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좋아요 수에 집착할까?

타인과의 연결을 갈망하는 뇌의 비밀

by Iro
사회 관련성 체계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며, 이는 우리가 무엇을 가치 있고 매력적으로 여기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까지 바꿀 수 있다.

사회 관련성 체계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대한 내 생각이나 <셜록>을 볼지 말지 결정하는 일뿐만 아니라, 투표를 할지 세금을 납부할지 운동을 할지 등을 결정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

『선택의 뇌과학』 224p


어제 발행한 블로그 글, 좋아요가 몇 개인지, 댓글은 달렸는지 자주 확인하시나요? 혹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메시지를 남겼는데 반응이 없어 속상하진 않으셨나요? 이제 그만 보자고 마음먹어봤지만 자꾸만 새로고침을 누르고 계신가요?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나면 꼭 조회수를 확인하곤 합니다. 어떤 날은 조회수가 많아서 기뻐했다가, 어떤 날은 '아무도 봐주지 않는데 글은 써서 뭐 하나'라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성적으로는 숫자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멈추지 못하는 걸까요?


오늘은 '좋아요' 수에 일희일비하는 심리 너머,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뇌과학의 시선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왜 나는 SNS를 끄지 못할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넘어 스레드까지. 이름과 형식은 끊임없이 탈바꿈해 왔지만, SNS는 늘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싸이월드나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같은 이름들에 가슴 한구석이 아련해지신다면 저와 같은 시대를 지나오신 분들이시겠죠?


사실 SNS는 온라인 세상이 열리기 훨씬 전부터 우리 곁에 존재했습니다. 펜팔(Pen Pal), 동호회, 계모임 등이 그런 예죠. 타인과 관계를 맺고, 비슷한 이들과 어울리려는 심리는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크 저커버그는 SNS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에 늘 있어왔던 오프라인 활동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확장했을 뿐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사회적 본능은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국 런던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페이스북 친구 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사회관계를 처리하는 뇌 영역이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SNS가 인간의 사회적 본능을 자극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것은 '연결되어야 살아남는다'라는 뇌의 강력한 명령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좋아요 수는 돈보다 강력하다.

메시 외(Meshi et al., 2013) 연구진은 우리가 '좋아요' 같은 긍정적인 평판을 접할 때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좌측 선조체(left striatum)입니다. 이 영역은 도파민 신호를 받아 쾌락과 동기를 처리하는 곳으로, 우리 뇌가 사회적 인정을 금전적 보상과 동등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처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이 있습니다. 윌리엄스 외(Williams et al., 2000)가 고안한 사이버볼(Cyberball) 실험입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상의 컴퓨터 게임에서 세 명이 공을 주고받는데, 처음에는 참가자도 공평하게 공을 받다가 갑자기 나머지 두 명이 서로에게만 공을 던지며 참가자를 배제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상대가 실제 사람이 아닌 가상의 존재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참가자의 뇌에서 신체적 고통을 처리하는 영역인 전대상피질(dorsal ACC)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즉, 우리 뇌는 사회적 배제를 뜨거운 물에 덴 것과 동일한 고통으로 처리한다는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단 5분간의 배제만으로도 이 반응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왜 우리는 타인의 평판에 이렇게 민감한 걸까요? 우리 조상들에게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수만 년 전 사바나에서 우리 조상들의 힘은 미약했습니다. 생존을 위해선 무리가 필수였고, 배척당하는 건 곧 죽음을 의미했죠. 그래서 우리 뇌는 사회적 배제에 극도로 민감하게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제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도 죽지 않습니다. 오히려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감정소모가 될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은 더 어려워집니다. 그렇다면 사바나에 살던 조상들의 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뇌를 가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아요'에 흔들리지 않는 뇌를 만드는 법

'좋아요'가 없을 때 좌절감을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심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그 답 역시 뇌 안에 있습니다.


우리 뇌에는 두 가지 체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이해하고, 앞으로 무슨 행동을 할지 예측하는 사회 관련성 체계입니다.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계죠. 이때 활성화되는 영역은 귀 바로 뒤쪽 상부에 위치한 측두두정접합부(TPJ)입니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생각, 감정, 성향에 대해 성찰하는 자기 관련성 체계입니다. 이를 처리하는 핵심 영역이 바로 내측전전두엽(mPFC)입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처리하는 곳이죠. 우리는 이 영역을 깨워야 합니다. 타인의 반응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자기 관련성 체계를 깨우는 3가지 방법

1. 자기를 그대로 바라보기

조회수를 새로고침 하며 반복해서 확인하는 나를 발견했다면, 일단 깊게 심호흡을 하세요. 그리고 한 발짝 물러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어떤 느낌이 들지?'
'이게 진짜 사회적 배제의 상황일까?'
'이게 나한테 정말 중요한 일인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다 보면 생각보다 작은 문제였음을, 내 삶에는 다른 소중하고 중요한 일들이 많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2. 감정에 이름 붙이기

잠시 멈추고 나를 들여다봤다면 이번엔 감정을 체크해 볼 차례입니다. 모호한 감정을 정확한 이름을 붙이면, 막연히 불편하게 느껴졌던 마음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불안함을 느끼고 있구나'
'나는 소외당한 것 같았구나'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좌절했구나'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흥분했던 뇌가 이성을 찾는데 도움을 됩니다. 더 이상 감정을 피하지 말고 직면하세요.


3. 객관적 관점으로 전환하기

감정을 인식했다면 이제 내 감정이 타당한지, 내 상상으로 더 크게 만든 부분은 없는지 돌아보고 수정해 볼 차례입니다. 이때 유용한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내 생존에 위협이 되는가?'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를 꾸준히 기록해 두면 패턴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친구가 내 카톡을 보고 답을 안 해서 속상했지만, 이건 나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바빠서일 수도 있다' 처음엔 바뀌는 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반복되면 더 단단해진 자신을 발견하실 겁니다.





내 글의 조회수가 낮아 속상하신가요? 그건 사람이라면 모두가 느끼는 당연한 감정입니다. 우리 뇌는 사회적 배제를 신체적인 고통과 동일하게 인식하도록 만들어졌으니까요.


그럴 땐 남이 눌러주는 '좋아요'만 기다리지 말고, 내가 쓴 글들을 한 번 더 읽어주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좋아요'라고 말해주는 겁니다. 부족한 점은 고치고, 잘한 점은 칭찬해 주세요. 그렇게 하면 타인에게 의존하는 불안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어보고, 그 사람의 노력을 칭찬해 주세요. 남에게 하는 칭찬을 나의 뇌는 스스로에게 하는 것과 동일하게 느낀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타인의 인정을 기다리지 말고 남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며 행복함을 느껴보세요.


한동안은 자꾸만 확인하려 하는 손가락을 붙잡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내가 사회 관련성 체계에 과도하게 몰입했구나'라고 떠올려보세요.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그 빈도를 확실히 낮출 수 있습니다.


때로는 SNS의 팔로워 수에 흔들려도, 좋아요를 기다려도 괜찮습니다. 우리 모두는 연결을 바라는 따뜻한 존재니까요.





[참고문헌]

- Kanai, R., Bahrami, B., Roylance, R., & Rees, G. (2012). Online social network size is reflected in human brain structure.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79(1732), 1327–1334.

- Williams, K. D., Cheung, C. K. T., & Choi, W. (2000). Cyberostracism: Effects of being ignored over the Internet.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9(5), 748–762.

- Eisenberger, N. I., Lieberman, M. D., & Williams, K. D. (2003). Does rejection hurt? An fMRI study of social exclusion. Science, 302(5643), 290–292.

- 에밀리 포크 (2025). 『선택의 뇌과학』 (김보은 역).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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