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17 @카페 1984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이라는 것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으며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다는 것도 여러분들은 알 것이다. 아마 이것이 감정의 본질이자, 인간의 본질일 수도 있다. 그런 불완전함을 비정형적인 리듬과 깊은 감성의 가사로 표현하는 밴드 cotoba는 아마 인간의 본질과 가장 닮은 음악을 하는 밴드가 아닐까?
밴드 cotoba는 특이한 박자로 유명한 매스 락이라는 장르를 전면으로 성장해 왔다. 그들은 2019년 EP [언어의 형태]로 데뷔했으며 처음에는 인스트루멘탈 음반으로 시작했으나 점점 보컬 비중이 많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2023 펜타포트 루키즈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인디신에서의 위치가 점점 견고해진 그들은 이제 유럽투어를 앞두고 있다. 올해 4월 EP [sin swims]로 돌아온 cotoba. 그로부터 두 달 지난 6월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인터뷰가 cotoba의 매력에 좀 더 흠뻑 빠질 기회가 되길 바란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 됸쥬 : 안녕하세요. 저는 코토바에서 보컬, 기타 그리고 이상한 머리색을 맡고 있는 됸쥬(DyoN Joo)입니다. 많은 분들이 돈쥬로 알고 계시는데 돈쥬가 아니라 ‘됸쥬’입니다. 일년에 한 번 정도 말하고 있어요. (웃음)
- 다프네 : 안녕하세요. 저는 코토바에서 기타를 치는 다프네(Dafne)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 혜림 : 저는 코토바에서 베이스를 치고 있는 혜림(Hyerim)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Sin Swims] 앨범 너무 잘 들었습니다. 앨범 발매 후에 어떻게 지내셨나요?
- 됸쥬 : 그 앨범의 노래들을 종종 들으면서 슬퍼하고 있어요.
- 다프네 : 그래? 슬퍼하고 있어요?
- 됸쥬 : 운동하고 있습니다. 슬픔을 이기기 위해.
- 다프네 : 저희는 발매하고 나면, 이제 저희만의 노래가 아니라는 뜻이 되기에, 세상으로 나아간 그 곡들에 대해서는 조금 거리를 두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원래 곡을 작업할 때는 그 곡을 엄청 많이 듣거든요. 그래서 한동안 잘 안 듣고 있습니다. 잘 있겠거니 하고 있어요.
- 혜림 : 저는 연주뿐 아니라 다른 경험의 필요도 느껴서 요새는 다양한 취미들을 좀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스위치 게임도 하고 있고, 듀오링고로도 영어랑 일본어를 계속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아무래도 코토바 하면 매스 락이라는 장르를 빼놓을 수가 없죠. 아직 매스 락이 낯선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장르에 대한 소개 한 번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 다프네 : 매스 락이라는 것은 ‘수학 락’입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은 2박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2박이 4박이 되고 8박이 되는 식인데, 거기에 1박과 3박 등의 홀수 박자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매스 락 음악의 감정 자체가 Emo라는 감정적인 음악과 펑크가 기반이 돼서 나온 장르예요. 그래서 애잔하면서도 감정적이고, 또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장르라고 간단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아주 완벽한 소개였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코토바가 생각하는 매스 락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됸쥬 : 기본적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혼자 갖고 있기 버거워서 그것들을 분출하기 위해서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딱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매스 락의 변칙적이고 불규칙한 특성이 인간의 그런 감정을 표현하기에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이 첫 번째 매력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저는 약간 도파민 중독자이기 때문에, (웃음) 그냥 평화롭게 흘러가면은 조금 덜 흥미로워서 이렇게 계속 바뀌어야 뇌에 자극이 와서 되게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 혜림 : 불안함과 해방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Q. 또, 코토바의 음악은 다른 매스 락보다 조금 더 서정적인 음악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매스 락은 한 곡 안에서 박자가 여러 번 변형되기도 해 이런 감정선을 살리기가 되게 어려울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감정선을 표현할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 됸쥬 : 저는 생각이 다른 게, 박자가 자꾸 변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감정을 표현하기에 좋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하니까요. 보통 사람들은 박자를 8박 꽉 채워서 듣는 걸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데 7박까지만 하고 넘어가면 불안하잖아요. 그 불안함조차 어떤 감정의 표현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역시 멜로디인 것 같아요.
Q. 이제 앨범에 대해서 여쭤보고자 합니다. 이번 EP [Sin Swims]는 이전의 음악보다 조금 더 어둡고 차갑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의 작업 과정에서 어떤 경험이나 메시지를 담고자 했는지 궁금합니다.
- 다프네 : 저는 인간의 다양한 측면이나 과학, 상식 등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 당시에는 “인간이 이 지구를 지배하는 것”에 대한 고찰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지능의 발현'으로 인해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환경을 지배하고, 더 나아가서 인간이 서로를 지배함으로써 계급이 생기고, 집단이 커지고, 또 집단 간의 파워게임이 일어나고.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오고 있는데, 그런 '지배'란 행위를 통해서 이 세계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 인간의 죄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걸 생각하다 보니 조금 어두워졌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각자의 인간은 한계를 가지고 있어요.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잘 알 수 없고, 자신의 밖으로 어떻게 영향을 끼칠 수가 없는 거죠. 그런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삶을 추구하려고 애쓰지만 그 안에 또 타인과의 관계도 있고, 서로의 세계도 있어요. 그런 것들이 표현돼 있는 것 같아요. 인간은 더 잘 살고 싶어 하잖아요. 각자의 어려움으로부터 자기가 구원받았으면 좋겠고. 하여튼 그런 생각이 이 앨범에 담기게 된 거죠.
Q. 최근 앨범 커버들로는 여자 얼굴들이 되게 자주 쓰였잖아요. 이런 것도 뜻이 있는 걸까요?
- 됸쥬 : 그게 보시기에는 여자로 보일 수 있는데, “성별은 없다”라는 느낌이 강한 것 같아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거기에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그림은 사실 사람이 아닌 존재. 그런 부분을 신경 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작 [4pricøt] 같은 경우도 커버가 사람이잖아요. 근데 얼굴이 살구고.
- 다프네 : 인간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 그리고 성별을 규정하지 않는 것 모두 그런 이분법적인 구별법에 대한 어떠한 반감인 것 같아요.
Q. 1번 트랙 ‘syhi’에서는 프리 코러스 파트에서 됸쥬님의 보컬이 마치 랩처럼 들리기도 해요. 어떻게 이런 부분을 넣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 됸쥬 : 사실 그 노래는 그 파트부터 시작했어요. 길을 걷다가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인데, 중국어 언어 유희 중에 한국어로 치면 “가가 가가가”같은, “Shī shì shí shī shǐ”라는 것이 있는데,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그 ‘시’라는 발음 자체가 죽음이나 감정 쪽으로 연결돼 있는 단어들이 되게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 ‘시’를 살리고 싶어서 영어 가사를 쓸 때도 ‘시’ 발음이면서, 그 가사의 맥락에 어울리면서 한 글자씩 늘어나는 단어들을 생각했었어요. 제가 초등학교 때 랩을 좀 했었거든요.
Q. ‘빙해’와 ‘away home’은 싱글 버전과 다르게 short 버전으로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다프네 : 원래 싱글로 냈던 곡이지만, 그 곡들을 싱글로만 두기에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빙해’는 기타 솔로를 좀 더 빠르게 나오게 해 듣는 재미를 늘렸고, ‘away home’ 은 작년 멕시코 공연에서 선보인 라이브 버전으로 기타를 새로 편곡한 거예요. “전에는 이런 생각을 못했지만 이 연주도 괜찮은 것 같다”라고 생각이 들면 그걸 다음 버전에 적용하는 거죠.
Q. ‘今t合’는 일본어와 영어, 스페인어를 제목과 가사에 독특하게 배치한 게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이전에도 일본어와 영어로 가사를 쓰신 적은 있지만 한 문장 안에 기존의 문법을 벗어난 방식으로 섞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가사를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됸쥬 :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은 머릿속에서 온갖 것들이 섞이거든요. ‘한본어’라고도 하잖아요. 평소에도 “바쁘쟈나이” 같은 식으로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거기에 멕시코에 오래 머무르며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하니 스페인어까지 들어온 거죠. 그래도 가사를 쓸 때는 보통 멀쩡하게 쓰려고 하는데, 어느 날 “그냥 이대로 써도 되지 않나?” 싶어 그렇게 쓰게 됐어요. 그리고 의미를 최대한 중첩시키는 걸 좋아하거든요. 가사가 비슷한 발음인데 스페인어로는 이 뜻이고 일본어로는 저 뜻이고, 그렇게 전혀 다르지만 결국 그것들이 하나의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이고. 그래서 그런 단어들을 많이 사용했어요. 뜯어보는 재미가 되게 있을 트랙이에요.
Q. 또, 이번 앨범은 기승전결이나 표현적인 부분에서 이전 앨범들보다 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sin’이 그랬는데, 의도를 하신 것인지, 의도하신 부분이면 어떤 이유에서 그랬는지 궁금해요.
- 다프네 : toe의 최신 앨범을 들어보시면, 예전에는 에너제틱하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이번 앨범은 보다 단정한 느낌이 있는데 그게 또 나름 좋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나도 단정하게 만들어 볼까”라고 생각해 아르페지오나 뮤트 플레이로 곡을 정말 미니멀하게 만들게 됐어요. 저희 노래 중에 그런 음악은 없더라고요. 또, 다른 밴드들은 마지막에 꽝 하고 끝나는 명곡들이 많잖아요. 우리는 그렇게 단정한 곡도 없고 꽝 하고 끝나는 노래도 없으니 그거를 한 곡에서 동시에 표현해 보자라고 생각했어요. Radiohead의 ‘Fake Plastic Trees’ 같은 곡을 참조했죠.
Q. 이번 앨범 수록곡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이 있다면, 어떤 곡일까요?
- 됸쥬 : 그런 건 없어요. 다 각자의 매력이 있고 각자의 힘든 점이 있어요.
- 다프네 : ‘빙해’의 솔로를 되게 좋아해서, 그 부분을 “잘 치고 싶다”고 매번 생각하고 있고, 또 ‘syhi’의 인트로 리프를 짜는데 굉장히 오래 걸렸거든요. 되게 많이 갈아엎었고… 그래서 그 리프에도 애정이 있고요. ‘sin’에서는 제가 노래를 불러서, 쑥스럽지만 그 파트를 종종 기다리게 돼요.
- 혜림 : 저는 ‘sin’인데요, 그 곡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이 냉정하면서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두 가지가 동시에 느껴지는 게 멋져서 ‘sin’이 좋습니다.
Q. 이번 앨범에서 코토바가 던진 질문은 “인간은 어떻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앨범을 작업하는 과정에서, 이 질문에 코토바 분들은 어떻게 결론을 내리셨는지 궁금해요.
- 다프네 : 아까도 얘기했지만 인간이 지능이 발현되고 관계를 형성하며 집단들이 여러 개 존재하게 됐잖아요. 그 집단에서 “올바른 건 뭘까”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각 집단의 대표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이 세계가 달라지게 되잖아요. 각각의 인간은 각각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 집단을 대표하는 자의 의지에 따라서 세계가 변하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인간들의 운명이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안타깝고 무력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이 선의가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더 괜찮은 삶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고, 하지만 그들이 그런 생각이 없으면, 강력한 파워 게임을 시전한다면 또 굉장히 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삶이 어려워지는 일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 모두가 선의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것들이 이어지면 집단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 됸쥬 : 그래서 구할 수 있는 거야, 없는 거야?
- 다프네 : 구할 수 있지. 타인을 구할 수 있는 건 스스로를 어느 정도 구원할 수 있는 각자가 아닐까? 하지만 그것이 각자의 선의에 달려 있다고 생각이 돼요.
- 됸쥬 : 저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실패하고 있어서 못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이번엔 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이 들어도 시간이 지나 더 가까워지면 어느 시점에는 결국 서로를 구원할 수 없는 포인트가 드러나는 것 같아요. 마치 퍼즐 조각처럼, 맞다고 생각해도 그걸 현미경으로 보면 균열이 보이듯이요. 그 균열을 채울 수 있는 게 선의인 것 같습니다.
Q. 음악을 만들면서 “이런 사람들이 이 곡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싶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 됸쥬 : “그랬으면 좋겠다”보다는… 수치상으로 알 수 있는 건데 저희 공연은 보통 다 혼자 오세요. 와서 친구가 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보통 처음엔 혼자 오시더라고요. 어떤 밴드들은 친구들끼리 손 잡고 가고 애인이랑 가는 밴드들도 있을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들은 “내향형이 좋아하는 밴드가 아닌가?” 싶어요.
Q. 확실히 그런 혼자인 사람들이 구원을 얻는 음악인 것 같아요.
- 다프네 : 곡을 만든다는 것도 철저하게 혼자가 되는 것이거든요. 제가 사람들하고 많이 만나는 편도 아니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혼자 계시는 걸 좋아하고, 그것에서 힘을 얻는 분들이 같이 들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긴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공연에 오셔가지고 친구가 되기도 하면 좋죠.
- 혜림 : 저희 음악이 자주 듣기에는 조금 피곤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냥 가끔 찾아 들었을 때 어떤 감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 저도 코토바 음악을 가장 많이 듣는 시기가 화가 많이 났을 때였거든요.
- 됸쥬 : 다프네가 화가 많아요. 분노가 많아.
Q. ‘syhi’와 ‘sin’은 방콕의 스튜디오에서 녹음하셨는데, 방콕에서 녹음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됸쥬 : 별일은 아닌데, 저희가 2023년 해외 투어 때 방콕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 공연장에 스튜디오가 붙어 있었어요. 공연장을 체크할 때 스튜디오도 들어가 봤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녹음 얘기도 하다 “우리 다음에 방콕 오게 되면은 여기서 녹음할게”라고 했었는데, 이번에 방콕에 갈 일이 생겨서 하게 된 거예요.
Q. 한국의 녹음 환경이랑 다른 점이 있었나요?
- 됸쥬 : 있어요. 근처에 팟타이랑 팟씨유가 정말 맛있는 가게가 있어요. 진짜 맛있어요. (웃음)
- 다프네 : 시간에 대한 입장이 조금 다른 것 같은 게, 한국과 일본은 진짜 칼 같아요. 한국은 예를 들어 9시부터 10시까지 예약을 했으면은 중간에 쉬어도 딱 10시에 끝나잖아요. 하지만 그곳은 쉰 만큼 더 하게 해주더라고요. 고마웠어요. 태국이 다 그런 건지 아니면 그분들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태국에서 공연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그런 바이브가 있다는 걸 좀 느꼈어요.
Q. 코토바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기 위해 중점적으로 사용하는 기타 혹은 이펙터 같은 장비들도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 다프네 : 안 그래도 가져왔는데요.
먼저 ‘Vemuram Jan Ray’라는 오버 드라이브입니다. Mateus Asato라는 기타리스트의 시그니쳐 오버드라이브인데, 메인으로 쓰고 있어요. 약간 투명한 톤이 아주 일품이어서 제가 아르페지오나 라인을 칠 때 매우 큰 도움을 받고 있죠.
이거는 ‘Sickas’라는 이펙터예요. ‘klon centaur’라는 이펙터를 복각한 건데, ‘Klon centaur’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매우 유저 친화적이에요. ‘Vemuram Jan Ray’를 백업해 주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이거는 가장 최근에 영입한 ‘The Duellist’라는 이펙터인데, 블루스 브레이커라는 페달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무겁고 커서 페달보드에 장착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대체품을 여러 개 알아보다가 이 친구(The Duellist)가 소리는 조금 달라도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제 페달 보드가 크지 않아요. 제가 많이 들고 다니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이 3개를 메인으로 하고 공간계 몇 개 해서 좀 심플하게 하고 있어요.
기타는 일본 회사 ‘Psychedelism’에서 나온 텔레캐스터이구요. 이 기타를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고 최근에 재즈 마스터도 영입했어요. 멋있긴 한데 그래도 텔레캐스터가 메인이 될 것 같습니다.
Q. 감사합니다. 혹시 다른 분들도 최애 장비가 있을까요?
- 혜림 : 저도 페달 보드에 많이 올려놓지 않아요. 튜너랑 프리앰프, 퍼즈 리버브 이렇게만 쓰는데, 그 중에서 저는 프리앰프 페달을 제일 아낍니다. ‘Aguilar’에서 나온 ‘Tone Hammer’ 모델인데요, 컴프레서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지만 ‘Tone Hammer’는 컴프레서 역할도 살짝 되면서 제가 원하는 섬세한 부분도 예쁘게 표현해 주는 것 같아서 그 페달을 가장 좋아합니다.
- 됸쥬 : 저는 그냥 예쁜 게 짱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특히 ‘Splash’ 리버브를 소개해 드리자면, 그리스 회사에서 만든 페달인데 유명하진 않지만,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봤을 때 너무 예뻐서 사게 되었어요.
Q. 지금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해외 투어를 하셨고, 올해도 9-10월에 유럽 투어를 앞두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기대감이 되게 남다르실 것 같은데, 해외 공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나라는 어디였을까요? 또, 앞으로 가고 싶은 나라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혜림 : 튀르키예요! 길에 앉아 있으면 고양이가 그냥 와요. 손을 내밀면 안 피하고 오히려 다가와줬던 기억이 좋게 남았습니다.
- 됸쥬 : 다 기억에 남고, 나라마다 특징이 있어서 그 특징을 말하는 게 빠를 것 같아요. 일단 멕시코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미쳐 있어요. 보통은 리허설에 오르면 박수 좀 쳐주거나, 세팅할 때까지 그냥 기다려주거나 하잖아요. 멕시코는 저희가 올라가는 순간부터 막 비명을 질러요. 그게 저희 팬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런 사람들인 거예요. 그래서 공연하는 재미는 진짜 있어요.
- 다프네 : 다 기억에 남지만, 영국 공연이 재미있었어요. 저희 노래 중에 이상한 노래들이 있거든요. (웃음) ‘유리 (遊離)’같은 노래는 한국에서는 ‘melon’, ‘coii’보다 호응이 덜하고 관객들이 어리둥절해 하는데, 영국에서는 환호를 해주더라고요. “락 음악의 발상지라서, 다양한 락 음악을 많이 접해서 그런 걸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라이브를 할 때는 음원에선 정돈돼있던 부분을 어지럽히는 방식으로 하곤 하는데, 그런 것들을 좋아하시더라고요.
Q. 해외 투어나 공연을 통해서 기대하는 성과가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 됸쥬 : 전 세계에 있는, 우리 음악을 필요로 했던 누군가를 찾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만나보기 전에는 모르잖아요. 저희 음악을 접했을 때 “이게 내가 기다렸던 음악이다”라고 생각해 주는 사람들을 많이 찾고 싶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낭만적인 것 같네요.
Q. 코토바의 음악이 해외에서도 굉장히 인기가 많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됸쥬 : 외모! 그리고 저의 근육! 저의 전완근을 보실래요? 체지방률 17%. 클라이밍 하세요. 어릴 때 운동을 많이 했어서. (웃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건, 저희가 다른 나라를 갈 때마다 그 나라의 인사말이나 노래 같은 걸 최대한 공부를 해가거든요. 시간이 많지도 않고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은 준비를 해서, “우리가 너희를 만나는 걸 이렇게 기대를 해왔다”라는 걸 보여드리는 것에 기뻐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그것 하나 때문에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만.
- 혜림 : 엄청난 언어 능력.
- 다프네 : 언어도 그렇고, 현지화를 잘하려고 해서? 해외에서는 뒷순서로 공연을 하는 편인데, 기다리는 동안 이 나라 밴드들은 어떤 식으로 표현을 하는지를 보는 것 같아요. “저런 점이 멋있구나” 하면서. 라이브를 할 때 그런 걸 표현하려고 해요. 그런 것에 또 열광을 해 주고.
- 됸쥬 : 저는 무대에서 저희가 다 나동그라지는 퍼포먼스를 관객 분들이 되게 재미있어 하신다고 생각해요. 전에 클럽 FF에서 ‘sin’ 라이브 했을 때, 마지막에 꽝! 하고 끝나잖아요. 그때 다프네가 갑자기 세 바퀴 정도 구르더라고요.
Q. 락스타 행동이네요.
- 됸쥬 : 약간 도토리 같았어요.
Q. 최근 Suichu Spica를 비롯해서, 예전에도 jizue, AliA 등의 해외 아티스트와 합동 공연을 하신 적이 있는데, 향후 같이 공연이나 협업을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을까요?
- 됸쥬 : 일단 paranoid void. 저번에 일본에서 그 팀이 공연하는 걸 보고 같이 교류를 했는데 이미 저희를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 오게 되면 같이 공연하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서 테크니컬 라이더를 받아 놓은 상태입니다. 그 팀도 해외로 공연을 많이 다니고 저희도 올해 해외 투어를 가서 당장 하기는 좀 어려운데, 그래도 내년 초에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하고 있어요.
그리고 Porter Robinson이랑 같이 하고 싶어요. 일본 매스 락 밴드인 JYOCHO를 좋아해서 페스티벌에 섭외한 적도 있거든요. 이번에 Wednesday Campanella가 피처링한 곡도 있고. 그렇게 가면 언젠간 저희도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다프네 : Delta Sleep이랑 같이 한 번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직접 보면 진짜 재미있을 것 같아요.
- 혜림 : 최근에 알게 된 Kimishima Ohzora라는 아티스트가 있는데요. 연주력은 당연히 엄청나고 표현 방식도 참 멋있는 것 같아서 꼭 협업이 아니더라도 만나보고 싶어요. 또, “여기에 이런 기타 사운드를 넣어도 된다고?” 하는 게 있어서 저희도 다프네의 신경질적인 기타 소리가 이상한 데 들어가게 해보고도 싶고요! 그리고 저는 Eve도 좋아합니다.
Q. 이번 앨범 외에, 지금까지 발매한 곡들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어떤 곡일지, 그리고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 됸쥬 : 이건 딱 정해져 있어요. ‘소멸의 소실’. 그걸 만드는 과정이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굉장히 멤버들한테 좌절감을 많이 느꼈지만 그래도 완성하고 들어보니 너무 아름다워서 되게 슬프더라고요.
- 다프네 : ‘쪽빛물색’이요. 가사를 제가 썼는데 잘 쓴 것 같아요. 그래서 좋아합니다.
- 혜림 : 저는 [Humanoid operational]의 ‘Intro session’이요. 어두워서 되게 멋지고, 그 곡으로 앨범이 시작되는 느낌이 드는 게 좋습니다.
Q. 2023년 펜타포트 슈퍼루키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하셨죠. 그 당시를 회상했을 때, 그때 기분이 어떠셨는지, 혹은 수상 후에 바뀐 부분이 있으신지 좀 궁금합니다.
- 혜림 : 실감이 나지 않음의 연속이었어요. 그때는 정규 멤버로 합류한 것도 아니어서, 정말 실감이 안 났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었구나 싶어서 뿌듯했었어요.
- 다프네 : 은상 되게 좋았죠. 굉장한 경쟁이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나름대로 정말 수고 많이 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됸쥬 : 저는 대상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웃음) 그런데 그게 “저 팀보다 우리가 잘했어.”는 정말 아니었어요. 결과에 대해 “분하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리를 계속 응원해 주시는 분들한테 제일 좋은 상으로 보답해주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동시에 이 은상을 받고 싶어 하는 정말 많은 밴드들이 있었을 텐데, 그 사람들이 우리를 보면서 “쟤네보다 우리가 훨씬 잘하는데? 쟤네가 상 타니까 화난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우리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Q. 지난 2월에는 ‘산울림 50주년 기념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셨어요. 소개 글에 임희윤 평론가가 적어주셨듯이 일견 생소한 조합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됐는지도 궁금합니다.
- 됸쥬 : 그 프로젝트에 먼저 참여했던 신스네이크를 통해서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김창훈 선생님이 저희한테 김완선 선생님의 ‘나 홀로 뜰 앞에서’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는데, 저는 김완선 선생님 진짜 팬이거든요. 어릴 때 댄스 가수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어요. 그리고 그 원곡 자체도 되게 슬프고 쓸쓸하잖아요. 저희가 항상 추구하는 방향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다른 곡 하겠다는 얘기도 안 하고 그냥 “알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김완선 선생님도 되게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하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신스네이크 감사합니다!
Q. 일본어 버전 싱글뿐만 아니라 일본판 앨범도 내시는 걸 보면, 일본에 대한 관심이 정말 크다고 느끼고 있어요. 매스 락 시장이 큰 일본을 공략하기 위한 측면인지, 아니면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혜림 : 다들 오타쿠라서…! (웃음)
- 됸쥬 : 정답이고, 이걸 조금 더 어른스럽게 얘기를 하면, 저희 음악의 시초가 아무래도 일본 매스 락 시장에 있고, 저희가 레퍼런스로 삼고 존경하는 아티스트 분들 중에도 일본 분들이 많단 말이에요. 비단 매스 락뿐만이 아니라. 그래서 언젠가 그분들하고 같이 협연을 한다든가, 그분들의 눈에 띄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애니메이션 OST를 정말 하고 싶어요. 그것도 정말 큰 목표 중에 하나입니다.
Q. 한국의 매스 락 밴드라고 하면 코토바와 다브다 정도만 떠오르기도 해요. 혹시 눈여겨보고 있는 국내 신예 밴드가 있을까요?
- 혜림 : 최근에 POLYAMORY라는 밴드의 음악을 찾아 들었는데 멋있더라고요.
- 됸쥬 : 보드를 두 개를 쓰시더라고요. 보드 부자. 날아라 페달 보드.
- 다프네 : 최근에 공연을 같이 했었는데 유령서점이 조금 매스 락 같은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밴드의 합이 정말 멋있을 때 무대가 구겨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다음에 또 같이 하면 좋겠는데 기회가 있겠죠.
- 됸쥬 : 매스 락을 하는 사람이 워낙 적기도 하고, 요새는 매스 락 밴드가 아니더라도 매스 락이 모든 밴드들한테 조금씩 차용이 되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는 후배는 아니지만 녹이녹을 너무 좋아해서, 같이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그래서 계속 찔러 보고 있습니다.
Q. ‘코토바’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언어’와 ‘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코토바가 매스 락을 통해 대중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다프네 : 음… (생각중)
- 됸쥬 : 제 생각인데, 사람들한테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기 보다는, “나는 이런 생각을 하는데 이거를 어떻게 내 안에만 담아 놓을 수가 없어!”에 가까운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저의 파악이?
- 다프네 : 의견이 접수되었습니다. 모르겠네요. 자주 하는 생각인데, 예를 들어서 페스티벌을 하면 보통은 신호가 있고, 거기서 손을 들고 같이 따라 부르고, 호흡하고, 소리 지르고, 반응하고 이렇잖아요. 제가 그런 뮤지션은 아니어서, 라이브 할 때도 바깥을 잘 못 봐요. 그냥 “우리 나름의 아름다움은 이런 것인데, 당신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걸 보러 와줬으면 좋겠어. 우리가 이러고 있는 걸 보러 와주면 좋겠다.” 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 혜림 : 저는 뭔가 건네고 싶은 마음은 없고요. 그냥 저희가 이렇게 했을 때 듣는 분들만의 의미를 찾으셨으면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 됸쥬, 다프네 : 오늘 말 잘한다! (박수)
Q. 다음 앨범에서 새롭게 얘기해보고 싶은 주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다프네 : 아까도 말했듯이 저는 이분법적 방법론에 대한 반감이 있어요. 그래서 음악을 만들 때에도, 최근에는 “어떤 곡과 어떤 곡이 구별이 안 되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구별되지 않음”이라는 주제로 곡들을 이어서 만들고 있는 게 있어요. 곡들을 구분해 다른 곡으로 넘어가기보다는 천천히 가는데 그것이 다 이어져 있는 것처럼 들리는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 혜림 : 저번에 저희 작업실에서 고양이를 잠깐 보호했던 적이 있는데 너무 귀여웠어요. 고양이의 시선으로 보는 인간 세상에 대한 곡을 써보고 싶어요.
- 다프네 : 그럴까요? 재미있겠네요. (웃음)
- 됸쥬 : 제가 사회성이 좀 부족한데요. (다프네 : intp이라 그래) 저도 개선을 하고 싶어서 요새 제 성격 알고리즘과 구동 방식이 어떻게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현재 어떤 시기인 건가”, 혹은 “내가 어떻게 해야 사회성을 좀 갖출 수 있을까?” 등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가사를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코토바에 넣기엔 너무 질척거려서 (웃음) 솔로 앨범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Q. 음악적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부분도 있으실까요?
- 다프네 : (음악을) 좀 더 시끄럽게 하고 싶어요. 혜림이 얘기했듯 예상할 수 없는 부분에서 갑작스럽게 시끄러운 부분들이 나온다든가. 그런 거를 저도 되게 재미있어 하고 있어요. 최근에 드러머 친구들이랑 합주했을 때 "오늘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하냐, 좋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런 것도 친구들이 좋아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저도 인간이라서 다른 친구들이 좋아해 주는 게 뿌듯한 게 있더라고요. 음악을 할 때 에너지를 조금 더 쓰면서 시끄럽게 하고 싶다 생각하고 있어요.
- 됸쥬 : 저는 원래 인스트루멘탈 밴드를 하고 싶었어요. 연주만 하고 있는데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느낌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저는 원래 싱어송라이터 활동도 했다 보니 코토바에서는 toe처럼 보컬을 부분부분 넣는 정도만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곡을 만들고 공연을 하며 느낀 게 한국 사람들은 그냥 보컬이 있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공연 셋 리스트 짤 때 무조건 보컬 없는 곡만 추천해요.
- 혜림 : 다프네가 말한 것처럼 더 시끄럽게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프네 : 퍼즈도 밟고.)
Q. 말씀하신 시끄럽다는 게, 장르적으로 시끄러운 음악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걸까요?
- 다프네 : 곡에 시끄러운 부분들을 더 넣고 싶은 거죠. 그리고 원래는 “기타 소리만 너무 크면 약간 세련되지 않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기타를 크게 키우지 않는 편이었어요. 또 보컬이 있으니까 앙상블적인 걸 고려한 것도 이유였는데, 요즘에는 “보컬이 있더라도 기타에 매력적인 멜로디가 있다면 시끄럽게 해줘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베이스도 원래는 상당히 맞춰주는 느낌이 있었는데 조금 더 역동적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시끄러웠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린 거죠.
Q.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 됸쥬 : 일단 눈물을 한 방울 흘리고… 종종 하는 말인데 좋아하는 게 자랑스러울 수 있는 밴드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 다프네 : 저는 뭐… “저희가 이러고 있는 걸 좀 보러 오세요.” 나동그라지고… 기타를 들고 막 난리 치는 거. 그런 것들을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혜림 :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 됸쥬 : 고양이 만지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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