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리는 순간 보이는 것

by 곰살

기원전 4세기

레스보스 섬에는 그곳에서 사원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석공들에게 직선으로 된 자를 나눠졌습니다.

그런데 이 자로는 사원의 기둥 둘레는

측정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자 석공들은 이 직선자 대신

다른 자를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잘 구부러지는 납으로 자를 만들어 필요에 따라

자를 유연하게 구부려 사용한 겁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규율이 대체할 수 없는 게 바로

개인의 지혜와 판단력/융통성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해요.


어쩌면 우리 삶에 필요한 건

꽉 짜여진 틀보다는 일상이란 기둥에 맞게 자를 구부릴 수 있는

삶의 지혜겠지요?

두 팔을 감아도 모자랄 만큼 버거운 일도.

어떤 잣대로, 어떻게 구부리느냐에 따라..

한 손안에 들어오는 가벼운 일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골프공의 방향은 골프를 치는 골퍼의 실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유머가 있습니다.

실력이 아주 뛰어난 고수의 공은요

고수가 본 그대로 날아가구요.

중수의 공은 골프채로 친 대로 간다고 해요.

그럼 하수는 어떨까요?

하수의 공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마음이 가는대로

즉 걱정하는 대로 간다고 합니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 앞서서 말씀드린

직선자와, 구부러진 자의 차이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보는데요?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 문제를 잘 다루는 건

어쩌면 유연한 태도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긴장되고, 걱정되는 일이 있더라도

고수의 마음처럼 내려놓을 수 있는 대범함이

저와 여러분에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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