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통을 샀습니다.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가는 데까지 가보겠습니다.

by 곰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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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통을 샀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눈으로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우선 도시락 쌀 맛 나게 예뻐야 합니다. 도시락을 싸는 일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닌데, 그 피로를 뛰어넘을 정도로 근사해야 계속 도시락을 쌀테니까요. 그리고 2단이어야 합니다. 따듯해야 맛있는 음식은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차가워야 맛있는 음식은 냉장고에 둬야 하니까요. 뜨끈하게 데워진 김치, 퍼석퍼석 차가운 보리밥은 생각만 해도 싫습니다. 몇 날을 고심하다 (작업을 이렇게 해야 하는데...) 드디어 마음에 쏙 드는 도시락통을 찾고 말았지 뭐예요!


아.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그림책을 짓는 곰민정이라고 해요. 콘크리트와 목재로 집을 짓다가 지금은 글과 그림으로 그림책을 짓고 있습니다. (저의 우여곡절들은 차차 소개할게요. 여기서 이야기 보따리 풀기 시작하면 오늘 집에 못 갈 테니까요!) 작년에 저는 제 인생에서 제일 큰 도전을 시작했어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그림책 학교에 들어가는 일이에요! 10년 동안 말만 하다가 드디어 결심 끝에 1년 동안 그림을 그리기로 했어요. 근데요, 그 도전이 말처럼 근사하지만은 않아요. 매달 들어오던 월급이 안 들어오니까요. 예상하고 계획한 일이지만 자주 당근알바를 뒤져보게 되더라고요. 자주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안과 불신이 올라옵니다.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가는 데까지 가보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회사로 돌아가야 할지, 그림책을 더 해볼지 마음은 여전히 뒤죽박죽입니다. 내일 당장 회사의 제안을 받는다면 홀라당 넘어가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오늘은 작업실을 등록해보려고 합니다. 도시락통에 맛있는 밥 싸서 씩씩하게 나가보려고요.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기왕이면 하는 동안만큼은 마음껏 나를 믿고 응원해 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