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연재] 킥오프(Kick-Off) (24)

by 최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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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시즌 개막 후 열 경기를 뛰었다. 열 경기 중 일곱 경기는 선발로, 세 경기는 교체로 출전했다. 열 경기 동안 나는 7골에 3개 어시스트로 10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우리 팀은 나의 활약으로 6승 2무 2패로 현재 3위에 올라있다. 언론에서는 연일 우리 팀의 우승 가능성을 비중있게 보도했고, 그 보도의 내용에는 항상 나의 신인왕 수상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함께 언급했다.

한 언론에서는 올시즌 내가 17골, 많게는 20골까지도 가능하다고 하며 득점왕도 노려볼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오늘 열 한번째 경기에 선발 출전을 하기로 되어 있고, 상대는 서울FC였다.

몸을 풀고 라커룸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주장이 불렀다.

“민혁아!”

“네, 주장!”

“오늘은 몇 골 넣을거야?”

“하하, 주장, 주장이 택배크로스 해주시면 해트트릭해 보겠습니다.”

자신있게 대답했다.

“민혁아. 너가 자주하는 턴 있잖아? 안느턴? 크루이프턴?”

“네”

“좀 줄였으면 좋겠다. 넛메그 기술도 너무 많이 쓰지 말고.”

“네? 왜요?”

“그거 당한 상대 선수는 엄청 기분이 나빠. 괜히 너한테 해코지 할까봐 걱정이 돼서.”

“네, 근데 그거 탈압박하는 데 엄청 좋아요.”

“알아. 근데 몸도 사려야지. 왠만하면 2대 1 숏 패스로도 탈압박할 수 있으니깐 패스게임을 주로 하고, 개인기는 꼭 필요할때만 알았지?”

“네, 주장!”

주장이 갑자기 개인기를 줄이고 패스게임을 주로 하자고 말을 했다. 갑자기 왜 그럴까 생각했지만 크게 게이치 않았다.

그러고는 그날, 전반 27분 일이 벌어졌다.

이날도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루카스와 투톱으로 경기에 나갔고, 나는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하프라인까지 내려가 공을 받아 개인기로 수비수 두 세 명을 제치고 들어가 슛을 때렸고, 수비수 두명을 달고 다니면서 루카스에게 공간을 만들어줬다. 비록 득점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거의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었고, 득점이 곧 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양쪽 서포터스 역시 경인더비의 라이벌 관계라 붉은색 물결의 서울 서포터즈와 파란색 물결의 인천 서포터즈의 열띤 응원으로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의 말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전반 25분 내가 넘겨받은 공을 치고 들어가며 왼쪽에서 바짝 붙는 수비수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내는 일명 알까기 기술인 넷메그로 한 선수를 재치고 들어가 앞에 마주한 수비수를 안느턴으로 살짝 재치고 들어갔다. 하지만 드리블이 약간 길어 수비수의 발에 맞고 굴절되어 드로우인이 선언되었다. 그때 드로우인을 받으러 천천히 걸어가는 데 내가 다리 사이로 공을 뺐던 서울FC의 수비수 김동석 선수가 나를 따라오며

“야! 이 새끼야. 어린 놈의 새끼가 매너가 있어야지. 어디서 다리 사이로 공을 빼냐? 너가 그렇게 개인기가 좋냐?”하며 시비를 걸어 왔다.

나는 그냥 무시하며 계속 걸어갔다. 그러자

“이 새끼가 사람 말 씹네, 니 조심해라. 그러다 다리 아작나는 수가 있다.”라고 말을 하길래. 한번 쳐다 보고는 다시 공을 받으러 이동했다.

우리 팀 강혁 선수가 왼쪽 라인에서 공을 짧게 나에게 드로우인을 했고, 나는 공을 받자마자 내 뒤쪽으로 달려오는 김동석 선수를 제치고 들어가기 위해 왼쪽 다리를 버팀목으로 삼아 오른쪽 발로 공을 돌리려는 순간 김동석 선수의 태클이 나의 왼쪽 다리로 강하게 들어왔다. 나의 왼쪽 다리는 김동석 선수의 두 다리 사이에 끼였고, 김동석 선수가 몸을 비트는 바람에 나의 무릎에서는 아주 기분 나쁜 ‘뚝’ 소리와 함께 힘이 쭉 빠진 채 나는 쓰러졌다.

쓰러지는 순간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통증과 함께 무릎이 망가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순간 휘슬 소리와 함께 반칙이 선언되었고, 김동석 선수는 옐로우 카드 경고를 받았다.

의료진이 뛰어들어오고 팀탁터 선생님께서 계속 뭐라고 말을 하셨지만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들것에 실려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나는 응급처치를 받고 나서 엠블런스를 타고 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MRI를 찍었다.

나는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 및 내외측 연골 손상과 인대 파열의 진단을 받고 수술 치료 및 재활 훈련까지 1년 동안 그라운드에 설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 순간부터 나는 일년동안 지옥같은 병원 생활과 재활치료를 해야 했다. 완쾌된다는 확신도 없이,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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