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류 합격과 첫 면접기회

지금은 해뜨기 직전일까?

by Iro

한 두 달여의 시간 동안 약 7건 이상의 입사지원서를 썼다. 신기할 정도로 단 한 군데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처음엔 지원서를 쓰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 '누가 얼마나 진실되게 쓴다고. 그런 거 다 읽어 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었다.



처음엔 나랑 맞지 않는 곳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계속되는 서류 탈락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나이가 많아서 연락이 안 오는 걸까, 지원서에 문제가 있어서 자꾸 떨어지는 걸까, 사진이 잘 안 나왔나?' 탈락이 반복되자 낮아지는 자존감만큼이나 다양한 실패의 이유를 찾게 된다.



결국 서류를 다시 손보고 사진도 바꿔본다. 그렇게 다시 지원서를 넣어보지만 역시나 한 군데에서도 연락이 없다.


'아직 때가 아닌가 보다' 하고 잊고 있을 즈음 갑자기 메일 하나가 도착했다. 면접일정을 조율하자는 메일이었다. 보다 먼저 이직을 하게 된 후배의 마지막 근무일 날 받은 메일이다. 내가 갈 곳을 함께 고민해 주고 지원결과를 궁금해하던 후배였다. 늘 연락이 안 온다고만 대답해 왔는데 떠나기 전에 걱정을 덜어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마침 이곳은 얼른 떠나라는 듯 더 최악을 보여주고 있다. 법적으로 자격이 없는 업무를 시킬겠다는 얘기가 돌긴 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 멀쩡히 잘 있던 병리사 선생님을 그만두게 하시더니 결국 새로 사람을 뽑지 않겠다고 한다. 돈이 없다는 것은 핑계고, 계약 시 업무범위가 아닌 일을 시키려는 것이다. 사실 계약서도 4대 보험도 없는 유령 같은 존재이기에 법의 보호를 받기도 어렵겠지. 아직도 이런 취약지대가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이곳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엉망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조직의 수장이 바뀌는 것이 이렇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면접은 다행히 휴가를 써둔 설 연휴에 진행됐다. 첫 면접만에 붙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겠지. 그것도 10명의 경쟁자를 뚫고 적지 않은 나이에 합격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한 걸까?


그래도 좋은 곳으로 가길, 끌어당김의 법칙이 다시 작동하길 바라 라 본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한다. 지금이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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