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여인의 지능적인 야망

미실은 부서지지 않는다 : 드라마 <선덕여왕>

by Gomsk

화려한 금 장신구 내려놓고 미실(고현정 분)이 몇 날 며칠 잠을 잔다. 정적들의 계략과 음모가 그녀의 목을 겨누는 때 신라 최고 권력자는 긴 잠에 들었다. 하얀 잠옷의 그녀가 깨어나 결단을 내린다. 최후의 순간이 오더라도 옥처럼 찬란하게 부서지기로. '도망쳐요, 미실!' 나는 아름다운 미실이 죽을까 봐 안타까웠다. 미실은 위기를 회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에야 감탄한다. 그녀는 지능이 높다. 시대를 앞서간다는 것은 지능이 탁월해야 가능하다. 미실이 잠든 동안 그녀의 뇌는 슈퍼 컴퓨터처럼 '실행 중'이었을 것이다. 최적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


지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더 훌륭하고 가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틀을 깬 점에서 매력적이다. 시력이 3.0인 사람을 만나면 경탄하게 되지 않을까? 미실은 악녀지만 긴 생명력을 가지고 사랑받는다. 어머니로서의 삶을 포기했고 냉철한 정치인으로 살았으며 남편에게 충실하면서 애인도 많았다. 장성한 아들의 뺨을 쓸어 넘기는 손짓과 감정이 한꺼번에 표현된 얼굴. 자식을 버리는 여인, 그런 여자는 금기다. 그러나 금기를 깬 여자는 움츠리지 않고 당당하게 상석에 앉아 세상을 내려다본다. 왜 악녀에게 매료되는가?


<레이디 멕베스>에서 플로렌스 퓨는 어려운 연기를 했다. 어린이에게 위해를 가하는 장면을 보고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였다. 파격은 고통을 남기고 예측할 수 없는 여성은 세상을 홀린다. 물리적인 압력에 의해 뭉개지더라도.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것도 여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여성은 생명의 근원으로 존중받는 동시에 조롱받고 멸시되고 학대받는다. 동두천 미군들의 만행을 보아도 그렇고 가장 흔한 욕 또한 어머니로서의 여성을 향해 있다.


선구자들의 두뇌는 동시대 예사로운 사람들과 달랐을 것이다. 예술가 역시 생전에 인정받고 유복함을 누리기 어려웠다. 고흐가 꾀죄죄한 차림으로 벌판에서 그림을 그릴 때, 동네 바보형 대하듯 어린아이들은 그에게 돌을 던진다. 천재적이라는 것은 약점이 훤히 드러난다는 말과 통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흘려보내는 영역을 감지하는 자는 고정된 사회망을 뚫고 나간다. 당연히 공격받는다. 인간이 인간의 능력을 100퍼센트 파악하는 날에도 항상 한계를 뛰어넘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그 누군가는 악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악이 선이 되기 전까지, 다수의 인간은 알 수 없을 것이다.


미실은 어린 천명공주에게 속삭인다. "너 때문이다." 공주는 평생 그 말에 휘둘린다. 미실과 동시대 존재한 사람들에게 그녀는 악이다. 지금도 그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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