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것을..

by 김고민



한땐

그 누구보다 친하게 지냈던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남처럼 아무렇지 않은 관계가

되어버린 적이 있곤 한다



친하게 지내던

그때를 돌이켜보면


어쩜 이렇게라도

마음의 합이 잘 맞나 싶을 정도로

죽이 잘 맞았던 사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사람하고는

결코 틀어질 수 없는 운명이라고

서로가 굳게 믿고 있었지만



단순한 오해가 쌓이고 쌓여


또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로 인해

씻지 못할 상처를 서로가 주고받은 뒤

사이가 틀어지고 나면



그 뒤엔 남들과

다를 바가 없는 사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가장 친했던 이들과의 틀어짐은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다가

먼지가 수북이 쌓인 사진첩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천천히 한 장 한 장 넘겨본다..



여러 사진들 가운데

사이가 멀어진 이들의 얼굴을 볼 때면


서로가 헤어질 때

안 좋았던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사진 속 서로가

웃고 있는 그 모습만큼은


서로가 진심으로 행복하고도

즐거웠던 시간이었다는 것을



지금은

되돌이킬 수 없을 만큼

틀어져버린 사이로 변했지만..


예전의

서로가 즐겁게 지냈던 그날들


그리고

그 기억들이 담긴 사진


그 사진 속의 모습만큼은

거짓 없는 참된 기쁨의 시간이었다는 것을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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