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이후, 글을 쓴다는 행위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눈코 뜰세 없이 바빴다. 특히 그 유명한 '100일의 기적' 전까지는 정신을 놨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과 그로 인해 극도로 예민해지는 것이 큰 원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내 개인적인 생활이 아기의 컨디션과 패턴에 맞춰지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육아 문제로 인한 반려자 님과의 의견 충돌도 한몫했다. 글을 써볼까 공책을 폈다가도 다시 접길 여러 번, 나는 결국 글을 쓰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아기는 몸을 뒤집고 되짚더니 어느새 앉아서 이유식을 시작했고, 땀을 마구잡이로 뽑아내던 더위가 물러가고 청명하고 선선한 날씨가 찾아왔다.
하루하루를 돌이켜보면 엄청 길고 힘들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렇게 시간이 빠를 수가 있을까. 눈 깜짝할 새에 아기는 6개월 령에 접어들었다. 먹고 놀고 자고 싸고의 반복임에도 아기는 쑥쑥 자란다. 어제 보니 이젠 설 준비를 하기 위해 다리에 힘을 주는 게 아닌가. 막 태어나 울부짖던 모습이 생생한데, 어찌 이리도 빠른 지 모르겠다. 빨리 커서 도란도란 대화하고 싶기도 하고, 지금 이 귀여운 모습을 유지했으면 하는 맘도 든다.
곧 34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믿기지 않는다. 만 서른네 살이라니...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하는 것도 정말 많은데 시간이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한 가정을 책임지기에 아직 많이 부족해서 더 아쉽다.
앞으로 브런치에 시간을 더 투자하려 한다. 작가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훗날 출간은 못하더라도 내가 만족할만한 브런치 북을 써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그날까지 멋지게 기록해 보자.