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연재] 킥오프(Kick-Off) (17)

by 최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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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축구 팬 여러분, 드디어 2006시즌 K리그가 개막을 합니다. 오늘 개막전은 전통의 라이벌 인천시티FC와 수원FC의 경기입니다. 해설에 이정수 해설위원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구단들이 열심히 새시즌 준비를 했습니다. 올 시즌 인천시티FC와 수원FC 경기력을 어떻게 보십니까?”

“네, 인천시티FC는 작년 준우승팀이에요. 작년 울산FC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아쉽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죠. 작년과 크게 선수 구성이 달라지지 않아 경기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최민혁 선수와 같은 뛰어난 신인을 영입해서 올해는 우승에 도전하는 팀입니다. 수원FC 역시 전통의 강호죠. 재미있는 것은 최민혁 선수의 고교 라이벌인 이종현 선수를 영입해서 공격력을 배가시켰고요. 오늘 최민혁 선수와 이종현 선수의 프로 데뷔 맞대결도 기대할만 합니다.”

“네, 말씀하신대로, 최민혁 선수와 이종현 선수가 모두 선발 라인업에 들어와 있어요. 개막전부터 뜨거운 맞대결을 볼 수 있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고교 시절, 백록기 결승전에서 이종현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최민혁 선수가 득점왕과 MVP를 가져갔거든요. 두 선수 모두에게는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우승을 놓친 MVP와 MVP를 놓친 우승컵, 거기에 이종현 선수가 계약금 9천만원에 수원FC와 계약을 하자 보란 듯이 인천시티FC가 최민혁 선수와 고교 선수 최초로 일 억원의 계약을 맺었단 말이에요. 두 선수의 대결은 경기장 안팎으로 정말 볼만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두 신인 선수의 맞대결 잠시 후에 보내드리겠습니다.”


[인천시티FC 라커룸]

“저기, 감독님.”

“응, 정 코치. 왜? 뭐 할 말 있어?”

“민혁이요. 오늘 후보 아니었습니까? 후반에 교체 출전시키는 것으로 어제 들었던 것 같은데요.”

“응, 그랬지. 근데 말이야. 오늘 수원FC 종현이가 선발이라고 위에서 민혁이와 붙여보라네. 후반에 민혁이가 나갈 때 종현이가 없으면 그림이 안좋다고.”

“그래도, 선수 구성은 감독님 고유 권한 아닙니까?”

“그렇지. 그래도 정 코치, 구단 눈치 안보는 감독이 어딨냐? 그리고 어차피 민혁이 오늘 내보낼 생각이었잖아. 조금 일찍 나가는 거지.”

“그래도 신인이 전반에 나가는 것과 후반에 나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알아, 잘 알지. 그래서 나도 후반에 조커로 내보낼 생각이었지. 근데 어쩌냐 내보내라는데.”

“그러다 혹시, 부상이라도 당하면….”

“허허, 재수없는 소리 하지 말고, 일단 내보내 보자고, 민혁이 잘 만들어왔잖아. 한번 믿어보자고.”

“그러면 얼마나 뛰게 하실 생각이신지?”

“정 코치 생각은 어때?”

“수원FC야 주공격수인 박성환 선수가 부상이라 알렉산더와 이종현 두톱을 계속 준비했으니깐 종현이가 오래 뛸겁니다. 그만큼 민혁이를 오래 뛰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루카스와 기철이의 호흡이 더 낫고, 민혁이의 빠른발과 개인기는 후반 상대가 지쳤을 때 더 빛을 발할 수 …”

“그래. 정 코치 말이 맞아. 그래서 고민이야. 언제 빼야 하나 하고, 그래도 전반은 뛰게 해야겠지. 기철이더러 후반 시작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라 해. 개막전 선발에서 제외돼서 기분 나빠할 수 있으니깐 좀 달래고”

“네”

나는 수원FC와의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분명 전날 후반 교체 출전을 준비하라는 말을 정훈 코치님으로부터 들었다. 그래서 오전 훈련 때만해도 교체선수조에서 준비 운동을 하고 슈팅 연습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점심 식사 후 경기장으로 이동하기 직전에 감독님께서 나를 불러 선발 출전을 준비하라고 했다. 그리고는 선발 출전을 준비하고 있던 기철이 형에게는 교체를 준비하라고 했다. 그 형은 나지막히 “시팔”이라고 하며 나가버렸다. 고교축구에서도 갑작스러운 부상이 아니면 선발 라인업이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프로에서, 그것도 개막전 경기 몇 시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이 바뀌다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마음이 복잡하다. 그래도 나의 첫 프로 데뷔전이다 죽어라 뛰어야 한다. 이 경기에 나의 모든 걸 걸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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