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연재] 킥오프(Kick-Off) (22)

by 최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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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무슨 할 말이 있는지 다정한 표정으로 엄마 옆에 와 앉는다.

“엄마, 바빠요?”

“아들이 왠일로 이렇게 다정하게 엄마를 부르실까? 용돈 떨어졌니?”

“에이, 엄마는 무슨 내가 용돈이 떨어질 때만 엄마를 다정히 부를까요? 용돈이 떨어지기도 했고, 하하”

“떨어지기도 했고? 축구화도 떨어졌나보네?”

“와! 소름!! 어떻게 아셨어요? 나 축구화도 사야하는데?”

“용돈으로 사세요.”

“에이, 어떻게 용돈으로 축구화를 사요. 축구화 사고 나면 한 달 용돈이 하나도 남질 않는데, 그러지말고 축구화 하나 사주세요. 그건 그렇고 엄마, 나 엄마한테 물어볼 것 있어.”

갑자기 아들의 얼굴 앞으로 엄마가 팔을 내밀며

“응, 물어 봐 아프지 않게 살살.”

“헐, 이걸 개그라고 하는 거에요? 어째 아빠를 닮아가신다.”

“물어본다며?”

“아, 네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어머니.”

“뭔데?”

“아빠를 어떻게 만나셨어요?”

“갑자기, 엄마 아빠 연애 얘기가 궁금한거야?”

“그냥, 예전에 아빠가 크게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만났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서, 아빠가 어떤 상황이었는지도 궁금하기도 하고.”

“너 요즘 부쩍이나 아빠한테 관심이 많다. 뭐 아빠한테 관심이 많은 건 좋은 일이긴 하니깐.”

“저 원래 아빠 좋아해요. 하하”

“엄마가 간호대학을 다니며 실습을 하고 있을 때니깐 2006년이었을거야. 그때 정형외과 병동에 실습을 하고 있을 때였거든. 근데 그때 병동에 개진상 환자 하나가 들어온거야.”

“개진상?”

“응! 제대로 치료도 안받고 무슨 세상이 끝난 것 마냥 맨날 울고, 물론 좀 심하게 다치긴 했어.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 및 내외측 연골에 인대까지 모두 다친 상태라 재활까지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상태였거든.”

“십자인대 파열에 내외측 연골, 인대 손상이면 어느 정도인거에요?”

“대부분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이 뒤틀리면서 심하게 꺾일 때 파열되는 경우가 많지. 십자인대는 무리한 운동을 하다보면 파열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아빠는 내외측 연골과 인대 손상까지 있던 상황이라 아마도 엄청난 충돌로 인해 무릎이 완전 뒤틀리면서 심하게 다친 거지. 일반인이라면 비수술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아빠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고, 수술을 하고 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하고 있었어. 근데 어찌나 말을 안듣던지. 무슨 세상이 다 끝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

“수술은 잘 되신 거에요?”

“응, 십자인대 파열과 내외측 연골까지 모두 수술을 했고, 수술은 잘 됐어. 하지만 무릎은 수술보다 재활이 더 중요하거든. 재활이 힘들었지.”

“근데 왜 개진상이라고 한 거에요?”

“말했잖아. 무슨 세상이 다 끝난 사람 같았다고. 무릎은 얼마나 재활을 열심히 하느냐에 달려있거든. 근데 재활도 제대로 하지 않고,,그리고 네 아빠라 엄마가 다 말할 수가 없다.”

“근데 어떻게 다치신거에요?”

“심한 충돌이 있었대.”

“심한 충돌이면 상대 선수도 크게 다쳤겠네요?”

“아니, 태클을 당했었나봐. 그래서 태클을 한 상대 선수는 약간의 찰과상, 그리고 옐로우 카드가 다였다는데? 그래서 아빠가 더 억울해 했지”

“그래서 재활을 제대로 못해서 은퇴하신거에요?”

“아니, 재활은 성공했지. 엄마가 누구냐. 아빠를 갈궈서 재활시켰지.”

“오, 선수 생명의 은인!”

“그치, 아빠는 1년 동안 재활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엄마 덕에 다시 축구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

“근데 왜 은퇴를 하셨어요?”

“그건, 말이야. 아빠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또 엄마의 표정에 슬픈 그림자가 스쳐간다. 도대체 아빠는 얼마나 어떻게 다쳤던 것일까? 재활도 성공을 했다는데 왜 은퇴를 하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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