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우리의 사람됨은 우리와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모든 것, 즉 주변 환경, 경험, 친구, 적, 문화, 신념, 시대 등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는 '그는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라든가, '그녀는 생각이 독립적'이라는 말을 가치 있게 여긴 지만, 사실 우리를 에워싼 모든 것과 우리 자신을 분리할 길은 없다. 외부 세계가 없으면 '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신념, 신조, 포부는 모두 속속들이 그렇게 형성된다. 대리석 덩어리 안에서 조각상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
생후배 선 덕분에 우리는 각자 세계가 된다.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348p
"당신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언제부턴가 꿈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습니다.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공부하고, 대학에 가고, 직장에 간 뒤로는 꿈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다 인생이 재미 없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질 때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내가 어릴적 꿈꾸던 것을 하고 있다면 어땠을까?'
'그걸로는 먹고살기 힘들어',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어'라는 말 뒤로 숨어보지만, 실은 그만큼 절실하지 않았던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어릴적 꿈을 이루셨나요?혹시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꿈을 포기한 적은 없으신가요? 그게 아니라면 '안 될 것 같은데', '사는 게 바빠서'라는 이유로 스스로 내려놓지는 않았나요?
여러분은 지금 꿈을 꾸고 계신가요? 그 꿈속에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요?
오늘은 뇌과학이 말하는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해, 또 우리 각자의 세계는 어디까지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생긴 대로 살라는 말은 틀렸다.
'사람은 평생 동안 뇌 용량의 10%도 다 쓰지 못하고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사실일까요? fMRI를 통해 관찰하면 특정 순간에 뇌의 전체 영역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휴식 상태에서도 기본 활동이 지속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뇌과학적으로 틀린 말이었습니다. 그보다는 인간의 잠재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은 반증하는 말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인슈타인의 뇌와 우리 뇌가 같을 수는 없겠지만, 인류라는 종 안에서 그 차이는 미미합니다. 사람의 뇌 구조나 지능은 85~90% 유사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두뇌'라는 최고 성능의 컴퓨터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 정말로 IQ나 타고난 한계 때문이었을까요? 타인이 정해둔 기준, 혹은 스스로가 쌓은 벽 앞에 멈춰 섰던 건 아니었을까요?
우리는 비슷한 뇌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무엇을 경험하고 어떻게 학습하느냐에 따라 그 배선은 모두 달라집니다. 그렇기에 세상에는 80억 개의 서로 다른 뇌가 존재합니다.
뇌과학의 관점에서는 "생긴 대로 살아라"는 말보다 "너는 뭐든 될 수 있어. 단, 네가 원한다면"이 훨씬 정확한 말입니다.
뇌는 평생 동안 변화한다.
아기의 뇌는 미성숙 상태로 태어나 생후 3년 동안 성인의 70% 수준까지 급격히 성장합니다. 이후 청소년기를 지나 만 25세에 이르러서야 완전히 성숙하며, 이후로도 평생 동안 변화합니다. 이렇게 인간의 뇌는 태어난 뒤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자라납니다. 데이비드 이글먼은 이를 '생후 배선(livewired)'이라 부릅니다. 기존에 뇌과학에서 널리 쓰이던 '신경 가소성(plasticity)'이라는 용어가, 마치 플라스틱 장난감처럼 한번 형태를 만들면 고정된다는 인상을 주기에 새롭게 붙인 이름입니다.
찰흙으로 작품을 빚듯, 나의 꿈도 한 겹 한 겹 쌓아 올려라.
누구도 어느 날 갑자기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는 없습니다. 손흥민 선수도 처음부터 지금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타고난 재능 못지않은 노력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밥 먹고 자는 시간 빼고는 축구만 했을테니까요.
손웅정 감독의 책『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손흥민은 기본기 훈련에만 7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고, 15세가 되어서야 첫 슈팅 연습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기초 체력을 기르는 것부터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까지, 한 계단씩 천천히 밟아나간 것입니다.
우리가 꼭 그들처럼 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렇게할 필요는 있습니다. 꿈꾸던 목표가 빠르기 이루어지길 바랄것이 아니라, 한 단계씩 쌓아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시간이 채워질 때까지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쌓아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나를 막고 있던 것은 능력 부족이 아닌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원하는 것을 빨리 얻고 싶은 조급함이었다는 것을요.
죽는 날까지 나의 뇌에게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나 같은 게 무슨...' 이런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 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뇌과학은 말합니다. 우리는 원한다면 어떤 모습이든 될 수 있다고요.
우리의 뇌에는 그동안 살아온 과정이 새겨져 있습니다. 양손을 모두 사용하는 피아니스트와, 왼손을 주로 사용하는 바이올린 연주자는 뇌 MRI로도 구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어떤 것을 배우고, 무슨 생각을 주로 하며, 어떤 행동을 반복하는지에 따라 뇌는 다른 모습으로 빚어집니다. 그 작은 노력에 시간이라는 힘이 더해지면, 결국 우리 삶은 바뀝니다.
우리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변화에 필요한 정보와 조건은 이미 충분합니다. 그 다음은 나의 '마음'에 달려있습니다. 생각을 바꾸면 뇌도 바꿀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김승욱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