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28.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루카 12,15)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진정으로 부자라고 한다.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자신을 위해서 재화를 모으는 데에만 열중하는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빈(貧) 자다. 아무리 재산이 넘쳐나도 다른 사람을 둘러볼 여유가 없는 사람, 제 배부른 것만 생각하는 사람, 자신의 것을 늘리기 위해 다른 이들의 것을 욕심내는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에서는 가난한 이들이다.
돈이 많고 적음으로 부자와 빈자를 나누는 것이 아니다. 영적으로 충만하게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부유한 이다. 다른 이들의 배고픔을 채워주는 것으로 배부른 사람, 수학여행 가는 옆집 아이에게 간식이라도 사 먹으라며 용돈을 쥐여주는 사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노래 부르는 것뿐이라며 다른 이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 자신의 무릎이 까진 것도 모르고 넘어질 뻔한 아이를 얼른 일으켜 세우는 사람들. 그렇게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나눠주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 바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자들이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영적으로 부유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돈이 있긴 있어야 한다. 돈을 벌어야 다른 사람을 도와줄 여유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소리다. 그렇지만 그 돈을 잘 벌어야 한다. 많이만 버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쓰는가가 중요하다. 잘 벌고 잘 써야 한다.
돈을 잘 버는 것은 나의 쓸모에 맞는 수익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거짓이나 과장으로 다른 사람을 속여 만든 돈은 신기루다. 쉽게 들어온 돈은 쉽게 빠져나가는 법이다. 돈만 쫓아가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통해 정당하게 돈을 번다면, 그 돈을 함부로 쓸 수 없다. 가치있게 쓰고 싶어진다. 그래서 돈을 잘 벌어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나누어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인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돌이켜 봐야 한다. 나를 갉아먹으면서까지 남을 돕는 것은 오히려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를 바로 세우고 내가 가진 달란트를 살펴봐야 한다. 자신을 온전히 살피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살피고 도울 힘이 있다. 마음공부가 필수다.
영적으로 부유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을 잘 알고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물질적인 것에 눈이 멀지 않도록 자신을 다스리고 늘 몸을 낮추는 겸손을 가져야 한다. 내면이 영글 수 있도록 독서를 즐기고 사색을 하면서 마음 그릇을 키워나가야 한다.
마음에 여유는 자산의 크기보다는 주변을 둘러보며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는 크기만큼 생긴다. 마음 곳간을 늘리는 일에 열중해야겠다. '때문에'가 아니라 '덕분에'라는 말을 듣는 것이 내 삶의 방향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마음 곳간을 활짝 열어 퍼준 적이 있는지 되물어 본다. 나 또한 다른 이의 마음을 받은 적이 있었는지도 돌이켜 본다.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며 주고받은 마음을 살펴봐야겠다. 어쩌면 주변에 진정으로 부유한 사람들을 많이 볼지도 모르겠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살아볼 만한 세상이라 여길 수 있지 않을까? 마음 씀씀이에 빈부격차가 없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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