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dd the student, tripleS msnz, 식케이 외
광글 : [Field Trip]이 청춘의 펑키한 에너지를 표현했다면, 다양한 프로듀서들과 함께한 Balming Tiger에서는 펑크, 트랩, R&B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LAGEON]에서 Mudd the student는 이러한 두 흐름을 하나로 모으면서도 더 거칠고 전위적인 사운드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장시킨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핵심은 '근본 없음'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가 흐려진 시대에 태어났다는 점을 음악적인 기반으로 삼아, 뚜렷한 출발점이나 전통 없이 형성된 '디지털 네이티브'의 정체성을 ‘근본이 없는 존재’로 정의하는 것이다. 오프닝 트랙 ‘123’의 열화된 기타와 글리치 사운드는 마치 인터넷에 접속하는 느낌을 준다. 이와 함께 앨범 전반에 흐르는 몽환적인 인디트로니카 사운드는 Mudd the student가 겪었던 노스텔지어를 소리로 변환한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시대에 자란 세대가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향수와 혼란을 동시에 보여주며 이는 동세대를 경험한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that same street와 파란노을의 피처링은 이 앨범이 말하는 '근본 없음'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다. ‘APA freestyle feat. that same street’에서는 스크리밍과 과격한 밴드 사운드가 폭발하며 [Field Trip]에서 보여줬던 반항적인 무드를 더욱 격렬하게 표현한다. 특히 일본의 보컬로이드인 that same street의 존재는 오프라인의 뿌리보다 온라인에서 관계를 만들며 자란 디지털 세대의 정체성을 그대로 상징한다. ‘활동 중 feat. Parannoul’은 성장하면서 마주하는 현실의 무게와 혼란을 느끼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감정을 담아낸다. 슈게이즈 특유의 찢어진 음향은 그 혼란을 나타내며, 두 아티스트의 솔직한 가사와 맑은 보컬은 그 혼란 속에서도 끝내 놓치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따라서 반항적인 노이즈와 몽환적인 향수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 이중성 자체가 '근본 없음'이라는 정체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이 앨범이 말하는 건 명확하다. 쇼미더머니에서 불렀던 ‘불협화음’처럼, Mudd the student는 완벽하게 다듬어진 음악보다 비뚤어지고 정제되지 않은 소리가 오히려 우리의 삶과 더 닮아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유치하다고 치부할 수 있지만 출발점도 방향성도 선명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지금의 세대에게 이 ‘근본 없음’은 묘한 공감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 앨범이 미숙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많은 걸 알고 있는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솔직함을 가장 날카롭게 기록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차가운 디지털의 세계에서 Mudd the student가 말하는 진솔하고 투박한 메시지는 지금의 세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또 다른 방식의 위로처럼 느껴진다.
TEN : '새로움'과 '컴백'은 케이팝 팬들을 언제나 설레게 하는 단어다. 특히 COSMO(소속사 어플리케이션) 투표를 통해 새로운 조합을 끊임없이 만들어온 tripleS 팬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tripleS에 한정해서는 이 '새로운 조합'이 설렘보다 컴백을 위한 이벤트적 장치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월드투어를 위해 별도의 디멘션 Alphie를 만들거나, 일본 활동을 위해 ∞!(Hatch!)를 구성했던 전례처럼, 조합의 변화가 서사적 필연성보다는 프로젝트•캠페인 단위의 목적에 의해 설계된 경우가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tripleS msnz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24인의 완전체 앨범 이후 다시 6인조, 네 개의 디멘션으로 나뉘어 돌아왔지만, 새로운 조합이 tripleS라는 큰 서사를 실질적으로 어디까지 확장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새로운 조합이라는 기획 의도는 분명하지만, 정작 음악적 방향에서는 그만큼의 신선함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각 디멘션별 리드 트랙들은 서로 다른 장르를 통해 색을 펼쳐 보이지만, 그 차별성이 디멘션의 존재 이유로까지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tripleS의 시그니처 'La La La'를 훅으로 활용한 ‘Fly Up’은 누디스코의 기본 문법에 익숙한 성공 공식을 그대로 얹은 곡으로 안정감만 남긴다. ‘Bubble Gum Girl’은 2세대 아이돌을 떠올리게 하는 Frutiger Aero풍의 사운드와 발랄한 멜로디로 반가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이러한 발랄한 컨셉과 '귀여움' 기반의 스타일링은 이미 수많은 걸그룹이 중심 컨셉으로 활용해 온 영역이라, 굳이 tripleS가 디멘션 형태로까지 구현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그 감성이 특정 디멘션만의 당위성이나 서사적 확장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트렌드를 차용한 단편적 컨셉에 머무르는 느낌이다. 이렇듯 이번 앨범은 너무 다양한 맛을 한 번에 보여주려다 보니, 유기적인 앨범이라기보다 '샘플'을 전달하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이번 디멘션은 tripleS가 내세워온 '모든 가능성의 아이돌'이라는 슬로건의 양면성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다. 조합은 분명 새롭지만, 그 새로움이 음악적인 완성도나 그룹 서사를 넓혀주지 못한다. 네 개의 디멘션 리드 트랙을 지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24인조 타이틀 곡 ‘Christmas Alone’에서도 신선함보단 아쉬움이 더 뚜렷해진다. 저지 클럽 기반의 일렉트로팝에 캐롤 요소를 얹은 이 곡은, 보컬을 어떻게 살릴지 감을 잡지 못한 느낌이라 오히려 '사람은 많은데, 보컬 활용은 잘 안 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tripleS가 어떤 정체성을 갖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는지는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단체 타이틀 곡도 아쉽고 디멘션의 색깔은 흐릿한데 조합만 계속 바뀌다 보니, 결국 남는 것은 신선함이 아니라 익숙함의 반복이다.
플린트 : 힙합 씬은 최근 레이지의 정신없는 사운드에 00~10년대의 일렉트로 팝의 친숙한 "뽕맛"을 녹여내 인디슬리즈의 감성을 구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국내에서도 Effie, The Deep, 재키와이 등의 아티스트가 하이퍼팝에 2세대 아이돌 곡이 떠오르는 사운드를 활용하기도 했다. 자타공인 트렌드의 문익점, 식케이가 이끄는 KC 사단은 이 미세한 방향 조정을 놓치지 않았다.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신스 사운드가 뱅어를 만들어 내는 식케이의 감각을 만나 ‘KOCAINE CASTLE’, ‘KURT COBAIN’에서 중독적인 리프로 빚어졌고, 리프의 리듬감에 올라탄 훅은 귀에 계속해서 맴돌게 한다. 앨범의 후반부에서는 ‘KUBAN CHAIN’에서 느껴지는 10년대 초반 더티 사우스식 드럼과 같은 요소로 힙합 색을 더 짙게 담아 무게감을 더했다. Hukky Shibaseki의 색이 [KC2.5]보다 더 짙게 배 간결하면서도 쫄깃한 ‘KARMA COLLECTOR’ 또한 앨범 내에서 일렉트로 팝의 반가움 외에도 다양한 씹는 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며, KC가 트렌디함 원 툴이 아니라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 듯하다.
앨범의 키 맨인 나우아임영에 대해서도 안 짚고 넘어갈 수가 없다. [KC2.5] 이후 합류한 나우아임영은 날카로운 톤과 패기 있는 가사로 트렌디한 감각을 더하며 저번 컴필레이션과의 차별점을 만들어낸다. 직전 본인의 앨범 [LUXARY TAPE]의 ‘LUXARY BASS’, 그리고 ‘AH AH’와 결이 같은 ‘KURT COBAIN’ 같은 트렌디한 전반부에서는 이러한 트랙에 대한 이해도를 보여주는 벌스를 보여주며, ‘KARMA COLLECTOR’처럼 시대를 따라가지 않은 후반부에서도 나우아임영의 존재가 시대감을 붙들어준다. 특히 ‘KARMA COLLECTOR’의 경우, 미니멀한 구성으로 플레이어가 돋보인 덕에 나우아임영뿐 아니라 랩으로 무게감을 잡은 김하온도, 앨범 전반에선 후배를 위해 뒤로 빠져있었지만 쫄깃한 박자 배치로 클래스를 보여준 식케이가 서로 바톤을 주고받으며, 개인이 아닌 KC의 좋은 폼을 보여준다.
올해의 KC는 [K-Flip+]을 필두로 나우아임영, vangdale 등 각자 수작을 선보이며, 장충에서의 단독 콘서트를 매진시킬 만큼 이미 2025년을 KC의 해로 만들어 냈다. 그런 와중에 3개월이란 짧은 기간 만에 나온 [KC3]는 퀄리티가 떨어진 옥에 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KC2.5]에서 트렌드를 놓친 것에 대한 절치부심처럼 느껴질 정도로 [KC3]은 그 짧은 기간 만에 다시 트렌드를 빠르게 잡아 올해의 KC에 대한 명예를 회복했다. 이러한 사람들의 니즈에 대한 민첩한 욕심이 KC가 빛날 수 있었던 이유이며, 전곡 제목의 이니셜로 K, C를 넣은 것에서 볼 수 있듯이 [KC3]은 KC의 올해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아내며 1년의 꼭대기를 장식했다.
광글 : Sam Fender나 Sombr처럼 빈티지한 감성을 잘 복각한 앨범이라 말하고 싶다. 22살의 어린 나이와 어울리지 않게 Dove Ellis는 Thom Yorke 특유의 예민한 떨림과 함께 Jeff Buckley처럼 울림이 길게 남아 공간을 채우는 은근한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특히 ‘When You Tie Your Hair Up’에서는 호소력 짙은 보컬 위로 신스가 파도처럼 흐르고, 어쿠스틱 기타가 순간순간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며 극적인 구성을 취한다. 나아가 앨범 단위에서도 ‘Pale Song’의 미니멀한 출발에서 ‘Jaundice’의 컨트리 특유의 폭발하는 감성으로 치솟았다가 후반부의 서정적인 감성으로 내려앉는 전형적인 기승전결의 구조는 마치 외줄을 걷는 듯한 긴장감을 주며 몰입을 강화한다. 또한 정교한 챔버 팝의 현악기와 촘촘한 프로덕션은 향수를 자극하지만, 고독, 죽음, 생존이라는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며 단순한 복고에 머물지 않는다.
추운 겨울이 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 앨범은 바로 그런 차갑고 고독한 시간을 통과하며 스스로에게 묻는 감정을 정직하게 기록한 음악이다. 불안정하지만 솔직한 보컬과 미세한 틈새가 있는 악기들은 겨울의 한기 속에서도 작은 온기를 만들어내며 흔들리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비춘다. 특히 ‘Love Is’에서 오케스트라와 밴드 사운드가 충돌하는 순간은 사랑의 위험함과 동시에 그 위험으로 다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이 앨범의 감정 구조를 가장 명확히 보여준다. 이처럼 따뜻함과 차가움, 두려움과 용기가 반복되는 흐름은 이 앨범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독을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으며 계속 이어지는 삶의 일부임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앨범의 핵심은 해답이 아니라 그 겨울을 지나가며 느끼는 고독 자체를 음악으로 포착하는 데 있다. 요즘의 주류와는 다르지만 이 음악이 ‘음유시인’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 시대의 불안에 거창한 위로를 건네진 않지만, 흔들리고 무서운 마음을 숨기지 않고 음악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려는 진실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플린트 : redveil이란 이름을 선보인 [Bittersweet Cry]로 보편적인 재즈 힙합의 칠한 무드와 함께 커리어를 출발한 후 점점 더 힘차지던 redveil의 변화를 반영하듯, 다소 과격한 첫인상의 앨범이다. 앨범의 전반부는 여러 악기의 선율과 함께 힘 실린 발성의 랩이 난잡하게 달려드는 와중에 드럼은 찌그러져 꽉 채워진 사운드로 다소 부담스럽게 시작한다. 이러한 힘찬 요소들이 각자 소리치면서 만들어낸 새츄레이션 때문에 앨범 전반의 EQ는 저음보다 고음에 쏠려 있으며, 훨씬 더 활기차게 들린다.
과격함에 익숙해질 때쯤, 험악했던 드럼이 잠시 자리를 비운 ‘brown sugar’에서 레트로하고 익숙한 신스와 함께 예기치 못했던 부드러움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어지는 트랙들에서는 여전히 거칠게 클리핑이 걸린 드럼과 클라이맥스에서 쏘아붙이는 격양된 랩의 힘이 느껴지는 와중에, 그 사이로 스네어 브러싱, 실로폰, 셰이커 등 온순해진 사운드와 함께 소울풀한 멜로디가 비집고 들어온다. 감미로운 세레나데 같은 ‘stay the night’을 지나 어느덧 후반부의 ‘black christmas’까지 나아가면 지금껏 들려왔던 미묘한 시그널들이 크리스마스를 향해 왔으며, 앨범이 담고 있는 풍성하고 따듯한 연말이란 심상이 생동감 있게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첫눈이 이제 막 내린 연말에 나온 재즈 힙합이라면 우리는 일단 폭닥한 느좋 무드를 떠올리기에 자칫 미스매치 같은 "활기찬"과 연말이란 조합의 앨범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는 오히려 연말에 대한 더 적절한 표현일 수 있다. 우리는 12월을 벽난로 앞에서 핫쵸코를 마시며 보내지만은 않는다. 한해를 함께 보낸 사람들과 왁자지껄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 앨범 내내 이어진 redveil의 격양된 랩은 그러한 자리에서의 우리의 목소리를 닮았다. 홈파티의 절정에서 거실 한 구석에 틀어둔 캐롤은 술기운이 오른 흥겨운 분위기와 섞이며 마냥 하얗게만 들리진 않는데, redveil의 업된 목소리와 거칠게 눌린 드럼은 차분히 깔린 선율 위에서 전반적인 사운드를 격양시키며 이러한 감상을 남긴다. 이처럼 연말은 차분하게 한 해를 정리하는 것만큼이나, 우리는 1년 동안의 시간을 즐겁게 기념하기도 하기에, [sankofa]는 뜨겁게 연말을 보내는 또 다른 만족스러운 방법이 되어준다.
TEN : 그의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들어왔던 건 Yuno Miles 특유의 엉뚱함이었다. ‘Martin Luther’나 ‘Drake BBL Freestyle’에서 들리는 비트는 허술하고, 래핑은 노래라고 부르기 애매할 만큼 삐뚤어져 있으며, 그 사이사이에 끼어드는 장난 같은 추임새들은 이상하게도 하나의 완성된 코미디 랩처럼 느껴졌다. 그는 이 어설픔을 단순한 부족함이 아니라 자신의 색으로 굳혔고, 일부러 엉망을 택하는 방식으로만 만들어낼 수 있는 웃음을 설계해 왔다. 한때는 "이 사람만 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구린 맛이 분명한 매력이었다.
그런데 이번 [ALBUM]은 "이제는 제대로 된 힙합 앨범을 해보겠다."는 의지가 과하게 드러난다. 아마 Kanye West가 샤라웃 해주고 그의 딸 North West와 협업을 하기도 하며, ‘Bad Days’, ‘Want It To Be Over’ 같은 곡을 통해 래퍼로 인정받는 순간들이 쌓이면서 한 번쯤은 '정석적인 앨범'에 도전해 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ALBUM]은 이제 제대로 된 힙합 앨범을 해보겠다고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채우다 망한 느낌이 강하다. 트랩 비트를 깔고, 멜로디 훅을 얹고, ‘Racetrack’에서는 합창과 코러스를 동원해 묵직한 분위기를 노리지만, 유튜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수준의 익숙한 타입비트 사운드에 머문다. 코미디 랩으로 시도한 트랙들도 완성도 면에서는 의문이 남는다. ‘Hi’와 ‘Racetrack’은 제목 몇 글자를 계속 반복하는 구성으로만 시간을 끌고, ‘Pushups’는 갑자기 툭 끊기면서 '이게 끝?'이라는 허무함만 남긴다. 그나마 ‘Head Ahh’, ‘6'2’, ‘Bobo’s Chicken’처럼 예전 Miles 식 바보 같고 유치한 감각이 살아나는 트랙들이 조금씩 나오는데, 오히려 이 몇 곡이 "결국 이 사람은 코미디 랩을 할 때 제일 잘 된다."는 사실만 역설적으로 증명해 버린다. 정작 [ALBUM]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무게를 잡으려 한 시도는, 그의 강점을 살리기보다는 흐리게 만드는 쪽에 가까워 보인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제 그 어설픔이 더 이상 재미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 트랙에서 들리는 허술함은 웃음을 위한 장난스럽게 느껴지기보다는, 힘이 빠진 채 반복되는 패턴처럼 다가온다. 예전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장난기나, 일부러 엉성하게 망가뜨리고 그대로 끝내버리는 맛도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그가 고집해 온 '엉뚱함'은 더 이상 놀랍지 않고, 듣는 입장에서는 피식 웃기보다는 점점 질려간다. 한때는 "이렇게까지 구려도 이렇게 재밌을 수 있구나"를 보여주던 아티스트였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그 공식을 더 이상 설득력 있게 유지하지 못한 채, 예전의 매력을 되짚어 보게 만드는 지점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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