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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msk Feb 05. 2021

또 하나의 가족이지만 영원한 가족일 수는 없는 社友

우리는 퇴근하면 남이다.

社友. 회사에서 만나 같은 일을 하기도 하고, 서로의 다른 일을 공유하며 고충과 기쁨을 나누는 동료.


그렇다. 사우는 그야말로 전우와 교우에 비견할 수 있는 직장동료다. 또 하나의 가족, 가족같은 분위기의 회사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단어다. 허나 진짜 가족은 아니다.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를 맺을 수 있으나 진짜 가족은 아니다. 최소한의 벽은 존재한다. 그 벽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것이다. 10여년 전부터 불거진 대졸 신입사원의 초기 퇴사율의 급증이 더 오래된 이직열풍 등 이미 오랫동안 증명되고 있다.

2차산업이 활황할 당시 직장에서의 사우라면 정말 가족같을 수 있었다. 회사는 성장일로를 달리고 있고 소속감은 최고였다. 먹고 살자고 모여있는 그네들이었기에 정말 가족과 비슷할 정도로 서로를 생각하고 감싸줄 수 있었다. 근속년수 20년은 보통이고 30년 근속도 흔히 볼 수 있었다.

과거를 회상하는 현재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부장이상 임원급이라면 21세기 들어 느껴지는 젊은 직원들의 '작태'(?)에 아연실색하는 경우가 많다.

"한가족인데도 퇴근 후 따로 행동하려고 하고 주말에 만나 등산이라도 가자면 손사레를 칩니다. 옆 동료가 격무에 시달려도 전혀 도와주지 않고 잔소리엔 대놓고 입을 삐죽거리며 감히 상사에게 감정표현을 해대기도 하죠. 그마저도 버티는 젊은이들의 행동이고 조금이라도 수가 틀리면 바로 사표를 던지고 타사행을 택합니다. 허, 거참. 직장이 지네 집 안방도 아니고 말이죠. 평소에도 전화는 왜 그리 안받는지, 왜 늘 출근시간은 불규칙적인지...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 이게다 부모가 자식들을 개인주의적으로 가르치고 공주님, 왕자님 하며 떠 받들어 키워서 그래요. 게다가 딱히 애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상전을 모시는 기분입니다."

이런 무책임한 친구들을 데리고 무슨 일을 하냐며 고민하는 40대 중반 이상 직책간부 여러분.
아직도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지 못하는 여러분 덕분에 많은 젊은 직장인들이 괴로움에 몸부림 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모르겠다. 개인주의가 만연한다고 생각하시는가. 시대가 바뀌었다. 시대가 변질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달라진 것이다. 본인들이 키운 자식들을 생각하시기 바란다. 어떻게 그 아이들을 키워왔는지. 과연 내 아이들은 나같은 상사에게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세대가 달라지며 조직에서의 생활양태도 크게 변했다. 적응못하는 기성세대야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법이니 이해한다 쳐도 지금의 세대변화는 단순히 세대변화가 아니다. 전세계적인 문화나 인식, 철학 등의 관념 자체가 변해버린 것이다. 개인주의는 만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생활양태로 자리잡은 것이다.

가족같은 사우가 될 수는 있어도 가족은 될 수 없다. 그것이 현재 조직의 세태를 보여주고 있다. 정말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직원의 미래를 고려하는 배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수많은 기업중에 정말 그렇게 직원의 미래를 어떤 목적으로든 돌봐주는 기업은 전세계를 봐도 손에 꼽을 정도다. 더욱이 그런 상사는 더욱 없다. 그럼에도 '가족같은 분위기'를 강요하는 여러분은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시기 바란다. 본인의 꿈을 그들과 공유하고 계시는지. 하다못해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비전이라도 제대로 공유를 하고 계시는지.

퇴근하면서 회사의 현관을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남이 된다. 단순히 '남'이라는 의미에 대해서는 잘알고 잘 대응하는 여러분이니 이제부터 그들을 '남'이되 '나와 함께하는 남'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그들과 함께하는 법을 배우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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