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된장찌개가 먹고싶은 밤.
요며칠 집밥을 먹지못했다.
그토록 이해가 되지 않았던, 자취족 친구들이 하던 말이 뭔지 이제야 좀 공감이 된다.
도대체 왜 저녁밥을 챙겨먹지 않고 컵라면이나 분식으로 때운다는 건지 한심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던 나.
나는 그동안
내가 먹고싶으니까 열심히 밥을 준비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음식에 가치를 두고, 먹는 걸 참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막상 혼자인 시간을 마주하게 되면, 냉장고 속의 그 많은 싱싱한 재료들도 못본척 하게 된다.
어쩌면,
나의 요리는 나를 위해서가 아닌, 그저 당신도 아닌
'우리'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식탁에 마주앉아 같은 맛이 나는 그 무언가를 오독오독 아작아작 씹어먹는 공감의 시간. 그러고 보니 서로 공감하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화성인과 금성인도 '맛'은 또 참 기가막히게 공감하곤 한다.
어른들은 다들 혼자만의 시간을 갈망하면서도
속으로는 함께하는 기쁨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비밀스럽게.
그래서 괜히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