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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msk Jan 27. 2021

사장님은 절대 알 수 없는 직원의 고민

당신은 절대 왕이 아니다.

많은 기업들은 직원들의 고충을 해결하고자 오피니언 리더, 옴부즈맨, 신문고, Speak up 등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청취하려고 온갖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마저도 비교적 관리 포인트의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 기업들의 얘기다. 대개는 원활한 생산이나 수율안정 및 매출증대를 위해 눈코뜰 새가 없는 관계로 그런 것들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지금도 같은 상황이다.


비교적 저부가가치 산업이나 저가품목의 수출로서 외형적인 성장을 추구해온 기업은 자체브랜드와 첨단기술의 집약으로 성장과 안정을 거듭하면서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 때 국내에 소개된 외국계 기업의 복리후생이 화제가 되어 국내 기업들의 벤치마킹이 성행하기도 했다. 구글이나 MS 등 굴지의 외국계 기업의 복리후생 정책은 파격적으로 느껴졌었다. 이제는 세계최고라 자부할 만한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외국 청년들이 가고싶은 직장으로 꼽히기도 할 정도로 선진 복리후생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세기 90년대의 서구유럽은 복리후생과 업무여건 및 환경에 따른 직무만족도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복리후생과 관련된 기업이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정책이 우수하거나 반대로 불만족 스러울 경우 직무만족도는 상당히 재미있는 양상을 보였다. 신이 내린 직장이 부럽지 않을 만큼의 복리후생 정책을 펼쳤을 때 임직원의 직무만족도는 높아지는데 한계가 생기는 것이다. 급여, 사택, 보안, 사규 등이 아무리 완벽해져도 임직원이 느끼는 직무만족도는 일정수준에서 더 이상 높아지지 않았다. 반대로 열악한 복리후생 정책을 펼쳤을 때의 직무불만족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지는 것이다.


성취감, 업무독립성, 개인역량개발과 관련된 기업이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기회의 요소들이 우수하거나 불만족 스러울 경우 복리후생 정책의 그것과는 정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직무불만족도는 그다지 심각해지지 않으나 직무만족도에 있어 그 정도는 복리후생과 정 반대로 매우 높아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위의 실험에서 서구유렵의 기업들은 더 이상의 기업의 발전을 꾀하려면 인재육성 및 임직원의 역량이나 잠재력을 성장시킬만한 다른 것을 시도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연스레 제대로 된 직무평가를 위한 직무분석기법이나 인사평가 시스템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최근 10여년을 살펴볼 때 국내에서 외국계 기업으로의 취업을 원하는 경우 창의력이나 개인의 성과를 중요시 여긴다하여 그에 따른 준비를 하느라 바쁜 취업준비생들이 있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을 이끌어 가고 있는 실무 중역들은 90년대 서구유럽의 움직임을 볼 틈이 없었다. 당연히 그들을 따라 잡을 만한 복리후생 정책에만 힘을 기울이는 선배들의 모습만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하여 지금 직장으로 몰려오고 있는 에코부머의 자식들을 다루는 법을 전혀 모르고 있다. 정작 임직원들이 원하는 모습에 대한 개념이 없어 자신들의 일방적인 개념만을 주입하고 강요하고 있다. 처음에 언급한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은 매우 표현적이고 외형적일 뿐이다. 그 에코부머의 자식들을 가르치는 선배들도 실무중역들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베이비부머의 자식들이다. 자신이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회사에서의 혜택에 감사할 따름이다.


현업에서 업무로 바쁜 후배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면 상당히 심각한 직무불만족도를 가지고 있다. 아무도 그 얘기를 들어주지 않고 인식하지 않으려 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미안하고 부끄러워 지기까지 한다. 그리고는 부탁을 해온다.


"선배님. 제게 본부장님이나 사장님과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세요.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습니다."

그러나 해법이 없다. 후배들이 만나기를 원하는 본부장님이나 사장님이나 다 받아들이지 못할 얘기일 뿐이다. 알아들으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어르신들이 듣고 그 자리에서 '어, 김그룹장. 나야. 그 OO말야. 불편함이 많다고 하니 어서 개선조치해줘.'라는 말 한마디로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90년대 서구유럽의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첨단 직무분석 기법과 선진 직무평가 시스템의 개선은 21세기 현재 국내 기업들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 엄두도 못낼 것들이다. 현재 에코부머의 자식들이 선배의 위치에 올라서야 우수한 시스템을 제대로 배우고 익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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