각을 오롯이 자신의 말과 글로 써나가는 일.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매일 한 줄이라도 쓰는 것만이 답이다. 조금이라도 매일 긁적여 볼 수 있도록!!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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