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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모자를 쓴 아이들이 건넨 건

by 곰살

어린이집 주변 공원을 지나는데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보였습니다.

삼삼오오 선생님 지도하에

초록색 모자를 쓰고 걸어가는 아이들,

다들 꽃을 보러왔나 했는데,

앞장선 선생님께서 쓰레기봉투를 들고 계시더군요.


고사리 손으로 쓰레기를 얼마나 줍겠나 싶었지만

주변을 청소하겠다 나선 아이들이 꽤나 대견해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흙 만 만져도 예뻐 보입니다.

그런데, 청소를 하겠다고 호기롭게 나섰으니

주변이 더 환하게 보이더군요.

의미 있고 좋은 일이 고사리 손을 거치니

더 멋져 보였던 걸까요?


지구 한 모퉁이를 밝게 만들어 주는 건,

어쩌면 이렇게 작은 손길에서부터 시작이겠다 싶기도 했고요.

쓰레기 줍는 건 남녀노소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인데

고사리 손을 거치니까, 잠시 반성도 하게 되더라구요.

날도 더워지고, 시간도 잘 가지 않는 다고 불평만 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해서 말입니다.


날은 좀 덥지만 마음은 개운해질 수 있는 일들...

우리도 좀 찾아보지요.

멀리 갈 것도 없이

내가 머무는 공간이라도 주변 정리를 해봐야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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