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음악상의 역사를 살펴보자.
<한국대중음악상>은 2004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23회째를 맞고 있는 한국의 대중음악 시상식이다. 예전부터 그렇게 인기가 많은 시상식은 아니었으나 최근 KPOP 아이돌들이 수상을 하면서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아졌다. 하지만, 그래미 어워드도 그렇고, 칸 영화제도 그렇고 이런 ‘예술품을 평가하는 시상식’은 항상 논란과 불평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결국 예술품을 평가하는 기준에서 객관적인 지표인 판매량과 스트리밍 수를 뺀다면, 결국 ‘취향’에서 갈라지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전문적인 사람들의 취향을 통해 보편적인 결괏값을 도출하려 노력하는 것이 이런 시상식의 맹점이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현재의 <한국대중음악상>은 약간의 문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글에서는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 또, 어떤 방향으로 고쳐나가야 하는지 한번 얘기해 보려 한다.
<한국대중음악상>의 역대 수상작들을 보면, 현재 한국 음악 시장을 지배하는 KPOP의 비중은 다소 작고 장르 음악이 대부분이다. (물론 최근 들어 KPOP이 수상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런 지점에서 <한국대중음악상>의 시상이 그렇게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거란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또, ‘그들만의 축제’ 느낌이 다소 강해 보인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한국대중음악상>은 KPOP과 인디씬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한국대중음악상>이 ‘한국의 대중음악 시상식 중 유일하게 상업적 성적과 대중적 인기보다 음악성으로 평가하는 시상식’이라고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들의 소개를 한번 봐보자.
그들의 소개를 요약하면, 대중적 요소를 신경 쓰지 않고, 그들만의 ‘예술적 가치’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외부 요소를 제외하고 ‘작품’만의 가치를 평가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부분에서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은 KPOP이든 장르 음악이든 그들만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기에 아티스트의 인정욕구 및 팬들의 자부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 장르 음악 씬의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작업물이 평론가 및 기자들을 통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은 당연히 좋아할 일이다. KPOP 음악의 경우, 객관적인 데이터로서 상업성, 대중성을 인정받은 후, 이런 ‘예술적 가치’까지 인정받게 된다면 아티스트는 물론이거니와 팬들에게까지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현재까지 <한국대중음악상> 중 대상 최다 수상자는 BTS이다. 또, ‘올해의 노래’ 부분에서 두 번 이상 수상한 팀도 BTS와 aespa 밖에 없다. 이런 수상들은 앞서 언급한 팬들의 자부심을 챙기는 것뿐만 아니라, 장르 음악 아티스트들의 수상에 비해 훨씬 화제성이 크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마저 <한국대중음악상>이라는 시상식에 관심을 끌게 했다. KPOP 아티스트들의 수상은 <한국대중음악상>이 장르 음악 팬들의 잔치가 아닌 한국 대중음악의 주요한 시상식 중 하나가 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시장이 큰 KPOP의 참여만이 <한국대중음악상>의 인기를 높인 것은 아니다. 2010년대부터 시작된 힙합 음악의 인기, 그리고 최근 코로나를 기점으로 발생한 소위 ‘밴드 붐’도 <한국대중음악상>의 명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힙합 음악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2011년, 가리온의 [가리온2]가 올해의 음반상을 받으면서, 한국의 힙합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고, 이는 2016년 E SENS의 [The Anecdote]가 올해의 음반상, 딥플로우가 올해의 음악인상을 받으면서 최고점을 찍게 되었다. <쇼미더머니> 시리즈와 대중적인 힙합 아티스트들에 의해 힙합 음악에 관심이 생겼던 대중들이 2016년을 기준으로 <한국대중음악상>에 큰 관심이 생겼다. 록 음악의 경우에는 초기부터 상이 존재했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그 결과가 큰 관심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소위 ‘밴드 붐’ 현상과 대중적인 인기를 가진 밴드 아티스트의 등장으로 일반 대중들은 더욱이 <한국대중음악상>의 결과에 관심을 끌게 되었다. 17회에 <올해의 노래> 상을 받은 잔나비나 21회에 <올해의 음악인> 상을 받은 실리카겔이 그 예시다. 과거는 분명 그들만의 리그였다. 앞서 말한 KPOP 아이돌의 수상 및 힙합과 록 음악의 부흥이 지금의 <한국대중음악상>의 소위 ‘권위’를 만들게 되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이제 더 이상 음악 오타쿠들만의 축제가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KPOP 아이돌이 본상을 받고, 힙합 팬들 사이에서 명반이라 불리던 음반들도 본상을 탔다. 그리고 수많은 인디 록스타가 <올해의 음악인> 상을 받기도 했다. 대중적 인기를 가진 아티스트들이 수상을 하면서 이젠 <한국대중음악상>의 후보 선정만으로도 수많은 커뮤니티에서의 글과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들의 선정 결과가 음악씬에 거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음악에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결과를 챙겨보는 시상식이 되었다.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그들의 선정 결과에 따라 어떤 아티스트는 권력을 얻거나 어떤 아티스트는 조롱의 대상이 된다. 결과에 따른 영향을 선정 위원들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도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하는 상황에서도 분명 걱정되고 비판하고 싶은 지점이 있다.
일단 첫 번째로 말하고 싶은 문제점은 바로 ‘선정위원의 국소화’이다. 50명이 육박하는 전문가들이 있는데, 이게 왜 문제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선정위원들의 출신과 세대의 부분이다. 선정위원들은 대부분 평론가와 기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들의 나이층도 ‘젊은 세대’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선정위원들의 신상정보는 따로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그들이 쓴 글이 2000년대 초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몰려있고 여러 기사를 통해 유추하면 대부분 30대 후반에서 50대이다. 물론, 평론가라는 직업이 꽤 많은 문화적 사유와 공부가 합쳐져야 하다 보니 젊은 층이 평론가가 되어 저 선정위원 라인업에 뛰어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음악은 타 예술 작품들에 비해 생산도 빠르고 동시에 소비도 빠르며 그렇기에 트렌드도 급속도로 변한다. 또, 대중음악의 경우는 더욱이 젊은 세대의 영향이 크며 지금처럼 인터넷이 전 세계를 연결하고 있는 시기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새로운 장르와 문화 발생이 잦다. 이런 시대에서 <한국대중음악상>의 선정위원은 여전히 과거의 음악을 최고의 음악이라 생각한다는 점이 충돌한다. 당장 <한국대중음악상>의 장르 분야를 보면 알 수 있다. 7080의 대중음악의 핵심이었던 록 음악은 ‘얼터너티브’, ‘헤비니스’, ‘록’으로 세부화되어 있다. 당장 재작년이었던 19회에서는 ‘록’, ‘모던록’, ‘메탈 하드코어록’으로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현재 대중음악의 핵심인 힙합은 ‘힙합’ 하나로 끝나 있다. 타 장르들이 대세가 된 지금 여전히 록 음악만 세분화가 되어 있는 것은 의문이다. 이렇게 록 음악 분야를 나눈 이유가 각 장르별로 감상하는 감성과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라는데, 그런 방법론대로라면 힙합도 최소한 ‘붐뱁’, ‘트랩’, ‘팝랩’ 정도로 나눠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붐뱁류의 음악은 메시지를 우선으로 가져가는 데 반해, 트랩은 사운드적 자극이 더 우선시 되기 때문에 감상하는 관점이 다른 건 록 세부 장르와 마찬가지다. 나누는 기준도 미지수다. 대체 ‘록’과 ‘얼터너티브 록’의 차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록’부분이 더 클래식하고 ‘얼터너티브 록’이 90년대 이후 발생한 록 음악의 스타일이라고 가정한다 해도 어긋나는 후보들이 굉장히 많다.
또, ‘선정위원의 국소화’와 관련된 다른 문제로는 특정 평론 사이트의 영향이 크다는 지점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평론 사이트인 리드머와 IZM의 영향이 상당히 크다. 힙합 부분의 8명의 선정 위원 중 4명이 리드머 필진이다. 또, 상당히 많은 선정 위원들이 IZM 출신이기도 있다. 물론, 국내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평론 사이트기 때문에 이들의 출신이 우연히 겹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IZM의 경우 비판 사유인 ‘과거에 멈춰 있다’는 선정위원들이 이겨내야 하는 지점이다. IZM은 특히 과거 ‘오토튠 사용’에 관한 시대착오적 발언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튠으로서의 기능을 말하는 오토튠과 음악적 표현 기법으로 사용하는 오토튠은 확실히 다른 차이가 있는데, 이를 하나로 묶고 ‘노래를 못 부르는 가수가 사용하는 치트키’ 정도로 단정을 내린 것은 분명 오류이다. 이 당시 IZM은 많은 비판을 받았고, 새로운 필진들이 들어오면서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를 꾀한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 <한국대중음악상>의 선정위원 중 다수가 저 당시의 IZM에서 필진을 하던 사람들이다. 다만, 리드머의 경우 최근 해외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려는 노력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여전히 편애 논란이나 억까 논란은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들의 기준이 얼마나 정확하고 학문적인지는 몰라도, <한국대중음악상>이라는 타이틀 안에서 하나의 음악 분야 선정 위원의 절반이 한 사이트 출신이라는 지점은 어떤 공정한 결과라도 신뢰도를 높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2000년대에 태어난 아티스트들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트렌드를 쥐고 있는 지금, 음악 OB들과 함께 새로운 세대의 음악적 방향을 고려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젊은 선정위원들도 필요하다.
앞서 말한 ‘선정위원 국소화’의 문제는 사실 다음에 말할 문제의 근거에 불과하다. 바로, 선정위원들이 만드는 ‘일종의 담론’에 관한 문제이다. 이들의 소개에는 분명 ‘작품’만을 가지고 평가한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이들이 선정한 결과물을 보면, 작품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어떤 흐름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도 그들의 취향에 따라 갈리고 선정 위원들이 유지되다 보면 그 일관된 선택이 그들의 취향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한국대중음악상>이 가지고 있는 권위와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조금 생각해 봐야 하는 지점들이 있다. 지금껏 <한국대중음악상>의 선정 이유와 작품들을 보며 생각을 한번 해보자.
먼저, ‘작품’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닌, 아티스트의 외적 요소가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있다. 2020년 (17회) 최우수 모던록 음반상을 받은 검정치마의 [Thirsty]. 이 앨범의 경우 상을 받을만한 정도의 퀄리티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3-2집으로 나온 [Thirsty]는 3-1집이었던 [Team Baby]와 정확히 대척점에 있는 이야기였다. 사랑의 찬란하고 낭만적인 부분을 외치던 [Team Baby], 그리고 그 사랑에도 어두운 부분이 있으며, 이것이 현실이라 말하는 [Thirsty]. 가사와 사운드로 이 두 앨범을 맥락적으로 이어가며 같은 대중적 키워드인 [사랑]을 정확하게 컬러와 흑백으로 나누어 표현한 이 앨범은 상을 받을만한 웰메이드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선정 후 한마디는 무언가 이상하다.
[Thirsty]란 앨범은 처음 발매됐던 당시 엄청난 수의 악플과 별점 테러를 받았다. 검정치마는 앨범을 낼 때마다 여혐에 관련된 크고 작은 논란들이 있었지만, 분명 ‘작품’만을 가지고 평가한다던 그들이 이 [Thirsty]와 관련된 외적 사건들을 위주로 글을 썼다. 또, “곡과 곡 사이 맥락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작품을 비난한 모든 이들에게 날리는 시원한 어퍼컷”이라는 문장은 평론에서 피해야 하는 ‘누군가를 가르치려 하는 태도’의 느낌도 나 아쉽다. 또, 쏜애플의 경우도 예시 중 하나이다. 쏜애플이란 밴드는 그 당시 수많은 인디 밴드 및 대학 밴드들에 작법 상의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쏜애플의 음악은 단 한 번도 수상한 적이 없다. 특히 그들의 영향력이 최고점에 달하던 ep [서울병]은 후보에도 선정되지 못했었다. 일반 대중들과 수많은 밴드 꿈나무가 쏜애플에게 느꼈던 감상과 평론가들 사이에 무슨 괴리가 있었기에 이렇게 평가가 갈라질까. 쏜애플은 ep [서울병]이 나오던 시기에 보컬 윤성현의 여혐 발언 관련으로 큰 논란이 있었다. 그렇게 많은 리스너들이 생각하는 쏜애플 최고의 작품 ep [서울병]은 논란과 함께 IZM에서의 혹평 및 <한국대중음악상>에 노미네이션되지 않았다. 작품과 아티스트의 도덕성 간의 관계는 계속해서 얘기되고 있는 재밌는 이야깃거리지만, 분명 ‘작품’만을 가지고 평가한다던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이런 지점들이 보이는 것은 유감이다.
또 다른 담론으로는 경제 논리에 관한 부분이 있다. KPOP 아티스트들이 갑작스레 <한국대중음악상>에 나타난 것은 KPOP이 점점 해외 진출을 해가면서 퀄리티적으로도 급성장하게 되었기에 이는 굳이 문제라고 짚고 싶지 않다. 다만, 장르 음악씬에서 한 아티스트가 지속적으로 후보에 이름이 올라오는 것은 한 번쯤은 생각을 해봐야 한다. 작년 22회에서 [역성]이라는 앨범으로 올해의 음악인상과 최우수 록 노래를 석권하면서 좋은 결과를 보였었다. 필자도 이승윤을 상당히 좋아하지만, 올해 23회 최우수 록 노래에 ‘PunKanon’이 수상한 것은 상당히 의문이다. ‘노래상’의 경우에는 싱글뿐만 아니라 앨범 수록곡에서도 후보가 올라올 수 있는데, 이승윤의 올해 활동은 저 싱글 ‘PunKanon’ 하나뿐이다. 물론, 곡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좋다면 올라오는 것은 당연하나, 이승윤이라는 이름이 데뷔 때부터 쭉 개근하는 것을 보면 의문이 안 갈 수가 없다. 이승윤과 함께 한로로는 데뷔 이후로 후보에서 자주 보이기도 했으며, 23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악인’ 상을 받았다. 이승윤, 한로로 등 장르 음악 팬덤보다 개인적인 팬덤이 확고한 아티스트들이 최근 들어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자주 나타나는 것은 <올해의 노래> 부분을 KPOP 음악이 수상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해당 아티스트의 대중적 인기를 통한 <한국대중음악상>으로의 관심도 상승. 대중적 관심도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런 방식으로 그들의 ‘기준’과는 사뭇 다른 맥락으로 그 관심도를 꾀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담론은 특히 더 중요하다. 바로 ‘정치적 요소’에 관한 부분이다. 특히, 이런 지점은 포크 음악 장르에서 더 쉽게 볼 수 있다. 포크 음악, 특히 국내에서 포크 음악은 더더욱 운동권의 영향이 강하다. 아무래도 국내 포크 음악의 시작이 김민기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김민기의 ‘아침이슬’이 학생 운동의 상징적인 노래가 되면서 포크 음악은 민중가요로서, 저항정신의 상징으로써 사용되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대중가요로 편입되고 분화되면서 “포크 = 저항”이라는 의식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2026년에도 이 “포크 = 저항”이 유지되고 있을까? 이미 10cm나 장범준 등 팝 음악으로써의 사용성이 팝 부분 수상을 통해 입증되었지만, 여전히 <한국대중음악상>에서는 이랑과 같은 정치적인 메시지와 자아 표현을 담은 포크 아티스트만이 후보에 선정되거나 상을 받고 있다. 또, 2019년 올해의 음반상 후보로 올라온 공중도둑의 [무너지기] 이후 포크 음악에서 파생된 포크트로니카가 전세계 장르 음악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장르로 부상하고 있어도 이들은 포크 부분, 일렉트로닉 부분 둘 다 보이지도 않는다. 공중도둑뿐만 아니라, 김반월키의 [빈자리]는 많은 매니아들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노미네이션조차 되지 않고 여전히 정치적 메시지를 가진 포크 음악만이 후보에 있었다.
이어서, 스타 만들기와 관련된 부분이 있다. 바로 23회 <올해의 음악인> 선정 관련이다. 먼저, 23회에서 최다 노미네이션된 Effie를 먼저 알아보자. Effie는 이번 23회에서 올해의 음반,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랩&힙합 음반, 최우수 랩&힙합 노래, 최우수 일렉트로닉 음반, 최우수 일렉트로닉 노래에 지명되었다. ep [e]와 ep [pullup to busan 4 morE hypEr summer it’s gonna bE a fuckin moviE] (이하 [busan])가 각각 일렉트로닉, 힙합으로 상 후보에 올라왔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국내 힙합 트렌드에서 Effie가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는 분명히 존재한다. 해외의 인터넷 음악이 한국에서 표현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나오는가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Effie인 것도 맞다. 나라마다 고유의 인터넷 문화는 존재하고 거기서 파생된 새로운 한국형 인터넷 음악은 Sik-k와 Effie를 필두로 The Deep, NOWIMYOUNG, Ek, 김상민그는감히전설이라고할수있다, SYSTEM SEOUL등 수많은 힙합 및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들과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씬에서의 영향력과 대중들에게 각인된 그녀의 모습은 6개의 노미네이션으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Effie는 이번에 단 한 개의 상도 받지 못했다.
물론, 랩&힙합과 일렉트로닉에서는 너무 쟁쟁한 경쟁자가 있었다. Sik-k & Lil Moshpit의 [K-Flip +]와 키라라의 [키라라]의 수상에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올해의 음악인> 항목이 문제다. <올해의 음악인>에 선정된 한로로, 그녀가 올해에 발매한 ep [자몽살구클럽]은 호불호가 극렬하게 나뉜다. 취향 이전에 음악성 및 완성도로 따져봐도, 타 후보들인 Effie, 엔믹스, 이찬혁, 제니 등에 비해 한로로의 작품이 다소 낮게 평가되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올해의 음악인>의 기준이 한해 가장 영향력이 컸던 아티스트라고 잡는다 해도, 한로로가 이찬혁과 Effie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해도 애매하고, 음악성을 따진다 해도 타 후보들이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에 노미네이션된 것에 비해 한로로의 앨범과 곡은 후보에 선정되지 않았다. 선정의 변을 보면 ‘인디와 메이저 사이의 가교 역할’을 높게 평가했다고 하는데, 이 기준조차 애매하다. 애초에, 한로로가 인디가 맞는가? 한로로는 소속사 어센틱의 기획 아래 연습생 시스템을 거쳐 데뷔했고, 데뷔 후에도 KPOP 아이돌을 벤치마킹한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다. 다만, 한로로를 ‘인디와 메이저 사이의 가교 역할’로 바라보기보다, ‘인디의 겉모습을 빌린 메이저’로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올해의 음악인>의 기준은 무엇인가. 20회 <올해의 음악인> 수상자 250은 개인 앨범 [뽕]으로 음악성을, 그리고 NewJeans의 메인 프로듀서로서 대중성을 보여줬다. 21회 수상자인 실리카겔은 인디에서 쌓아왔던 그들의 음악성을 [POWER ANDRE 99]으로 대중성과 함께 폭발시켰다. 그리고 22회 수상자인 이승윤마저 [역성]이라는 앨범으로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결국, 그 한해 해당 아티스트가 발매한 앨범이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이는데,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이 그 전 수상자들의 작품에 비해 평가가 낮은 것을 보면 도대체 이 <올해의 음악인>의 기준이 무엇인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 <올해의 음악인>의 선정 기준이 확고하게 제시되지 않으면, 앞서 언급한 한로로의 타 후보들과 비교적 떨어지는 음악적 완성도에도 지속적인 후보 선정되는 것과 합쳐져 편애 혹은 일종의 스타를 만들고자 하는 모습으로 의심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앞서 언급했던 문제들은 ‘선정위원’의 역할에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선정위원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대중음악상>의 선정위원에서 실질적인 음악 업계 종사자는 선정위원에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음악 업계 종사자가 선정위원이 되면, 인맥과 관련된 부분에서 문제가 있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평론가와 기자라고 해서 없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 음악 시장은 기본적으로 좁으므로 아티스트와 평론가 및 기자 간의 인간적인 관계가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 오히려 아티스트와 평론가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례로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키라라는 레슨 중에 “평론가에게 이메일 보내는 법”을 가르친다. 이런 게 정치질이라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음악은 누군가가 들어야 의미가 생기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은 보다 영향력이 강한 리스너인 평론가에게 자신의 음악을 전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는 결국 음악 업계 종사자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포함된다고 해서 우려되는 소위 ‘인맥질’이 과연 ‘평론가’가 위주인 지금의 선정위원 풀에서 벗어날 순 없다는 얘기다. 음악의 평가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 작곡가 및 프로듀서, 엔지니어들이 생각하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 평론가와는 다소 다를 수 있다. 다른 의견이 많아질수록 선정 결과에 대한 신뢰도는 향상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래미 어워드의 선정위원 즉, NARAS(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은 본인 명의로 된 12개 이상의 트랙이 있어야 할 수 있다. 또, 단순히 음악 산업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350명 이상의 전문가들도 참여하고 가끔 몇 부분들은 특별 심사 위원단까지 평가에 참여한다. 또, 국내의 한국 힙합 어워드의 경우 평론가 및 음악 업계 종사자로 선정 위원을 만든다. 이런 것처럼, <한국대중음악상>에서도 업계 종사자의 참여가 필요해 보인다. 또, 젊은 세대의 참여가 필요하다. 과거의 것이 무조건 낡고 구리다는 것이 아니다. 음악은 시대의 예술이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가 잘 섞여야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물론 이런 방식이 무조건적인 정답이라 할 수 없다. 당장 그래미 어워드와 한국 힙합 어워드 같은 경우에도 선정 관련 논란이 많다. 다만, 지속적인 변화가 <한국대중음악상>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 선정위원의 이념, 사상과는 멀어져 소개 그대로 ‘작품’의 관한 판단만이 필요하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대중음악상>의 후보와 선정 결과를 보고 또 ‘그들만의 리그’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분명 어딘가에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예술 작품이 올곧이 내재적 관점에서만 판단할 수 없다는 것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의 선정 결과와 정답이 수많은 리스너들에게 일종의 평가 잣대를 심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이 신중을 가해야 한다. 또, 그 결과들이 경제적인 파급력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추후 한국 음악 및 문화 발전에 큰 영향을 행사한다. 선정위원들의 신중하고 고차원적인 문화와 예술을 고찰한 결과가 권력이 아닌 권위를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문제점을 많이 말하긴 했지만, 필자 역시 과거부터 이 평론가들이 추천해 주는 음악과 책을 찾아 읽으며 음악을 공부해 왔다. 또, <한국대중음악상>이 다른 국내 음악 시상식보다 훨씬 더 공정하고 다양성을 존중 및 형성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필자가 말한 이런 방법들이 무조건 정답인 것도 아니다.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들어온다면, 그것은 그거대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다만, 앞서 말한 지점들은 분명히 짚고 여러 방법의 시도가 <한국대중음악상>의 명성을 더 드높이고 동시에 한국의 수많은 아티스트가 좋은 작품을 남길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
by. 르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