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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msk Jul 05. 2022

급여. 애환의 근거, 애증의 열매

다양한 이름을 가진 커튼 뒤의 세계

동식물이 존재하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는 바로 삶이다. 자연이 존재하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 역시 삶이다. 삶이 아니면 자연이 존재할 필요도 고 동식물이 존재할 필요도 없다. 각자가 먹고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어떤 철학적인 말을 가져다 붙여도 이유는 삶이다. 그 누구도 감히 토를 달 수 없다.


직장인이 존재하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는 바로 돈이다. 직장이 존재하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 역시 돈이다. 돈이 아니면 직장이 존재할 필요도 없고 직장인이 존재할 필요도 없다. 각자가 먹고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어떤 멋들어진 말을 가져다 붙여도 이유는 돈이다. 그 누구도 감히 토를 달 수 없다.


직장인에게 돈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행동일 수 있다. 애환의 근거이자 우리의 인생을 쥐고 뒤흔드는 존재인 것이다. 그 의미는 매우 다양하고 넓다.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의 기이자 살아가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매우 어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 월급이 어떻게 책정이 되고 어떤 요소들이 반영이 되는지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인사부서가 모든 요소와 근거를 가지고 급여를 책정하지 않고 있다면 후에 큰 일을 당할 수 있다. 임금체계 설계는 시작부터 쉽지 않은 일이다.


자세히 알수록 난처한 내 월급의 세부 내역


급여는 직종, 직급에 따른 최초 기본급을 정하고 시작한다. 여기에 직책, 성과, 수당, 근태, 임금인상 등 기업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용하는 변동사항이 반영된다. 변동사항들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개인의 많은 이슈를 내포하고 있다. 사실상 숫자에서 직장인의 세부적인 모든 것이 월급에 표현이 되는 것이다. 그 안에는 서류상으론 명확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오해가 온통 뒤섞여 있다. 그래서 명확하지 않으면 갈등을 일으킬 여지가 많다. 이런 수많은 이슈들은 개개인마다 다르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입사동기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여 수준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같은 전형을 거쳐 입사했지만 똑같은 사람이 아니기에 평가는 미세하게 갈리기 시작하고 행태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각자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스타일도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본격적으로 실무의 정점을 보내고 있을 무렵 과장, 책임급이 되면 동기라도 급여 수준은 천차만별이 된다. 거기에 연차, 나이, 직급 등은 급여 차등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에 선후배들 간 급여 수준이 겹치는 등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기업 내에서 임직원 서로가 급여를 볼 수 있다면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어디서 시작되었을지 모르는 그간의 사건들을 찾아 설명한다는 것은 설명을 하는 인사부서나 듣는 직원이나 괴로운 일이다. 사내에서 서로의 급여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하는 이유다.


*직종(사무, 기술, 연구, CS, 생산, 검사, 현장 등 기업의 업종, 업태에 따른 수많은 직종이 존재한다.)

*직급(사원, 주임, 대리~부장 등 전통적인 방식의 체계부터 선임, 책임, 수석 또는 프로, TL, 매니저 등 다양한 체계가 있다.)


4대보험은 결국 세금이다.


보험이라는 명분이 있으나 사실상 불특정한 상황에서의 사고가 아니라면 쓰이는 경우가 드물다. 더구나 국민연금을 제외하곤 보장성도 아니다. 하지만 재직 중인 한 영원히 부과가 된다. 사실상 직장세라고 봐도 무방하다.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 산재보장보험료, 국민연금의 월급여 내 비중이 10%에 육박한다. 직장에서 50%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소득세나 다름없는 부담이다. 일정액도 아닌 소득에 따른 보험요율이 적용되기에 전체 직장인 중 상위 0.1% 정도의 소득이 아니라면 연봉이 상승하더라도 10% 정도의 비율부담은 그대로 유지된다. 급간이 높을수록 그래도 대한민국 상위 급여 수령자라는 사실로 위로를 얻기 바란다.


평균임금 기사의 치명적 오류


대기업부터 영세기업까지 언론이 주로 다루는 평균임금의 핫이슈는 성별 평균임금의 차이다. 단순 급여 수준에 따른 기업규모별 평균임금도 대상이지만 현상의 원인이 단순하기에 문제 삼지 않는다. 하지만 성별 평균임금의 차이에는 쌍심지를 켠다.


여기서 기자나 언론직종 종사자들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진실을 취재하는 것이 아닌 이슈몰이를 위한 말장난은 위험하다. 성별 평균임금 기사에 얼마나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


언론은 보통 남여 평균임금의 차이를 말할 때 여성고위직 비율을 얘기한다. 조직 내 고위직 남여 비율은 구분 없이 균등한 기회를 주고 있는지 균등한 조건에서의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지 육아휴직 등으로 인한 차별은 없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정기업의 남여 평균임금 차이를 논한다는 것은 출발부터 남여 임금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남여 평균임금은 업종, 업태, 위치, 규모에 따라 변동되지만 출발부터 남자라서 기본급 얼마, 여자라서 기본급 얼마로 구분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시대와 헌법에 맞지 않는 허위사실, 남여 임금차별을 기사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기사를 보고 그대로 분노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속이 뒤집어진다.


언론은 진실을 파헤치고자 탐구하는  업이 아니었던가.


진실은 이렇다. 남여 평균임금의 차이가 느껴지는 이유를 알아보자. 대표적인 타깃으로 꼽히는 제조대기업을 예로 살펴보자면, 전체 인원 중 생산직군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제조직군 내 생산직, 검사직이 많다. 생산직군은 고졸, 전졸로 구성이 된다. 보통 제조대기업은 이 직군의 인원 비율이 가장 높은 편이다. 기타 기술, 연구, 사무직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그리고 여성이 많다. 다시 말해, 저학력 생산직군 여성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말이다. 그럴 경우 특정 제조대기업의 여성 평균임금은 낮게 보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여성의 임금이 낮은 게 아니라 임금이 낮은 직군에 여성이 많다는 것이다. 성별 임금차별이 아니라 성별 직군 편성 불균형이 심하다는 말이다.


학력, 직무, 경력에 의한 임금차등엔 당장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당연히 성별에 따른 차등은 차별이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기에 떠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언론에서 떠드는 성별에 따른 임금차등을 말할 때 대기업에서의 현상을 논하는데 실제 대기업이든 영세기업이든 성별 임금차등은 불가능하다. 단지 표면적 수의 차이를 두고 그렇게 판단해버리는 그 단순함과 무지에 말을 잃게 된다. 직무의 차이를 둘 뿐, 성별 임금을 지정하지는 않는다. 문제를 논하고 싶다면 직무설계 비합리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임직원 개개인의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급여를 다루는 업무는 자칫 막노동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채용업무와 마찬가지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직접적인 급여업무에 거리를 두게 된다. 임직원의 역사가 담겼으나 단순히 수를 맞추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 하찮은 작업이지만 오류는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직접적인 의미엔 관심 없는 단계에서 급여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괜한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사업무 중 아웃소싱 대상인 업무이기도 하다. 공수의 난이도도 그렇고 나름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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