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태양, 나는 달

100-05.

by 최고미

늦은 퇴근길에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이는 금요일 밤에는 엄마를 종종 기다리며 졸린 눈을 비비고 있는걸 알기 때문이다. 이제 집에 들어간다고 곧 보자는 말로 전화를 끊기에 아쉬워 조금 더 얘기하자고 했다. 딸은 흔쾌히 응했다.

그렇게 시작된 모녀의 수다는 야식을 먹을지 말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학교에서 있었던 일, 아빠한테 서운했던 부분까지 흘러갔다. 딸은 엄마의 친구가 된다고 하던데, 벌써 이렇게 조잘조잘 수다를 떨어줄 수 있다니 신기하다.

수다 중에 문득 환한 달빛을 보았다. 딸에게 창밖에 있는 달을 보라고 했다. 보름달이 환하게 밤하늘을 비추고 있는 모습을 함께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나왔다.

“달이 엄마 같아.”

딸의 한마디에 크게 웃었다. 엄마 얼굴이 달덩어리처럼 둥글고 큰거냐며 살짝 서운함을 드러냈다.

“아닌데,,,?! 엄마 얼굴이 달처럼 환하게 빛난다는 말이야.”

이 한마디로 마음 속이 따뜻하고 환하게 밝아졌다.

그러다 아이가 한마디 더 붙였다.

“아니다. 엄마 아빠는 태양이고, 내가 달이야.”

이유를 물었다. 태양이 없으면 달도 없단다. 태양 빛이 반사돼서 달이 보이는 것처럼 엄마 아빠가 자신을 세상에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머릿속을 탁 두드리는 딸의 한마디였다.

아이에게는 부모가 세상의 전부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태양같은 존재이기에,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은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부모의 빛을 받아 아이는 환하게 달처럼 빛난다.

그렇다면 더더욱 밝게 빛나서 어두운 밤을 환하게 비춰주는 달이 될 수 있도록 더 강렬한 태양빛을 쏘아줘야겠다. 빛이 꺼지지않게 열정을 더욱 태워야겠다. 달의 아이에게 태양의 부모가 되어주기로 결심해본다.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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