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msk Jun 07. 2021

HR은 무슨 생각을 하나.

'입사에서 퇴직까지 직원만을 위한 인사?'

어떤 회사든 인사부서에서 하는 일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특정시기에만 눈에 띄는 그들은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도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업무 타이틀이야 대략 알겠으나 항상 인사팀에서 하는 일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다소 공무원같기도 한 그들은 나를 무엇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몹시 궁금했던 적이 있었고 지금도 궁금할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무엇이며 무엇을 성과로 삼는가. 모든 인사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기본적인 목표로 쉽게 분류할 수 있고 그 분류 안에 들어온다. 큰 줄기는 사상적인 면과 업무적인 면으로 나눌 수 있다.




사상 성향

보통은 경영진의 사상적 성향에 따라 크게 두가지로 분류한다.


1. 경영진의 편에 서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인사

조직 구성부터 엘리트 의식과 정치력이 충만한 Leader를 선임하고 철저하게 성향을 드러낸다. 모든 구성원이 스스로 그 어떤 성향도 없는 중도성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조직 운영 시 상당히 보수적이거나 꼰대로 낙인 찍히는 경우가 많고 직원들을 관리대상으로 치부하고 노동조합은 조직폭력단체 쯤으로 취급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회사가 어디에 있을까 싶겠지만 현실에 당당하게 존재하고 있다.


2. 노사간 긍정적 발전을 꾀하는 인사

조직 구성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중시한다. 굳이 성향을 드러내거나 감추려고 하지 않는다. 어차피 임직원들을 상대하다보면 드러나기 때문이다. 조직 운영에 있어 비교적 유연하고 법적 해석에 매달리지 않는다. 법은 최소한의 기준이고 언제나 그 기준을 넘어선 정책을 고려한다. 이들에게 직원들은 내부고객으로 인식된다. 노동조합이 없을 경우 법적 설치기구인 노사협의회만으로도 상당히 확대된 협의사항이 나오는 편이다. 노동조합이 있을 경우엔 다소 방어적으로 변하나 대화로 정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업무 성향

경영진이 원하는 인사는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공통적으로 돈 덜 쓰면서 효과는 큰 무엇인가를 해내는 인사를 원한다. 아래처럼 구분한다.


1. 결과는 필요없고 경영진의 뜻대로 움직이는 인사

놓쳐서 문제가 될만한 노동법 Issue는 놓치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의지를 가지고 현상유지에만 힘쓴다. 경영진의 과격하고 무지한 지시나 제안을 별다른 의견없이 수용하고 구성원이 난처한 상황을 맞이하더라도 침묵을 지키도록 한다. 사상 성향적으로 경영진의 편에 서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인사로 분류한다.


2. 경영진에게 새로운 것을 제시하고 증명하는 인사

경영진이 이런 인사를 바란다는 것은 상당히 이상적이고 가장 일할 만한 업무 환경이 갖춰진다는 뜻이다. 적은 비용이라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 해도 다양한 인사 정책을 기획하고 경영진의 힘을 업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몇 번의 시행착오라도 그걸 넘어 직원들에게 평가를 받는다면 인사담당자로서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다. 인사의 노력이 경영진과 직원들에게도 전파가 되며 가장 바람직한 인사가 될 수 있다.


3. 인사팀이 있기는 한가

애초에 인사 부문에 관심이 없는 기업은 인사는 그저 월급만 잘 해결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작은 규모의 기업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심지어 급여나 4대보험, 채용, 평가 등 최소한의 기능을 외주화 하는 기업들도 부지기수다. 그럴 경우 더더욱 존재감 없는 인사가 된다.


반면 인사 스스로가 원하는 인사는 조금 다르다. 정성적 성과를 위한 경영진의 신뢰와 응원속에서 힘있는 인사를 원한다. 아래와 같다.


1. 노동법을 기반으로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힘있는 인사

사실상 노동법은 모든 기업 인사가 준수해야 하는 법이기에 반드시 민법, 근로기준법, 사회보험법, 행정쟁송법, 민사소송법 등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 그래서 노동법에 익숙한 인사는 중요하다. 공인노무사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한다. 언제나 경영진도 우습게 보지 못하는 부서라는 위세를 원하고 직원들로부터도 또 하나의 권력기관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2. 영향력 넘치는 업무만을 수행하며 임직원의 경외심을 한 몸에 받는 인사

1번의 경우와 같지만 직원들로부터 엘리트 의식을 누리고자 함이 크다. 사실상 사내에서는 권력을 가진 부서라는 인식이 있고 고객을 상대하며 굽힐 필요도 없는 업무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특별사법경찰관으로 노동사범 발생 시 검찰과 함께 할 수 있다. 노동사범에 대한 체포권한도 있다.)이나 돼야 인사로부터 인사라도 받을 수 있는 정도다. 더구나 인사에서 입안하고 실행하는 정책은 언제나 전사를 상대로 하고 경영진의 승인을 얻으면 바로 반영된다. 당연히 영향력이 없을 수는 없다. 특수성때문인지는 몰라도 부드러운 이미지보다 다소 딱딱하고 엄한 인사의 모습을 보이는 것을 지향한다. 잘난 맛에 회사 다닌다는 느낌을 원한다.


3. 임직원을 위한 정책 입안자로서 비교적 밝은 대직원 영향력을 가진 인사

언제나 직원의 편의를 생각하고 직원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정책적 환경을 연구한다. 최신 HR Trend에 박식해 변화와 내부 평가에 열린 모습을 보인다. 타사와의 교류도 활발해 좋은 정책은 받아들이고 고칠 것은 고치려고 한다. 직원들에게 귀를 열고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모든 직원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인사의 모습이지만 역시 쉽지 않다. 경영진의 성향이나 사상에 따라 휘둘리기 때문에 예산이나 정책 기획 등 많은 면에서 한계가 나타난다.




사람을 상대하고 사람을 평가해서 급여영역을 나눌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을 만들고 자리를 만들어 주거나 빼앗는 역할을 하는 인사는 역시나 사람이 업무의 대상이기에 다양한 성격을 갖게 된다. 더구나 인사의 성격은 쉽게 바뀌기도 한다. Leader가 누구냐에 따라 경영진과의 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에서 만났던 인사는 우리와 별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거나 매우 친근하거나 정말 미운 존재가 될 수 있다.


어떤 회사에 있든 어떤 인사든 알아야 하는 기본은 인사의 목적이 조직을 구성하는 조직원을 관리하며 그들이 더욱 생산성 높은 일을 하게끔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을 관리함에 있어 어느 정도의 기업성향이 반영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그것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들을 관리의 대상, 재무제표상 노무비를 발생시키는 요소로만 생각한다면 엄청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사실을 언제나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의 동료, 같은 회사 사우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품고 있어야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